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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놀이 어디까지 알아? 진짜 전통놀이를 보여줄게!
광산구평생학습페스타 '이어놀기마당'
통신원 김영주
▲전통놀이의 정석 선수입장 안내
지난 11월 20일 수완문화체육센터에서 2021 광산구 평생학습 페스타가 열렸다. 그중 다목적체육관에서는 이어놀기마당 ‘전통놀이의 정석’이 진행됐다. 들어서자마자 체육관을 꽉 채운 전통놀이들이 맞이하고 있었다. 전래전통놀이지도사들과 함께 시민들이 참여하는 행사여서 그런지 빨간 조끼를 입은 지도사들과 부모님과 함께 온 아이들이 많이 보였다.

저 시선을 이끈 것은 알록달록한 줄을 길게 붙잡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바로 ‘단심줄 놀이’였다. 사람들은 줄을 붙잡고 자신이 소망하는 것이 이뤄지기 바라면서 노래에 맞춰 붉은 기둥을 중심으로 일정한 박자에 맞춰 원 형태로 움직이며 춤을 췄다. 예술감독의 지휘 아래 지도사와 시민들이 합을 맞춰 단심줄 놀이를 완성했다. 규칙에 맞춰서 줄을 꼬아야 하기 때문에 협동심을 기를 수 있는 놀이였다.

단심줄놀이를 시작으로 진행된 전통놀이는 버나꾸미기와 돌리기, 시패놀이와 활쏘기, 쌍육놀이, 고누놀이가 있었다. 익숙한 놀이들도 있지만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놀이도 보였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했던 버나놀이는 대접과 대야 등을 앵두나무 막대기로 돌리는 전문놀이다. 1964년부터 주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는데, 문헌에 보면 접시와 대야, 수건까지 돌렸다는 기록이 있다.


시패놀이는 5언 절구 시나 노래의 어구를 순서대로 맞히는 놀이로, 전통놀이 예술감독의 말에 따르면 조선시대부터 즐겨했다고 한다.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놀이로 화가투 놀이가 있는데, 이 놀이는 일제가 우리나라 말을 말살시켰을 때 어머니들이 우리 아이들이 조선의 말을 잊어버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 시조를 초장 중장으로 나눠 아이들에게 알려준 놀이라고 한다.

쌍육놀이는 서로 편을 갈라 차례로 주사위를 던져 말을 쓰고 먼저 궁에 들어가면 이기는 놀이다. 조선의 보드게임이라고도 불리는 이 놀이는 작년과 재작년에 광산구청에서 전국에서 가장 크게 쌍육 대회를 하기도 했다.
이렇게 다양한 우리나라의 전통놀이가 소개된 ‘전통놀이의 정석’은 어떻게 꾸려지게 됐을까? 먼저 시패놀이나 쌍육놀이 같은 것들은 전통놀이지만 우리에게는 조금 생소한 놀이였다.
이유는 바로 이렇다. 드라마 <오징어게임> 덕분에 주목받게 된 놀이들이 진짜 우리의 전래 전통놀이가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치러진 여러 행사에서 ‘우리 놀이’라는 이름으로 드라마 속 일본 놀이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게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그래서 진짜 전래 전통놀이를 보여주어 사람들의 인식을 다잡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경쟁’보다는 ‘함께’를 열쇠말로 삼은 진짜 전래 전통을 알리고, 재밌게 놀 수 있는 놀이들로 구성했다.
이 부분을 더 자세히 듣기 위해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한 예술감독이자, 신바람광주놀자학교의 전통놀이다문화교육연구소 ‘다놂’의 전영숙 대표를 만나봤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네 저는 대한민국 양반놀이 전수자이자 없어진 놀이를 다시 보급하고 계승하도록 노력하고 있는 전통놀이다문화교육연구소의 전영숙 대표입니다. 교과서에 담긴 일본 놀이와 우리 전래놀이를 정확하게 표시하고, 사라진 우리 전통놀이를 재현하고 보급해서 널리 알리고자 하고 있습니다.
Q.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전통놀이가 있나요?
A.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우리 집에 왜 왔니’와 같은 익숙한 노래들이 사실 우리나라 노래가 아닌 일본 노래예요. 일본 노래로 인신매매 노래인데 일본어로 해석하면 아주 하찮은 금액에 팔린 소녀라는 뜻이 있지만 우리는 그걸 모르고 즐겁게 부르기만 해요. 알면 안 부를 텐데 말이죠. 일본 노래라고 해서 놀지 말라는 게 아니라, 일본에서는 인신매매 노래로 불린다는 것을 알고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걸 모르고 우리는 하고 있다는 게 아쉬운 상황이죠.
묵찌빠 같은 경우는 러.일 전쟁 때 일제가 군국주의를 찬양하고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노래거든요. ‘묵’은 러시아 군함, ‘찌’는 침몰, ‘빠’는 파열을 뜻해요. ‘러시아 군함을 침몰하고 파열시켜서 일제가 승리했다.’라는 것으로 만들어낸 놀이인데 우리는 놀이와 문화 안에서 일본 군국주의를 찬양하고 있었던 것이죠. 이것도 알면 안 했을 텐데 모르니까 그렇게 된 거예요.
인터뷰와 현장에 있던 안내 종이를 통해 일제가 우리 공동체 놀이를 더 못하게 하고 말과 글을 못 쓰게 말살시켰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제강점기 이전에 했던 놀이들은 거의 사라졌다고 보면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1936년~1941년까지 조선의 총독 직원 무라야마 지준이 우리나라의 문화를 말살시키기 위해 조선에서는 어떤 놀이를 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 각 도지사에게 칙령을 내리고, 도지사들은 초등학교 교사에게 칙령을 내렸다.
그 책에는 우리나라가 했던 1941년까지의 전통놀이가 다 들어가 있는데, 현재 전통놀이를 연구하는 학자와 지도사들은 그 책을 참고한다. 거기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고무줄놀이, 딱지치기, 팽이치기, 우리 집에 왜 왔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같은 놀이는 일제강점기 이후에 했던 놀이이기 때문에 나와 있지 않다. 문화는 어쩔 수 없지만 우리는 이런 속뜻을 알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현장이었다.
문화예술을 경험하기 위해 이 자리에 간 것이었지만, 그 안에는 역사라는 깊은 뿌리도 함께 담겨 있었다. 문화예술교육은 문화와 예술에만 국한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더 넓은 분야를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게 했다.
| 김영주 (12기 통신원)
문화예술은 내게 위안이자 원동력이다. 내 마음을 밝혀주는 것을 경험하기 좋아한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만들어 내고 싶다. 내가 문화예술에서 울림을 받은 것처럼 누군가도 나로 인해 울림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