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호] 5인 5색 그들이 말하는 도시_김재철 통신원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19-08-06 조회수 432
첨부파일

 

5인 5색 그들이 말하는 도시
2019 미디어아트 레지던스 기획전
'Re ; Born City*미디어아트 레지던스 사업에 대한 소개는 홍보물의 내용을 참조하였습니다.​
​  

통신원 김재철​

 미디어아트 레지던스 사업은 지역 미디어아트 활성화와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고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돕기 위해 5개의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사업이다. 주요 활동은 기획전시, 비평가매칭, 국내외교류, 역량강화 워크숍, 시민아카데미, 공공작품 제작 등이 있다. 미디어아트 레지던스 사업은 광주가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5주년을 맞이해 받은 재선정 평가에 높은 기여를 하고,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로 지속되는 것에 일조했다.

 미디어아트 레지던스 기획전 'Re;Born City'는 미디어아트 레지던스 8기 입주작가 5인(임용현, 작가 수요일, 백나원, 유지원, 김명우)이 리본시티(Re Born City)라는 주제를 가지고 그들만의 해석을 보여주는 5개의 작품으로 전시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점은 5개의 모든 작품이 이번 사업을 통해 만들어진 신작이라는 점이다. 

 전시관으로 들어와 처음 보이는 작품 ‘따스한 겨울’이라는 작품으로 작가 수요일(최석영)의 작품이다. 안락한 의자에 앉아 VR체험을 하는 작품으로 약 5분간 무더운 여름에 겨울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VR기기를 착용하고 영상을 재생시키면 겨울을 혼자 여행하는 듯 한 느낌을 받는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나마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 작가 수요일 ‘따스한 겨울’


△ ‘따스한 겨울’을 느낄 수 있는 공간

⦁작가 수요일 인터뷰 작품탄생배경과 작품의 의미
 2015년 심리치유VR작품을 최초로 시작하게 되었다. 시작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을 치유하는 방법을 모색하면서 새로운 뉴미디어인 VR적용하여 접근하게 되었다. 이번 ‘따스한 겨울’은 아드만의 심리치료를 기반으로 하는 스토리텔링과 입체 3D 사운드를 활용한 작품으로 나만의 공간에 나만의 세이프존(SafeZone)으로 가는 여정을 보여주고 있다. 인생은 여행이며, 여행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체험하는 여성들의 마음이 맑아지는 경험을 해볼 수 있기를 의도하고 있으며, 여성의 우울증 치유를 목적으로 한 작품이다.
 작가 수요일은 미디어아트 활동을 위해 광주에 오며 만든 예명으로 본명은 최석영이다. 광주에 와서 광주라는 도시로부터 본인이 많은 힐링을 받아 광주 시민들에게 이를 돌려주고 싶다고 전했다. 현재는 광주 구성로의 점을 보는 곳에 작업실을 새롭게 만들어 마을과 도시를 따스하게 만드는 작업을 함께 진행 중이다.


 다음으로 화려한 영상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디지털 갤럭시(Digital Galaxy)라는 작품으로 임용현 작가의 작품이다. 약 3분이 조금 넘어가는 작품으로 가운데가 오목하게 들어간 오브제에 만화경이 연상되는 영상을 보면 마치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어 집중하게 된다. 영상에 집중하며 작품 소리를 듣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차분해지는 작품이었다.


△ 임용현 작가의 'Digital Galaxy' 중

⦁임용현 작가 인터뷰 작품탄생배경과 작품의 의미
 전시의 주제가 결정되고 과거의 도시와 현재의 도시의 차이점을 고민해 보았다. 도시발전의 기반은 기술력과 문화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과거 도시들은 건설과 건축기술이 기반이 되었고 문화는 인쇄술의 발달하고 문자와 이미지로 전파되기 시작했다. 반면에 현재의 도시는 디지털기술을 기반으로 발전하고 이를 바탕으로 편의성과 기술집약적인 사회적 환경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과거 기술적환경이 인쇄술의 발전을 바탕으로 한 ‘구텐베르크은하계’였다면 현재는 ‘디지털은하계’가 아닐까 생각한다. 작품 속에 사용된 전자회로들의 이미지는 복잡한 도시환경과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작품은 이러한 이미지들의 변형을 통해 확장되어 가는 디지털환경을 표현하였으며 디지털기술기반의 환경에 빨려 들어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영상이미지로 표현하였다.


