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 용준 씨를 만났습니다.
야학에서 공부하고 마을 일 열심히 하는, 글씨를 기똥차게 쓰는 1956년생. 그가 살아있다면 올해로 예순아홉이겠네요. 며칠 전 '극단 토박이'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기억하기 위해 올린 연극 〈광천동 청년 용준 씨〉를 봤습니다. 주인공인 박용준 씨는 사십오 년 전 오늘, 광주 YWCA에서 '투사회보'를 만들며 그곳을 지키다가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숨을 거두었습니다.
1980년 5월에 광주에서 죽거나 다친 사람은 오천 명이 넘습니다. 하지만 오천이라는 숫자 보다는 박용준이라는 한 사람의 이십사 년을 펼쳐놓은 이야기가 훨씬 와닿더군요. 오월이 낳은 오만가지 이야기는 그렇게 연극과 영화, 소설과 시, 노래와 그림의 옷을 입고서 수십 년 동안 지치는 줄도 모르고 사방 천지를 달려다녔습니다. 덕분에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우리에게 떨치고픈 악몽이 아닌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예지몽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달에는 '극단 토박이'와 '오월문예연구소'에 찾아갔어요. 부단히 오월을 말하고 듣고 읽고 쓰면서도 "친구 같은 문화예술교육"으로 사람을 붙드는 마음이 고마워서요. "친구 같은 문화예술교육이 많아진다면, 우정의 힘으로 모두가 각자 주어진 삶을 꽉 쥐고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라는 최서영 작가의 말을 빌려 곳곳에서 오월의 우정을 되살리는 광주 문화예술교육자들에게 솔찬히 감사하단 말씀을 전합니다.
✍ 이번호 제목은 "박용준투사회보체"로 썼습니다.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광주YWCA, 들불열사기념사업회에서
박용준 님의 육필을 복원해 2021년에 제작했습니다.
여기에서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아 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