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호] 달빛이 모여 하나 되는 우리_송진주 통신원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19-11-07 조회수 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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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이 모여 하나 되는 우리
2019달빛청년어울림한마당

 

통신원 송진주

 

 대구에서 광주까지의 거리 약 213km, 약 3시간 소요되는 시공간을 극복하고, 영호남을 이어주는 역사적인 만남이 이루어졌다. 대구의 옛 이름인 ‘달구벌’의 ‘달’, 그리고 광(光)주의 ‘빛’, 달과 빛이 만나 그 어느 때보다도 밝게 빛나는 1박 2일간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예부터 대구와 광주는 지형이나 그 외의 여러 환경적 영향들을 받으면서 다소 그 사이가 좁혀지기 어려웠었다. 지역 특유의 사투리, 음식 등 같은 대한민국 아래 서로 다른 문화를 지닌 대구와 광주. 예전 세대에는 여러 요인들로 인해 가까워지기 어려웠다한들, 이제는 더 이상 그들의 만남을 막을 수 없다. 이들의 오작교 역할을 위해 매년 대구와 광주는 지역청년들이 함께 모여 지역적 갈등을 해소하고 영호남 소통 및 화합을 위한 '달빛 청년 어울림 한마당'을 개최한다. 2019년 10월, 광주에서 처음 마주하는 대구와 광주 청년들은 과연 어떠한 여정을 떠나게 될까?

  

▲ 한자리에 모인 달빛청년들                                              ▲ 대구광주 청년들의 첫만남

 

 대망의 첫째 날, 광주 청년들을 만날 생각에 부푼 가슴 안고 새벽 6시 버스를 탄 30여명의 대구청년들. 그들을 맞이하기 위해 광주청년들 역시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광주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한 호텔의 모임 장소에서 도착하자마자 제공되는 기념 셔츠로 갈아입고서, 각자 배정된 팀 자리를 찾아 앉았다. 충장, 발산, 금남 등 광주의 주요 지명을 따서 만든 팀 이름, 그리고 한 팀으로서 마주하는 7~8명의 새로운 팀원들. 처음에는 어색한 기운이 감돌았지만, 그도 잠시 자기소개를 하면서 서로를 조금씩 하나하나 알아갈 수 있었다. 나이는 어떻게 되는지, 대구나 광주에 방문한 적은 있는지, 어떻게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는지... 등 다소 적극적이고 호의적인 팀원들의 따스한 말 한마디로 그들은 금세 가까워졌다.

 1박 2일의 일정 내에는 광주청년들이 광주를 대표하는 가이드로서 대구에서 온 청년들과 함께 광주 주요 명소를 방문하고, 지역 맛집을 탐방하며 팀 미션들을 해결했다. 하나의 팀으로서 함께 수행하게 된 첫 번째 팀 미션은 바로 주변 지역 맛집에서 인증샷을 찍는 것이다. 20~30대의 청년들이 좋아할 만한 메뉴의 맛집을 찾아 함께 먹으면서 진정한 한 식구(食口)가 되어 팀워크를 다졌다. 중간에 유명한 빵집인 궁전제과에 들러 빵도 먹고 충장로 일대를 둘러보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광주의 시내를 만끽했다. 이어서 문화도시 광주를 대표할 만한 복합문화예술기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을 방문했다. 5.18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민주평화교류원을 거쳐, 어린이문화원,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예술극장에 이르기까지 2시간여 동안 다양한 콘텐츠와 유휴시설로 문화도시 광주를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 ACC투어를 듣고 있는 달빛청년들                       ▲ ACC투어 중 대나무정원에서 찰칵

 

