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호] 마음을 늘려가는 중입니다 / 오솔비 모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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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3-12-26 조회수 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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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늘려가는 중입니다

 

_오솔비 모담지기

 


"특별한 대상을 사랑하는 문화예술교육자들이 있다. 사랑하는 것은 자신을 닮아 곧 나를 말해주기도 한다. 문화예술교육현장에서 그들이 사랑하는 대상과 이야기가 궁금해 올 한 해는 잘 들여다보기로 했다. 누구를 사랑하며 어떻게 사랑하는지가 자신의 삶을 드러내니 삶터뷰로 이름을 달았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오늘을 살고 싶은 사람이요. 오늘 하루를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저는 그림을 좋아하고, 사람도 좋아하고, 여행도 좋아해요. '어차피 죽음은 정해진 일이니 명랑하게 살자' 이런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제 행복이 타인에게도 좋은 울림이 되면 좋겠어요. 살아가는 동안 마음을 넓게 쓰고 싶어요. 하지만 갖고 있는 마음은 작아서 계속 계속 늘려가는 중이에요.



지금은 무슨 일을 하고 있나요?

프리랜서인데 작업도 하고 아이들과 미술 수업을 하고 있어요.



 

프랑스 개인전 Combien de fois encore te souviendras-tu d'un certain après-midi de ton enfance?(어린 시절의 오후를 얼마나 더 기억하게 될까) 19 - 27. 7. 2019


지금 하는 일이 당신의 꿈이었나요?

미술 선생님은 꿈이 아니었어요. 제 꿈은 화가와 아트디렉터였어요. 무언가 창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어릴 때부터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부모님께서 지원해 주셔서 공부가 아닌 다른 것에 관심이 많았어요. 자유롭게 꿈꾸되 선택과 책임은 저의 몫이라 중학생 때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처음 고민을 했죠. 그때 평생 질리지 않을 일은 그림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예고에 입학하고 미대를 졸업했어요. 졸업 후에 전시도 여러 번 했지만 작가로만 사는 건 확신이 없었어요. 찾는 사람 없이 작품이 쌓여가는 일에는 회의감이 들더라고요. 경제적인 힘을 기르려고 미술 강사를 하고 있지요. 일을 하니까 작업에 몰두할 시간과 에너지가 없다는 핑계가 자꾸 생겨요. 일 년에 작품 하나라도 남기고 싶은데 그게 어렵네요. 내년에는 드로잉도 시작하고 온전한 작품을 남겨야겠어요.


△비엔날레에서 만난 학생들



애정이 가는 대상

지금은 만나는 아이들이요. 아이를 엄청 좋아해서 어릴 때는 다섯 명을 낳고 싶었어요. 지금도 빨리 엄마가 되고 싶은 사람이에요. 아이들을 좋아하는 감정만으로는 교육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미술 선생님을 꿈꿔본 적 없는데 이 일을 하고 있네요. 아이들에게 많이 배워요. 나의 부족함도 배우고, 순수함도 배우고, 건강한 에너지를 배워요. 그리고 저는 아이들에게 표현하는 기쁨과 건강한 정서를 길러내주고 싶어요. 작은 몸에도 갖고 있는 스트레스와 슬픔이 있는데 미술로 많이 표출했으면 좋겠어요. 행복을 알고 자신을 지키는 건강한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문화예술교육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문화예술교육은 무어라 정의하게 됐나요?

문화예술교육하는 분들을 만나보니 그분들에게는 사람에 대한 다정함이 있더라고요. 저는 그 다정함이 자신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해요. 자신에게 다정하지 않은 사람은 절대 타인에게 다정할 수 없거든요. 그래서 문화예술교육은 나를 사랑할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인터뷰를 할 때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요?

인터뷰이에 대한 호기심! 덧붙인다면 따듯한 호기심이요. 상대방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이 있어야 인터뷰를 시작하고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글을 마무리 지을 수 있는 힘은 지구력이에요. 지구력이 부족해서 올해 모담지기 글도 저에겐 아쉬움투성이에요. 인터뷰에 쏟을 시간과 정성이 부족했어요. 그래서 글을 끝맺음하는 게 더 어려웠어요. 정말 마음에 드는 인터뷰를 하나라도 완성하고 싶었는데 끝까지 글을 붙들 수 있는 지구력이 잘 안 길러지네요.

 


모담지기를 하기 전과 지금, 당신은 달라졌나요?

쌓이다 보니 달라진 것들이 있어요. 문화예술과 가깝게 지내고 싶은데 일하다 보면 일만 하기 바쁘거든요. 문화예술교육 현장에 가고, 인터뷰이를 만나고, 모담지기 모임, 모담쌀롱을 하면서 그 결핍을 채웠어요. 일을 하면서 모담지기 활동을 하는 게 버거울 때도 있지만 내적으로 단단해지더라고요. 부족함을 미숙하게 보지 않는 분들과 모담지기를 할 수 있어서 제 자신에 대한 믿음도 더 생겼어요. 지독한 매너리즘에 빠져있었는데 조금 이겨냈다고 생각해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요?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일이 세상에 도움이 된다면 좋겠어요. 행복하게 일하고 싶고 그 일이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영향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한 살이라도 대충 먹지 않고 잘 소화시켜야 해요. 마음이 작은 사람이라 열심히 배우고 담으며 사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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