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호] 오솔비 모담지기_국악의 오늘보다 내일을 꿈꾸는 사람_전통연희그룹 자타공인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22-11-07 조회수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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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의 오늘보다 내일을 꿈꾸는 사람

-전통연희그룹 자타공인-

 

 

취재: 오솔비(제13기 모담지기)

인터뷰이: 김익수(전통연희그룹 자타공인 기획자)

 

오늘도 습관처럼 재생하는 나의 플레이리스트. 바쁜 하루 중 짧은 부분이라도 꼭 차지하게 되는 자연스러운 시간이다. 어떤 곡을 첫곡으로 선곡할지 플레이리스트를 쭉 내려보았다. 정말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내려보니 제일 많은 곡은 케이팝이었다. 우리나라의 음악이 케이팝인데 원조 케이팝이 되는 고유의 음악인 국악은 내 플레이리스트에 없다. 솟아나듯이 넘쳐나는 케이팝 속에서 원조 케이팝인 국악은 어디서 들을 수 있나 싶은데 그 국악을 듣고 부르는 사람을 만났다. 나와 비슷한 나이지만 다른 플레이리스트를 가진 사람.

 

 

 

▲ 김익수(전통연희그룹 자타공인 기획자)

 

 

 

-짧은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전통연희그룹에서 기획 및 실무 그리고 국악을 공연하는 김익수입니다.

 

 

 

-전통연희그룹 자타공인소개

자타공인은 2021연도 말에 창단하여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청년 전통연희그룹입니다.

전통연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예술성, 교육성, 대중성을 갖춘 콘텐츠를 개발하고 문화예술로 즐거운 사회가 되길 바라는 단체예요.

 

 

 

 ▲ 광대가 되기 위한 준비! '접시 돌리기~'

 

- 자타공인의 첫 시작점

아파트 단지에서 돌아다니는 아이들을 많이 봤는데 심심해보이는 아이들이 많더라고요.그런 아이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아직까지는 이곳에 사는 친구들을 많이 모이지 않았지만 한두명씩 모이고 있어요. 1기였던 아이가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자주 놀러왔어요. 아이들이 편하게 이 공간을 놀러오고, 아이들로 인해 부모님들도 이곳에 자주 놀러올 수 있다면..! 그게 저희가 꿈꾸는 거예요.

 

- 자타공인이 추구하는 지향점은 무엇인가요

국소적인 이 좁은 아파트단지에서 풍물동아리가 생기고 예술단체와 지역주민들의 교류를 기대하고 있어요.

 

 

- 국악만이 가진 매력을 말하자면

국악에도 현악, 기악, 성악 등 다양한 장르가 있어 일반화해서 말하기는 힘들지만 저희 단체가 연행하는 타악, 전통연희의 가장 큰 매력은 어울림, 신명, 흥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전통연희의 여러 가지 놀음은 서커스를 방불케 하는 화려한 퍼포먼스를 자랑하는데요. 자유로운 춤사위와 군무와 같은 절도를 표출하는 사물판굿, 남사당의 접시돌리기 버나, 마술쇼 같은 죽방울놀이, 길이가 열두걸음이 되는 열두발 상모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듭니다.

 

 

 ▲ 버나놀이를 전수받아 접시돌리기를 배워보아요~

 

 

- 국악이 어우러지는 이 프로젝트만의 장점

보기만 해도 신기한 사자탈을 직접 만들어보고 또 그 속에 들어가 춤춰 볼 수 있고, 사자탈춤에 사용되는 사물놀이 장단을 배워보고, 아이들이 티비 속에서 보던 접시 돌리기 버나를 익힐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어요. 사자를 만들어보는 체험은 아이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체험인만큼 즐거워하고 흥미를 느껴요.

 

 

 ▲ 사자탈의 얼굴을 만들어보는 친구들

 

 

 

- 사자의 의미가 따로 있는지

사자탈춤이 갖는 가장 큰 의미는 벽사진경, 즉 귀신을 쫓아내고 경사를 불러들인다는 것이에요. 과거 페르시아에서 사납게 날뛰는 백수의 왕 사자를 사람이 길들여 인간의 수호신으로 삼았다고 하고 이것이 중국을 거쳐 한국에도 들어온 것으로 보여요. 사납게 날뛰는 사자의 모습을 형상화한 사자탈에 큰 방울, 벽사색(귀신을 쫓는 색)인 황금색을 더한 사자와 풍물소리가 집안 곳곳을 돌고 춤추며 악귀를 쫓고 마을을 태평하게 행복하기를 기원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 사자의 몸통, 꼬리까지 우리가 만들었어요!

 

  ▲ 함께 발을 맞춰 사자탈춤을 배워보아요~!

 

- <사자 길들이기 대작전!>으로 생긴 변화가 있다면

저희가 이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목표로 삼았던 부분 중 하나인데요.

심심한 아이들에게 문화예술로 어울려 놀 수 있는 아지트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주변에 살고있는 아이들이 친구를 이끌고 저희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이곳을 자랑 한 적이 있었어요. 자신이 이곳에서 무엇을 했고 어떤 것을 경험 했는지 자랑하면서 돌아다니고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모습에서 저희의 목표에 한 걸음 다가갔다고 느꼈어요.

 

 

- 이번 프로젝트가 참여하는 아이들에게, 혹은 나에게 어떤 의미로 남았으면 하는지

자타공인이 주관하는 문화예술교육의 첫걸음이니만큼 각오와 열정이 남달랐다고 또 아이들도 이러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탈을 만들었다, 악기를 배웠다 보다 같이 만든 친구의 얼굴, 즐거웠던 순간 순간을 기억해줬으면 합니다.

