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화예술교육의 풍경을 상상하며_최지만((사)삶지대연구소 소장)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19-12-03 조회수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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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문화예술교육의 풍경을 상상하며  

-기초단위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측면과 연계하여

최지만 ((사)삶지대연구소 소장)


“당신은 어떠한 환경에서 살고 계시나요?”

 우리나라의 수많은 아파트 광고는 점차 아파트의 실내 주거공간을 설명하기보다는 주변의 주거환경 조건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변화하였다. 교통은 어떠하며, 주변의 상권과 학교, 문화시설, 생태조건, 안전 등 실제 공간적 조건보다는 주변의 주거환경이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문화예술교육의 지난 흐름 또한 비슷한 느낌을 준다. 초기에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과 다양한 실험들이 더욱 중요했으나, 점차 어디에나 있는, 언제든 누릴 수 있는, 누구나 누리는 문화예술교육 환경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듯하다. 물론, 이러한 확장성이 문화예술교육의 저변을 확대한 것은 사실이나 빠른 속도의 확대에는 과대포장이 많아지는 아파트 광고처럼 문화예술교육 또한 포장만 요란해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든다.
 
 한 연구에서 삶의 질과 만족도를 조사하는 방식으로 “당신의 주거지를 중심으로 반경 2km 내에 당신의 삶을 풍족하게 하는 조건들이 무엇이 있는지?”에 대한 조사 방식이 있었다. 이 반경 범위 내에 대화를 나눌 친구가 얼마나 있으며, 다양한 문화예술 커뮤니티가 있는지? 문화적 향유 또는 문화를 소비할 시설이 있는지? 등에 대한 조사 방식이었다. 반경 2km라는 범위는 일상적 접근이 쉬우며, 도보 이용이 가능한 범주에서의 생활권 환경 범위인 것이다.

 지역의 문화예술교육 환경 또한 내 삶의 주변 환경과도 같은 것이다. 내 삶의 언저리에 함께 자리하며 내 삶을 좀 더 풍요롭게 하는 그런 ‘삶의 풍경’과도 같은 것이다. 그렇기에 지역 문화예술교육이 고민해야 하는 지점은 삶에 필요한 문화예술교육의 풍경과 조건을 고민하고 상상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지역 스스로가 계획하고 실천하는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정책과 제도 그리고 사업은 지금보다 더 확대될 것이다. 정부에선 2018년 <문화예술교육종합계획(2018~2022)>을 발표하였고, 광주 또한 정부의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2018~2022)>을 최대한 반영하여 <광주광역시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2019~2022)> 계획을 수립하였다.

 이 계획들의 주요 내용을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중요한 골자 중 하나는 ‘지역이 중심이 되어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해 나가는 것’에 있다. 문화예술교육의 확대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닌 질적 전환과 지역 스스로 변화를 생성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지가 담겨있는 내용이 기초단위 문화예술교육 활성화(이하 기초센터)의 부분이다.
 광역형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뿐만 아니라, 기초단위의 기초센터를 설립하여 지역 중심 문화예술교육의 실현과 지역 맞춤형 문화예술교육 환경을 구축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2018년부터 올해까지 이러한 지역 문화예술교육 기반환경을 구축해 나가기 위해 여러 연구와 추진단을 통한 다양한 모색이 이루어지고 있다.
 기초단위 문화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주요 방향성이 기초단위의 문화예술교육을 기획하고 촉진하는 거점으로 방향성을 잡고 있으며, ‘예비지원-시범운영’ 단계 등을 설정하여 지역 스스로가 방향과 내용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중요한 지점을 두고 있다.
 또한, 기초단위 문화예술교육 거점이 행정 전달체계로의 기능보다 현장의 실행체계로의 전환을 중요시하고 있으며, 핵심가치로는‘협력’,‘지역맞춤’,‘지속가능성’을 중심 가치로 두고 있다.

 

기대되는 광주 문화예술교육의 풍경

이러한 흐름에서 광주 문화예술교육 또한 2009년부터 축적해온 다양한 활동들을 모아내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의 방향이 <광주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2019~2022)>에 담겨있는 문화예술교육 배움청의 개념(아래 그림 1. 참조)이며, 거점형 예술배움터와 작은 단위 예술배움터로 연결되는 플랫폼 망을 형성하는 것이다.

 

△ 광주문화예술교육‘배움생태계’의 망

 중앙정부의 기초단위 문화예술교육 활성화계획과 고민 지점은 광주가 수립한 방향성과 중요한 맥락적 연결고리를 갖는다. 단순히 기초센터를 설립하는 것에 목적을 두는 것이 아닌 지역 내 문화예술교육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는 차원에서의 접근이며, 광역센터의 역할전환(허브기능과 싱크탱크, 플랫폼 등)을 의미하기도 하기 때문인 것이다. 또한, 광주문화예술교육은 2011년 창의예술학교 지원사업을 통해 5개 구가 연계되는 형태의 ‘삶과예술배움청’을 중심으로 지역문화예술교육 거버넌스 실험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기에 가능성은 더욱 크다고 여겨진다.

 

광주문화예술교육의 풍경을 상상하며
큰 변화의 흐름에서 우리 스스로의 변화를 찾는 과정

 올해 전국의 다양한 지역을 순회하며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주체를 만나는 일을 해왔다. 여전히 개선되어야 할 부분과 필요한 지원이 많은 상황이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과 소통하고, 존중하며, 기다리고 지지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함을 느꼈다.

 큰 변화가 많을수록 그 흐름에 휩쓸려 갈 우려가 크지만, 스스로 변화를 찾는 과정이 더욱 중요할 것이며, 문화예술교육이 우리 내 삶과 어떤 관계성을 맺어 나가며 삶의 풍경으로 자리 잡아 나갈지를 고민하는 과정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사회환경과 생활환경의 속도를 쫓아가기도 힘이 든다. 선점하고 경쟁하는 문제가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놓치지 않고 스스로 경험을 축적하며 우리만이 가질 수 있는 속도와 리듬, 느슨한 연대의 길에서 문화예술교육의 지역적 가치가 발현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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