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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광주문화예술교육의 흐름과 방향
정민룡(광주북구문화의집 관장)
광주문화예술교육은 문화예술교육이 정책으로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계속된다. 초기 광주문화예술교육은 어느 지역보다 새롭고 실험적인 프로그램의 사례가 넘쳐났다. 한사람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을 표방한 <경자씨의 재봉틀>을 통해 생애전환(50+)사업의 수범사례를 만들었으며 <어린이목수축제>를 통해 노작예술교육이라는 선도적인 교육콘텐츠 모델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삶과 예술 배움청’이라는 협력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창의예술학교’사업을 통해 문화예술교육의 기초지역 거점 마련을 위한 교두보를 만들었다. 또한 지역특성화문화예술교육이라는 이름 대신 ‘광주里’라는 이름으로 광주형 문화예술교육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은 문화예술교육이 파편화된 프로그램 단위로 성과가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광주라는 그릇에 문화예술교육의 성과가 모여질 수 있게 만들려는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의 의지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이러한 광주문화예술교육의 발전 흐름은 앞으로 <작은 예술 배움터>와 <거점 예술 배움터>를 중심으로 체계화 되고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작은 배움터는 가장 작은 동네 단위의 예술배움터를 말한다. <작은 예술배움터>는 마을커뮤니티 공간, 작은 도서관, 주민자치 공간, 기타 민간 문화 공간, 사회복지공간을 포함한 동네단위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장소다. 예술강사 및 문화예술교육과 관련된 마을활동가, 평생학습, 사회복지활동가, 문화기획자들이 모이는 장소다.
<작은 예술배움터>는 다시 <거점 예술배움터>로 그 활동이 수렴된다. 거점 예술배움터는 주로 문화기반시설을 중심으로 꾸려진다. 예술가 선생님을 발굴하고 그들이 모여 학습공동체를 꾸리며 지역에 맞는 예술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한다. <거점 예술배움터>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전용공간으로써 예술학교의 모습을 띄기도 하고 지역 내 문화자원을 연결하고 협력하는 마을학교의 모습을 보일 것이다.
광주里’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초기 광주형 문화예술교육의 방향이 삶과 예술 배움청-작은 예술배움터-거점예술배움터로 연결된 체계적인 모습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러한 광주문화예술교육의 흐름은 지역 분권화, 사회문화예술교육의 패러다임 전환, 학교문화예술교육의 정책변화 이슈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광주 지역적 특성을 강조한 광주형 문화예술교육의 구체적인 상을 만드는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다.
거점 예술배움터를 기초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로
문화체육관광부는 2020년부터 기초문화예술교육센터를 시범적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광주지역의 기초문화예술교육센터의 역할은 주로 단순 프로그램 지원기능뿐 아니라 동네 단위 문화예술교육의 자원을 엮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 기초센터는 동네에서 펼쳐질 문화예술교육의 자원인 사람과 공간, 프로그램을 통합하는 뿔뿌리 단위의 플랫폼이다. 따라서 동네 문화예술교육의 확장성과 연결성을 실험하는 역할이 중요해진다. 생활문화영역, 마을 만들기, 평생학습 영역과 만나는 협력사업을 기획하는 곳이 기초센터가 되어야 한다. 기초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의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 바로 <거점 예술배움터>가 된다.
모두를 위한 문화예술교육, 한사람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의 실천
‘한 사람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은 개인의 표현의 자유와 시민들 개개인이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문화적 권리로서 문화예술교육, 교육에 참여하는 개개인의 삶에 관심을 두는 태도 등 문화예술교육이 개인적 가치를 고양시키는 역할을 해야 함을 강조한 표현이다. 이와 더불어 ‘모두를 위한 문화예술교육’은 이러한 개개인들의 이야기가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공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역할, 개인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수단으로 문화예술교육의 역할을 강조한 표현이다.
어떠한 대상과 계층도 배제되지 않는 전 생애에 걸쳐 누리는 ‘포용사회’를 위한 문화예술교육, 문화의 다양한 요소를 인정하고 문화예술의 종다양성을 유지·확산하는 ‘문화다양성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의 가치가 더욱더 중요해 질 것이다. 이것은 광주의 민주·인권·평화의 가치와도 맞닿아 있다.
호모 헌드레드 시대(백세시대)에서 문화예술교육 역할
초고령화 시대에 있어 복지적 의미로서 ‘노인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뿐 아니라 이제는 그들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는 ‘노년으로 부터의 문화예술교육’도 중요하다.
노인이 갖고 있는 장점인 살아온 저력, 지혜와 재능, 그들만이 갖고 있는 개인적·사회적 관계 네트워크가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발현된다면 이는 노인문화예술교육은 사회적 자산으로서 문화예술교육의 사회적 확장성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개개인의 노년의 잉여 시간을 보내는 차원을 넘어 선배시민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확장해가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문화예술교육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여가사회에 대응하는 문화예술교육의 확산
이미 워라벨 시대, 소확행이 주요 문화트렌드로 확산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여가 문화정책은 더욱더 중요해진다. 따라서 개인의 여가, 사회적 여가를 보내는 방편으로 문화예술교육은 더욱더 확대되어야 한다. 예술동아리들에 대한 교육지원, 직장인들을 위한 예술교육, 생활문화로써 문화예술교육, 가족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등으로 확대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여가로서 누리는 문화예술교육은 개인적인 여가문화를 넘어 사회적인 가치를 지향해야 한다. 이러한 사회적 여가는 문화향유에 대한 개인적 동기와 문화적 욕구로부터 출발(기반)하여 개인적 여가생활을 즐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회적 관계가 형성되고 보다 가치 있는 사회문화적인 활동으로 진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현된다.
필자는 종종 지역문화예술교육의 다른 이름으로 ‘근린문화예술교육’이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근린성에는 친밀감, 소지역, 동네, 접근성, 일상성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내년에도 문화영역에 있어 ‘지역’은 여전히 중요한 화두이자 이슈가 될 것이다. 지역이 바로 손으로 만져질 수 있는 것이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손의 주인이 분명해야 하고 작아야만 하고 눈에 직접 보여야 한다. 우리 생활의 곁에 항상 있는 것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