 

 

 

 ▲ 선생님을 따라 사자탈춤 동작 익히기

 ▲ 사자탈춤 가락을 배우고 있어요

 

 

- 문화향유가 특히나 아이들에게 필요한 이유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교육과는 또 다른 정서적 자극을 줄 수 있는 것이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악기를 연주하고 그 기량이 올라가면서 얻을 수 있는 성취감, 친구와 박자에 맞춰 합을 맞추고 발을 맞추는 협동심 등 문화예술 속에서 아이들은 자기 자신이 아닌 주위를 둘러볼 수 있게 되며 자신을 표출할 수 있어요.

 

 

 ▲ 사자 길들이기 대작전 1기수 사자발표회 후, 단체사진

 

 

 

- 익수님이 생각하시는 좋은 문화예술교육은 무엇 인가요

단순히 기능을 익히거나, 학습하는 것이 아닌 문화를 향유 한다는 느낌, 행복한 감정이 전달되는게 좋은 문화예술교육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올해 사자 길들이기 대작전을 진행한 아이들이 이번 교육을 생각했을 때 사자탈 만들기, 사물놀이 연주하기라는 기억이 남아도 좋지만, 그것을 넘어 문화예술교육이 이루어지는 공간 그곳의 느낌, 시간들, 만나는 친구의 표정 같은 순간순간이 행복한 기억으로 남는 교육이 좋은 교육이라 생각합니다.

 

국악 전공자로서 후학양성


저희 단원들 경우에도 처음부터 이걸 전공으로 시작한 사람보다는 동아리 활동이나 국악 체험으로 인해 즐거움을 느껴 이 길로 들어온 사람들이에요.

아이들도 여기서 하는 경험들이 좋은 경험으로 남았으면 좋겠고 발돋움이 되어 저희같은 전공자들이 생겨났으면 좋겠어요.

국악의 길을 열어주고 싶은 마음이 커요.

 

- 국악과의 첫만남이 궁금해요

저는 국악을 고등학생때 동아리로 시작하고 대학으로 전공했어요.

이전에는 문화예술을 제대로 접해본 적이 없었고 동아리 활동 해보지 못했는데 대안학교를 다니면서 문화예술을 체험할수 있는 기회가 많았어요.

국악 동아리에서 처음으로 배운 악기가 꽹가리인데 사물놀이에서 꽹가리는 리더역할을 하거든요.

그 역할을 맡게되면서 성취감과 만족감, 그리고 국악이 주는 즐거움을 깨달았던 것 같아요.

 

- 국악의 길이 쉽지 않았을텐데 쭉 걸어올 수 있었던 이유

국악은 비주류에 속하는 예술이다 보니 경제적인 부분이나 아직도 남아있는 악폐습때문에 어려운 점은 분명하죠.

하지만 그 이상으로 예술이 주는 성취감이 제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적성과도 잘 맞고요. 예술이 주는 성취감은 계단형식으로 하나씩 올라가는거라고 생각해요.

악기를 연주하면서 발전하는 내 모습을 봤을 때 이게 내가 느낄 수 있는 예술적 만족감이구나를 확 느낀 순간이 있었어요. 예술적으로 내가 발전하는 모습이 즐거움으로 느껴지니까 걸어가게 되더라고요.

 

- 올해의 바람

올해가 얼마남지 않았는데 지금 운영하는 사자 길들이기 대작전을 비롯한 공연, 교육사업이 사업들이 남아있어요. 각 사업의 목적에 맞게 토요문화학교를 통한 아이들의 문화예술향유를 잘 느끼고 다른 문화공연사업을 통해 관객에게 행복을 전달하고 싶어요. 소박하지만 어디 하나 실수하지 않고 저희 단체가 운영하는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싶어요. 올해의 활동이 발판이 되어 내년에는 한걸음 더 나아가고 싶거든요.

 

- 최종적인 꿈

단체의 방향성을 꼽는다면 교육, 전통예술계승이 있지만 전통예술 발전으로 나아가고 싶어요. 퓨전음악이나 제 2의 사물놀이를 만들거나 타악기를 이용한 장르요. 풍물이나 농악이 전통음악이고 파생되어 나온 사물놀이는 신음악에 속해요. 사물놀이의 전성기가 있었던 것처럼 제 2의 사물놀이, 3의 사물놀이를 만들 수 있다면 좋겠어요.

 

-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

사실 타악은 음악의 3요소를 갖지 않아 음악으로 분류되지 않는데 가장 비주류적인 타악이 사람들에게 음악처럼 들릴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우리가 만든 음악이 제 2의 사물놀이가 되면 좋겠어요.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네요(웃음)

 

내 귀에는 잠잠해지는 국악이었는데 쉼 없이 부르고 있던 사람을 만났다. 오늘의 국악을 너무나도 사랑하며 내일의 국악을 기대하는 사람이었다. 익수님이 만드는 미래의 국악이 나의 플레이리스트에 자리잡고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된다. 누군가의 처음을 지켜보는 일은 굳이 끼어들지 않아도 마음이 뜨겁고 기분좋은 설레임이 전해진다. 자타공인이라는 단체의 첫걸음, 국악전공자로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김익수님의 발걸음들을 보니 우리는 모두 나아가기 위해 지금에 머물러있는지 모르겠다

즐거운 한 장면을 기억하는 것이 곧 문화예술향유.

나에게도 그 소중함이 사라지지 않도록 순간을 기억하며 살고싶어지는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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