 그 옆을 보면 현대 도시에서 보기 힘든 구조물이 눈에 띈다. ‘Trace-(Un)Building(2019~)’라는 작품으로 유지원 작가의 작품이다. 전국 각지에서 구해온 재료들과 그 안에는 그 모습을 기록한 영상을 보여주는 낡은 TV 그리고 오래된 물건들이 자리 잡고 있다. 오래된 오브제들이 관람객의 세대에 따라서 누군가에게는 추억이 될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옛날을 볼 수 있는 창이 된다고 생각했다.


△유지원 작가의 ‘Trace-(Un)Building(2019~)’

⦁유지원 작가 인터뷰 작품탄생배경과 작품의 의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초기작 ‘원더풀 라이프’라는 영화를 보면, 이승에서 생을 마감하는 존재들이 저승으로 떠나기 전 거치는 중천과 같은 공간, 그 공간 안에서 떠나갈 존재들의 과거에 행복했던 순간 또는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이미지의 단면을 마지막으로 리얼하게 재현해준다.
 이 작품은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나름의 많은 이사와 오랜 해외생활을 거치며 내 삶속에 안락함을 줬던 많은 거주지와 그 안에서 그 안락함을 극대화 시켜줬던 오브제들, 그러나 더 이상 존재하지 않거나 내 기억 속에서만 자리 잡고 있는 기억의 흔적들, 그런 가치가 소멸되고 잊어져가는 기억 속 흔적의 파편들을 모아 재구성하여 앞서 이야기한 영화 속 행복했던 순간을 재현해 주는 것처럼 마지막으로 돋보이게끔 그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또한 그 형태와 이야기는 다르지만 누구나 가지고 있을 개인의 거주지에 대한 이미지, 낡았다는 이유로 가치를 잃고 버려진 누군가의 삶의 흔적 또는 파편들을 모아 재구성하여 우리 삶속의 더 나아가 우리 사회 안에서의 거주지에 대한 생각을 해봤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업을 하였다.
 아직 작업은 끝나지 않았고 진행 중인 프로젝트이다. 현재 다양한 지역과 공간들에서 가져온 삶의 흔적들을 재료로 사용했고, 지금도 계속 수집 및 철거를 계획하며 리서치중이다. 6.25때 파괴되고 버려진 시골폐가, 재개발로 인해 허물어질 위기에 놓였던 폐가 그리고 도시화로 인해 버려진 시골의 폐가 등등 그 안에 버려진 오브제들도 포함해서 그 가치를 보여줄 예정이다. 

 

 다음으로 소곤거리는 소리를 따라가면 마주하게 되는 ‘Whispers’라는 김명우 작가의 작품이다. 작품 내부에 들어가게 되면 여러 개의 작은 스피커가 붙어있다. 스피커에서는 나오는 목소리는 김명우 작가의 목소리로 ‘#(해시태그)’라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에 집중하며 바닥을 보면 해시태그를 포함한 단어들이 미디어 작품으로 보이고 있다. 작품에 들어온 순간부터 해시태그를 눈과 귀로 집중하게 되고 거기에 빠져드는 작품이었다.


