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일상에서 '지그'하면 '재그'하는 여유로움을_노정숙(우락부락 동계캠프 '지그재그'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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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6-12-24 조회수 1,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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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일상에서 지그하면 재그하는 여유로움을

                                        

노정숙(우락부락 동계캠프 지그재그기획자)

 

 

지그하면 재그하고 싶다. 이건 나의 소망이었다. ‘지그재그는 천천히, 뚤레뚤레, 두리번거려봄 등의 다른 표현이다. 곧바로 직진은 삭막하다. 속도감이 있긴 하지만 설익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가 뚤레뚤레를 허용하지 않는다. ‘뚤레뚤레에 얼마나 많은 가치가 있는지를 현대인들은 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천천히의 미학이 그리웠다. ‘지그하고 재그하는것을 가슴에 품고 산 이유다. 지그재그가 뿜어내는 여유를 우리 모두 즐기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기다렸었다.

 

그러다가 덜컥 만났다. 그걸 풀어줄 창구, 우락부락 캠프를 만난 것이다. ‘창의예술캠프 우락부락 시즌 12’이 내게로 왔을 때 별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 담박에 지그재그가 가슴에서 올라와 입가에 맴돌았다. 그동안 간절히 소망해온 것을, 가슴에 켜켜이 묻어둔 것을 아이들과 맘껏 풀어내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창의예술캠프 우락부락 시즌12의 광주 타이틀은 일찌감치 지그재그로 정해졌다. 그리고 예술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냥 지그재그가 아니라 예술가와 도시한바퀴-지그재그로 발전시켰다. 왜냐면, 캠프에서 흔히 연상되는 자연에서의 캠프나 오지, 또는 시골에서의 캠프가 아니라 도시에서의 예술캠프임을 타이틀에서 확실히하기 위함이었다. 도시에 어울리는 직진이 아니라 지그재그로 살펴보고 돌아보는, 그것도 예술가와 함께 한다는 의미에서 예술가와 도시한바퀴-지그재그로 했다.

 

지그재그캠프는 너와 나를 엮어가는 공동체마을을 통해 예술의 다양성에 대한 반어적 물음을 제시하여 이사과 현실사이의 간극을 찾아가는 예술놀이다. 지그재그는 편리한 직선보다는 번거롭지만 부딪히고 바꿔가는 공동체의 엮임을 통해 나의 물음을 찾아가는 행로를 펼치게 된다. 그리하여, 도시의 단조로운 일상을 벗어나 예술부락 속에서 자신만의 표현을 통해 물음에 대한 답변의 모색을 추구해보고자 한다. 도시의 일상은 신호등과 같이 제재와 규범 일색으로 어린이의 상상력과 놀이를 제한하기 쉽다. 우울한 겨울의 회색빛과 직선인 도시의 구조물, 위험한 공간 구조 속에 신호등 색채는 상상력과 마음의 소통을 멈춰버리게 하는 인간의 관념적 제시물이다. 도시를 재탐색해 부딪힘 속에서 생성을 이끌어내고 도시에 새로운 활력 충전을 통해 자신의 찾아보게 한다. 도시의 반항아가 아닌 도시의 장점과 단점을 생각하며 나의 자존과 자신의 긍정적 측면을 드러내는 즐거운 도시형 캠프로 꾸려낼 참이다.


  
  

 

편견이 있었나보다. 자꾸 뭔가를 구체적으로 짜려고만 했다. 기획자로 참여하는 필자도 부락을 책임지고 이끌 예술가선생님도 뭔가를 짜내려고 했다. 그러나 우락부락은 그럴 필요가 없음을 수차례의 기획회의를 통해 감지했다. 단지 아이들이 예술적 감성을 통해 창의적인 것을 뽑아내게 옆에서 도와주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따지고 보면 그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모른다. 그렇다고 당황할 필요는 없다. 창의성이 대단한 것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생각의 단초를 잘 굴리면 된다는 것을 우리가 인지하면 된다. 때론 노는 가운데서, 또는 감동을 받는 가운데서 샘솟는다는 것을 알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 환경을 만들어주고 분위기를 돋워주면 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예술가선생님들과 센터운영진이 함께 기획회의를 일곱 차례 진행했다. 점차 캠프의 윤곽이 뚜렷해져가고 있다. 부락이 모두 7. 부락별로 예술가선생님 한명이 배정돼 부락의 아이들과 문화예술로 논다. 23일간. 예술가가 각자의 예술작업을 토대로 교육프로그램을 느슨하게 구성하고 어린이들이 참가해 자신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보태어 캠프를 완성해가는 예술캠프로 진행된다. 참여 예술가는 김자이(미디어아트) 김주연·김설아(설치) 정인봉(음악) 주홍(샌드애니메이션) 신희흥(무용) 노여운(조각) 등 모두 7. 이들은 각각의 부락을 만들어 자신의 예술컨셉트 아래 예술놀이를 펼친다.

 

부락별로 펼쳐질 예술워크숍을 소개하자면 반짝반짝 빛날’(김자이)은 미디어를 활용해 를 알아가고 소개하는 예술놀이 비밀정원의 작은 나무들’(김주연·김설아)은 우리 주변의 자연물을 관찰하고 거기서 느낀 것을 그려보고 만들어보는 놀이 소곤소곤 기록상자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각자의 생각을 기록하는 상자를 만들어 꾸미는 놀이 Green 프로젝트’(정인봉)는 신기한 음악체험과 자연체험을 통해 악기를 직접 만들고 연주하는 예술놀이 귀신 신나게 까먹기’(주홍)는 초현실주의적 상상력이 동원되는 콜라주들을 활용하여 무의식적 세계를 표현해보는 예술놀이 작전명! 도심의 워킹을 댄스드로잉하라’(신희흥)는 투명부츠를 신고 충장로를 걸의면서 만나는 사람들의 워킹을 관찰하고 관찰한 워킹을 춤으로 표현하는 예술놀이 등이다. 참가어린이들은 7개 부락 중 하나의 부락을 선택해 캠프기간 동안 다양한 예술놀이를 경험한다. 부락당 참여어린이는 10~11명 정도. 초등학교 4~6년생이 그 대상이다. 캠프는 2017116~18, 119~212회에 걸쳐 광주청소년삶디자인센터에서 진행된다. 참여희망 어린이는 26일부터 30일까지 우락부락 홈페이지(http://woorockboorock.or.kr) 참가신청 온오프믹스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지역 예술가에게 어린이들을 만날 수 있는 유익하고 즐거운 경험이 될 듯하다. 어린이도 예술가들의 작업 과정을 지켜보고 아이디어를 내어 함께 실현시키는 낯설면서도 재밌는 일이 될 듯하다. 예술적 감성이 21세기를 살아가는데 얼마나 커다란 강점을 지니는지를 잘 안다면 이번 도시형 예술캠프를 주목해주길 소망한다. 앞만 보며 지식공부만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한 템포 쉬어가며 주변을 돌아보고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며 다시 나아가는 삶의 방식을 배워보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을 확신한다. 어린 시절 예술가와 함께 예술로 놀아보기가 정말 큰 자산이 될 거라는 사실을 입증을 하는 시간이 될 터이다. 이러한 과정에 끼여 함께 호흡하고 논다는 게 정말 기쁜 일이다. 마음의 위안이 되고 휴식이 되는, 그러면서도 잊히지 않는 그런 예술캠프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많이들 관심 가져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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