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호] 익숙한 동네를 여행하기_김태희 통신원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19-09-06 조회수 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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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동네를 여행하기
2019 문화이모작 전지적 동네 시점

통신원 김태희​ 

 평소와 다름없던 어느 날이었다. 평소처럼 아침에 외출준비를 하고, 평소와 같은 버스를 타고, 평소와 같은 목적지를 향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내다본 창문 밖의 풍경이 낯설게 느껴졌다. 항상 다니던 곳이 처음처럼 느껴지고, 항상 지나던 정류장들도 새롭게 느껴졌다. 매일같이 다니던 그 길이 마치 여행지가 된 기분이었다.
 익숙하게만 느껴졌던 우리의 동네가 낯설게 느껴지는 경험이 있는가? 4차산업혁명의 시대에 빠르게 변하는 것은 기술만이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더 들어가 동네의 모습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익숙하게만 느껴지는 동네는 어느새 우리도 모르는 새에 많은 변화를 거치고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이처럼 빠르게 변하고 있는 우리의 동네를 낯선 시선으로 바라보고 여행자처럼 살아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2019 문화이모작 <전지적 동네 시점> 프로그램의 참가자들이다. 빠르게 돌아가는 우리 도시의 일상을 천천히 보고자 하는 이들을 만나보았다.


△ 아트스페이스 대강당에서 진행된 전지적 동네 시점 ‘READY 찬찬히 숨쉬기’

 <전지적 동네 시점> 프로그램은 도시재생지역으로 선정된 동명동, 사직동, 월산동을 무대로 활동할 문화매개자를 양성하며 8월 13일부터 9월 18일까지 총 5주에 거쳐 진행된다. 프로그램의 무대로 동명동, 사직동, 월산동이 선정된 이유는 광주의 다섯 구마다 한 동씩 선정을 진행한 후, 그중에서 보다 복합적인 공간을 찾아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취재를 위해 방문한 첫 번째주에는 ‘READY 찬찬히 숨쉬기’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으며, 문화이모작과 프로그램 등과 관련돼 이론적 기초 소양을 위한 강의가 이틀에 거쳐 진행되었다.

 
△ 강의를 진행 중인 유상진 선생님과 유미현 선생님

 첫날은 광주문화재단 김윤기 대표이사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지역문화진흥원 유상진 부장의 ‘문화이모작의 모든 것’이란 주제로 첫 번째 강의가, 광주도시재생공동체센터 유미현 교육연구팀장의 ‘도시재생&공공성’이란 주제로 두 번째 강의가 진행됐다.
‘문화이모작의 모든 것’ 강의에서는 문화이모작 사업 소개를 시작으로 발전 과정, 사업 체계도, 운영 결과와 성과를 다루었다. 그뿐만 아니라 교육 후 계속하여 활동할 수 있는 연계성이 취약하다는 이모작의 취약점을 이야기하며 어떻게 하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지 다 같이 생각할 수 있도록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이후 진행된 ‘도시재생&공공성’ 강의에서는 지금까지의 도시재생 프로젝트들을 돌아보며 진정 재생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벽화마을 외의 도시와 문화가 창조적으로 만나는 방법과 이를 지속 가능하게 만나는 방식을 실제 사례와 함께 나누었다.



△ ‘몸으로 상상하기’ 수업 중인 신희흥 선생님과 참가자들

 둘째 날은 태이움직임교육연구소 신흥희 선생님의 ‘몸으로 상상하기’ 수업으로 강의가 진행되었다. 이 수업은 전날의 이론강의가 아닌 멘토와 참가자들이 다 함께 몸을 사용하여 서로와 동네에 대해 한층 가까워지는 시간이었다. 어색함을 깨는 가벼운 게임을 시작으로 앞으로 자신들이 여행하게 될 동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며 팀워크를 다졌다.


△ 강의를 진행 중인 최서영 선생님과 송교성 선생님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진 후, 본격적인 강의가 시작되었다. 이날의 강의는 골목잡지 <사이다>를 발행하는 더페이퍼의 최서영 선생님의 ‘지연문화를 키우는 마을이야기’ 강의와 부산 깡깡이마을을 재탄생 시킨 플랜비문화예술협동조합의 송교성 선생님의 ‘깡깡이마을과 문화적 도시재생’ 강의가 진행됐다.