△ 김명우 작가의 ‘Whispers’ 작품을 두르고 있는 스피커에 귀를 기울여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김명우 작가 인터뷰 작품탄생배경과 작품의 의미
 평소 작업내용은 매체로 인해 일상과 환경의 변화와 그것이 사회적으로 끼치는 영향력에 대해 탐구하고 그것들에 대한 재인식의 계기를 관객에게 던지는 작품을 한다. 이번 작품은 다양한 매체들 중에서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 폰과 SNS(Social Network Services/Sites)에 대해 살펴보게 되었다.
 작품에 나오는 "#(해시태그)"는 순서 및 숫자에 대한 특수기호로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이 문자는 이제 그러한 개념 보다는 태그 용도로 사용되고 이해되고 소비되고 있다. 이와 같은 새로운 매체의 영향력 확대와 그 안에서 활용되는 기호의 목적변화가 사람들의 인식의 변화까지 이루어내는 것은 일반적으로 이루어지는 미디어 매체의 힘이다. 그러나 이런 점에 대해 다소 놓치는 부분이 있다.
 일반적으로 게시물을 업로드 하는데 사람들은 이 기호를 자주 사용한다. 나 역시도 그렇다. 하지만 생각보다 상대방의 태그는 읽지 않고, 읽더라도 중요하게 소비하지 않는다. 이를 궁금하게 여겨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물론 공식적이거나 투명한 통계를 통해 객관적 지표로 사용될만한 수준은 아니었으나 적어도 주변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기호의 내용을 주의 깊게 보지 않는다. 엄연히 SNS에서 소비되고 있는 기호의 특수성이 실제로는 생각보다 사람들에게 읽혀지고 있지 않다. 이 기호의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게 아니다 분명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고 이를 통해 다양한 검색이 가능해지면 자신의 게시물에 대한 노출도가 올라가 알림에 있어 매우 좋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을 우리가 읽고 기억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다. 이러한 요소들에 대해 재인식해보고자 작품을 통해 함축적이고 은유적으로 표현을 위해 시각적 조형언어로 작업하였다.


 전시장 안쪽 암막커튼 뒤쪽으로 하얀 LED등이 들어오는 조형물들이 있다. ‘곰곰(The gateway)'이라는 작품으로 백나원 작가의 작품이다. 문을 연상하는 조형물들과 숫자가 적혀있는 각각의 스위치와 작은 수학공식이 있다. 생년월일로 풀 수 있는 간단한 공식을 풀어보면 한 개의 문에 불이 들어온다. 이 문을 통과할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작품으로 아마 ’곰곰‘이라는 작품 제목을 뒤집어보면 ’문문‘이 되는데 문을 곰곰이 생각해보고 지나가라는 뜻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


△ 백나원 작가의 ‘곰곰(The gateway)'


△ 작품을 조작할 수 있는 스위치

⦁백나원 작가 인터뷰 작품탄생배경과 작품의 의미
 전시의 주제를 통해 인간과 도시의 흐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광주(光州)라는 도시에 오게 된 이유도 ‘빛고을’이라는 지명에 홀려 오게 되었다. 그 과정의 시작과 흐름에 있어서 반복적인 인간의 행동적 패턴을 통해 나와 도시의 상호작용을 원초적 패턴으로 표현한 신작을 구상하게 되었다.
 도시와 인간의 시작점은 자의적으로 창조된 것이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인간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내·외부의 현상들에 대해 본인의 의지대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 도시와 차이점인 것이다. 무분별한 도시개발의 현상처럼 자기계발을 한다고 하여 본연의 모습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다시 태어나기 위해, 더 나아지기 위해 인간의 의지로 그 선택된 문을 어떤 방식으로 통과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또한 숫자를 임의로 바꿀 수 있게 함으로써 자신이 타인에게 혹은 타인이 자신에게 인생의 변수로 작용 할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했다.

 

  미디어아트 레지던스 기획전 'Re;Born City'는 무더운 여름 시원한 실내에서 도시에 대한 다양한 표현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전시는 ‘빛고을아트스페이스’ 2층에 위치한 ‘미디어338’에서 관람가능하며, 오는 31일(토)까지 10시 ~ 17시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단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일이며, 12시 ~ 13시까지는 점심시간으로 관람이 제한될 수 있다.​

 

김재철 (10기 통신원)
문화예술 통신원을 하고 있으면 대부분 이쪽 계열전공이냐고 물어봐요. 그런데 저는 경영학전공이에요. 모두가 의아한 눈빛으로 저를 보는데 아무래도 전공 상 거리가 멀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꼭 문화예술을 전공해야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저는 문화예술을 깊게 이해하지 못해도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를 많은 이들에게 알려 모두가 즐길 수 있게 하고 싶어요!

 

잔잔한 울림 게시글 상세 폼
top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