 그 후 광주의 시내 일대를 벗어나 각 팀마다 버스를 타고 광주에서 꼭 가야할 명소로 향했다. 송정야시장, 청춘발산마을, 양림동 펭귄마을 등 팀 미션을 통해서 재기발랄하고 개성 넘치는 인증샷을 찍었다. 치열한 각축 끝에 스피드 넘친 팀 미션을 마치고 광주의 대표 먹거리 송정 떡갈비를 먹으러 갔다. “우쨔스까나잉~” 광주 토박이의 식당아주머니의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와 맛깔나는 음식으로 대구 청년들은 정감 넘치는 광주에 매료되었다. 식사를 마치자마자 미디어아트 유네스코창의도시로 지정된 광주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개막식으로 보기 위해 다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으로 향했다. 화려한 색감의 미디어아트 퍼포먼스와 함께 비트감 넘치는 음악으로 많은 관객들이 즐기고 있었다. 이어서 예술극장에서 진행하고 있는 광주국제평화연극제의 폐막작으로 <무니의 아이는 울지 않아>를 감상했다.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해외 배우의 연극무대를 보면서, 작품성 있는 연극을 가까이 접할 수 있음에 좋은 경험이 되었다.

  

▲ 청춘발산마을에서 한컷                                       ▲ 같이 광주맛집에서 식사하는 달빛청년들

 

 그 외에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전시를 보거나, 광주청년을 대표하는 1913송정역시장 ‘역소사소’ 김진아 대표 강연을 청강하고, 지역 공방에 가서 향초 만들기를 하는 등 다양한 문화 체험 및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또한 광주 청년들과 하루 종일 함께 하면서 팀 미션을 통해 광주 명소를 주제로 혼자, 친구, 연인, 가족에게 추천하는 테마별 여행코스를 짜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러한 활동들을 함께 하며, 대구청년들은 어느새 예향 도시이자 문화도시인 광주에 대해 더욱 많이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 송정역시장의 역소사소에서 한컷                                   ▲ 광주투어코스 함께 짜보기
 

▲ 열심히 팀미션 수행중인 달빛청년들                                  ▲ 대구광주청년들의 광주투어코스 발표

 

 대구에서 온 청년, 엄성민 (23)은 본 프로그램을 참여하면서 다음과 같이 전했다. “학교 공고를 통해 이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는데, 광주를 한 번도 와 본적이 없어서 꼭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구에서 거리도 멀고 평소 올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광주청년들과 함께 하면서 무료로 숙식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을 참여하게 되어 기쁩니다. 광주는 주변에서 말로만 들었는데, 문화도시로서 ACC라는 문화시설이 있는 게 신기했어요. 이곳에 오기만 하면 복합적으로 모든 문화를 즐길 수 있고 연령층을 고려해서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무엇보다 처음 보는 광주 청년들이지만 모르는 사람들이랑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어요. 다시 광주에 온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오고 싶네요.”

 

▲ 즐겁게 프로그램 참여하는 대구청년들

 

 두 번째 광주를 방문한 대구 청년, 박세빈(21)은 “광주에 10년 만에 오는데 ‘광주가 이런 곳이구나.’ 하는 것을 확실히 알려주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예술적으로 자부심이 있는 도시란 생각이 들고, 나중에 ACC 예술극장에 뮤지컬 보러가고 싶습니다. 광주가 문화예술의 도시인만큼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곳이 많아서 또 보러 올 거에요!”라 전했다. 이렇게 대구청년들과 함께 광주 청년들도 프로그램을 참여하면서, 오랜 시간 살아 온 광주이지만, 광주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되고 지역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1박2일의 짧은 일정동안 광주를 모두 알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따뜻한 정감이 넘치는 광주사람들의 인심과 오감을 흐뭇하게 했던 정갈한 음식, 새로운 시선으로 다양한 생각을 담았던 문화 콘텐츠 등 대구로 돌아간 후에도 대구와 광주가 하나 되었던 그 날을 추억할 수 있길 바란다.

▲ 2019달빛청년들 단체컷
 

송진주 (10기 통신원)
하늘과 땅 사이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 이를 ‘문화’라고 쓰고 ‘인생’이라 읽는다. 우리는 매순간 깨달으며 배워나간다.
문화 또는 인생은 끊임없이 배우면서 재미나게 살아야한다. 그러므로 난 ‘유희하는 인간(Homo ludens), 송진주’로 살고자 한다.
나도 모른 사이에 문화와 함께 숨쉬고, 삶 속 깊이 스며들면서 지금의 내가 되었다. 그로 인해 문화예술기획을 전공하며, 앞으로 나를 포함한 모든 이가 유희하는 삶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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