이틀에 거쳐 진행된 강의를 들으며 참가자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다들 어떠한 계기로 이번 프로그램을 함께하게 되었는지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사직동에서 전시적 동네 시점을 진행하게 된 권준희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안녕하세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현재 임곡동에서 마을사업을 하고 있어요. 작년에는 학생들과 꿈다락으로 임곡동에 들어갔고, 올해는 지역특성화사업 동네배움터에서 임곡동을 들어가게 되었어요. 한 번 들어가서 마을을 보니 마을 어른들과 함께 무언가를 도모해보고 싶어졌어요. 단기로 마을에 1년 들어가서 기능적인 것을 가르치고 오는 것이 아니라 동네에서 무언가를 하고 싶은데 동네가 행정구역상으로는 광주광역시인 반면 생태학적으로는 시골인 도시도 아니고 시골도 아닌 특징이 있더라고요. 높은 건물도 없고 마을 어른들과 소통할 소통공간도 없는, 동인구의 50%이상이 65세 이상인 이 곳을 조금 더 생기 있고 발랄하게 하면서 장기적으로 마을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마침 전지적 동네 시점 공고가 떴고, 여기를 오면 힌트를 얻을 수 있겠다 싶어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Q. 이번 프로그램에는 세 개의 동네가 있었는데 그 중 사직동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A. 사직동에는 김종오 거리를 만든다는 이야기도 있고, 통기타거리도 있어요. 지금 마을 사업으로 들어가서 제일 기본으로 갖고있는게 음악밴드 활동인데, ‘음악’이라고 하는 키워드를 마을에서 어떻게 풀 것인가가 계속 고민이었어요. 이런 면에서 사직동이 저와 맞다고 생각이 들어 선택하게 되었어요.

Q. 이틀에 거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데, 참여한 소감은 어떤가요?
어제 진흥원에서 오신 분들의 강의를 통해서 힌트를 많이 얻었어요. 일상에서 일어나는 문화예술로 사람들을 생기 있게 하는 게 하고, 점점 일상적인 문화예술활동을 어떻게 하게 할 것이냐가 중요해지는데, 이에 대한 이야기를 어제 진흥원에서 오신 부장님이 세세하게 역사적인 맥락까지 짚어가면서 이야기해주어 현재시점에서 내가 이 마을사람들, 지역주민들과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팁을 얻었어요.
오늘 오전에 했던 활동들은 심리학을 전공한 제가 자주 써먹는 활동들이에요. 근데 오전에 한 활동들은 조금씩 변형된 것들이 있어 ‘이렇게도 변형할 수 있구나’ 라는 또 다른 팁도 얻었어요. 그래서 좋은 프로그램임과 동시에 잘 만났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Q. 5주에 거쳐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프로그램을 통해 무엇을 얻어가고자 하나요?
A. 결국은 똑같아요. 내가 지금 들어가는 마을의 주민들과 무엇을 할 것이냐가 1번이고, 2번은 그 무엇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3번은 얼마나 장기적으로 바라보며 어느 만큼 서포터를 하고 빠질 것인가 에요. 5주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면 이 세가지가 명확해질 것 같아요. 그걸 가져가고 싶어요.


△ 프로그램 참가자들

‘READY 찬찬히 숨쉬기’에서는 왜 전지적 동네 시점을 해야 하는지, 문화예술이 어떠한 동네를 바꾸는 힘을 가졌는지에 대해 알아봄과 동시에 멘토와 참가자들이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 참가자들은 익숙한 현장에서 낯섦과 새로움을 발견할 여행자가 되어 동네를 찬찬히 바라보고 달릴 준비가 되었다. 익숙한 곳을 낯선 시선으로 바라보면 그 안에서 새로움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항상 변하지 않을 것만 같던 나의 도시는 어떻게 변화되었을까? 익숙하여 그냥 지나쳤던 동네를 천천히 여행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그리하면 어느새 나의 동네가 곧 새로운 여행지가 되어있을 것이다.

 

김태희 (10기 통신원)
문화예술을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을 통해 얻게 되는 기쁨이란 일반적인 상황에서 얻는 기쁨이나, 타인을 통해 얻는 기쁨, 목표를 이루었을 때 느껴지는 상대적인 기쁨과는 달리 인간의 내면에서부터 우러나는 감정과 정서를 풍성하게 함으로써 느끼게 되는 절대적 행복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언제나 문화예술로 뒤덮인 삶을 향유하며 다양한 문화적 경험과 콘텐츠를 통해 감정적인 풍요를 누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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