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3호] 봄날, 시작의 기쁨 - 황풍년(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22-05-09 조회수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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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시작의 기쁨

 

황풍년(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

 

 

 

 

 

봄날이 깊어갑니다. 찬란한 초록의 향연이 아찔합니다. 그토록 여리고 자그맣던 움과 싹이 녹음으로 꽉 차오르는 광경이라니... 각박한 세상, 그늘진 자리마다 자연이 베푸는 벅찬 감동을 전해주고 싶은 마음일랑 간절합니다.

대자연의 신비로운 파장에야 미칠 수 없지만, 사람의 언행으로 빚어내는 최고의 감흥은 역시 문화예술에서 솟아납니다. 숱한 고난과 시련의 시대를 이겨낸 위대한 민족사도, 차별과 소외를 딛고 아름다운 공동체를 대물림해 온 지역사도 도저한 문화예술의 바탕 위에서 가능했습니다.

하물며 애면글면 개인사와 굴곡진 가족사를 이겨낸 오만가지 사연들은 오죽할까요. 모진 세월을 꿋꿋하게 살아내고 한 생의 꽃을 피워낸 이야기엔 틀림없이 문화예술의 향기가 서려 있습니다. 그것은 마을 정자나무 앞에서 펼쳐지던 한바탕 굿, 오일장터를 쩌렁쩌렁 울리던 곡마단의 볼거리에서 라디오와 텔레비전으로 전해지는 노래와 춤, 드라마, 그리고 세상의 모든 삶을 담은 영화들을 거쳐, 날로 진화하는 다채로운 장르의 공연과 축제들이 전해주는 감동의 울림이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사람의 삶은 굳건하게 지탱해주는 문화예술의 힘은 스스로의 내면에서 터져 나오는 신명입니다. 판소리 눈 대목을 따라 흥얼거리다 저절로 추임새를 넣고, 공연자의 춤사위를 따라 어깨춤을 덩실거리고, 서툰 솜씨지만 그림을 그려보고,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불러보고스스로가 무대의 주인공이 되어 예술가가 되는 순간, 일상의 시름과 어깨를 짓누르던 고단함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고 다시 일어나 살아낼 힘을 얻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네 삶을 풍요롭게 가꾸는 문화예술은 저마다의 삶으로 끊임없이 퍼 올리는 긍정의 에너지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에너지는 우리가 문화예술을 구경하는 관객일 때도 생겨날 터이지만 새로운 문화의 주체이자 예술의 창조자일 때 그 최대치를 누릴 수 있을 겁니다. 내가 문화예술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면 스스로 만들어내는 긍정과 희망의 에너지가 가족, 이웃에게도 더없는 축복이 되고 더불어 사는 기쁨 또한 더 커지리라 생각합니다.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의 요모조모 소식을 담은 월간 뉴스레터 울림을 펴내자니 새삼 문화예술교육의 소중한 가치를 톺아보게 됩니다. 문화예술이 우리의 삶과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시민 스스로 문화예술의 주체가 되도록 하는 교육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특히 올해는 문화예술교육사업이 지방으로 이양되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광주의 문화예술교육 5개년 계획을 새롭게 수립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슬기롭게 맞이하는 문화예술교육의 이정표를 세울 수 있도록 현장의 예술가와 활동가, 전문가, 그리고 시민 여러분과 머리를 맞대고 치열하게 고민하겠습니다.

 

모두의 행복한 일상을 위한 문화예술 교육의 설계도를 그려내는 과정을 울림을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도록 할 것입니다. 아울러 2022년에는 이전의 사업들을 꼼꼼하게 돌아보면서 국비사업으로 선정된 창의예술교육랩 사업, 창의적으로 재설계한 거점형 창의예술학교 사업 등도 활기차게 진행해 나가겠습니다. 특히 광주 곳곳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교육 기획자, 예술가, 시민 참여자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신원 모담지기들의 아름다운 인터뷰 기사를 통해 울림에서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광주문화예술교육센터가 시민의 삶에 긍정의 에너지를 끊임없이 퍼 올려 선물하는 2022년을 다짐합니다. ‘울림의 소식들이 세상에 희망의 메시지가 되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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