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데가 있습니다.
밥집인데요. 광주 예술의 거리에 있습니다.
웬만한 한식 메뉴는 다 있고, 식당 곳곳에 작은 꽃과 그림도 있습니다. 뭐, 광주 사람들이야 맛도 멋도 잘 내니까 엔간하면 이 정도 하는데 왜 자꾸 오게 되나 싶었어요. 밥 손님들이 좀 달라요. 터가 터인지라 예술가는 물론이고 그들과 일하는 사람들까지 옵니다. 그래서 식당 기운이 남달랐봅니다. 처지와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비슷한 이들이 모여있으면 보통 아닌 공간이 되는구나. 그날 저녁, 노른자가 영롱하게 빛나고 있는 돌솥비빔밥을 내려다보며 생각했습니다.
이번호에 실어야 할 글 세 편을 좌악 깔아놓고 형광펜으로 밑줄을 박박 긋다가 깜짝 반가웠습니다. 서로 모르는 두 사람이 비스무레한 소리를 했거든요. 보세요. "무엇을 어떻게 한다 보다 어떤 태도로 사람들을 만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를 넘어 어떻게 함께 경험하고 각자의 질문을 찾아 몰입하게 할 것인가로 나아가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교육사 미녀 씨와 극작가 지애 씨가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이렇게 썼는데요. 이럴 때 겁나 짜릿합니다. 가재와 게가 한 편을 먹는 순간.
뿐인가요. 올해 만화예술강사를 시작한 김동인 씨가 "대관절 예술교육이란 어떤 건지, 앞으로 강사를 할 수 있을지 매일 고민의 연속인데 물어볼 수 있는 선배는 커녕..."이라 탄식하니, 시민문화실장 현미 씨가 "몇 년 사이 인력양성사업 공백기였던 재단도 더욱 현장과 밀착된 교육을 깊이 고민하려고 한다."라고 화답했습니다, 마치 앞에 있는 것처럼.
문화예술교육하는 사람들의 편지가 수북이 쌓여가는 이곳도 그런 데면 좋겠습니다.
외롭고 괴로울 때, 나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곳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