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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우리 모두의 우주
취재 : 박혜영(제13기 모담지기)
인터뷰이 : 박우주(북구문화의집 팀장)

▲북구문화의집 박우주 실무자
“문화 쪽 일을 한 지는 이제 한 10년 정도 되었고 북구문화의집에서 허리 역할을 하는 박우주입니다.” 평화로운 토요일 아침, 지역 주민과 함께 문화를 나누고 소통하고 있는 박우주 실무자를 만났다.


북구문화의집에 찾아가는 길은 참 따뜻하고 아름다웠다. 예쁜 분홍색 꽃들이 피어있었고 북구문화의집 앞에는 산책하는 주민들과 놀이터에서 신나게 노는 아이들이 있었다.

▲북구문화의집 입구
보이는 것처럼 이곳은 주민들이 생활하면서 문화를 누리는 곳이다. “여기는 주민에게 가까운 생활문화시설이라고 보면 됩니다.” 북구문화의집은 공원과 청소년 시설, 유아 숲 놀이터와 함께 있다. 따라서 드나드는 이들의 나이도 다양하다.

▲문화와 함께한 십 년을 담은 결과물
처음부터 문화에 관심을 두고 있지는 않았다. “점수에 맞춰서 대학에 갔어요. 저와 잘 맞지 않는 전공을 공부했어요. 그러다 여행하고 답사하기를 좋아하는 저를 아는 어떤 분이 사회 교사를 추천했어요. 그래서 지리 교육을 부전공하고 교육대학원까지 갔습니다.” 그녀는 사회 선생님이 되고자 했고 광주 곳곳을 답사하며 재개발로 사라지는 도시를 글과 사진으로 기록했다. “돌아다니면서 아카이빙 하는데 참 재밌었어요. 전남 22개 시군을 다 돌아다니면서 내가 이런 일을 좋아하는구나 하고 알게 됐죠.” 그 후 석 달 동안 임용고시를 준비하다 선생님이라는 꿈은 포기했지만,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코디네이터로 북구문화의집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했다.


▲(위, 아래) 2006년 호주머니 속 도시 친절한 산수동 편
“산수동 재개발과 관련해서 문화교육 교재를 만들었어요. 좋아하는 것을 공부가 아닌 일로서 처음 시작했죠.” 그녀는 산수동의 인물, 공간, 이야기를 엮어 워크북을 제작했다. 그리고 그 계기로 자신의 문화를 넓혀갔다.
북구문화의집 → 익산문화재단 → 대인예술야시장 → 북구문화의집
타지에서 살아보고파서 익산문화재단을 첫 직장으로 삼으면서 잠시 광주를 떠났다고 했다. 새로운 경험과 자취 로망까지…! 젊을 때 다른 지역을 다니기를 내게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그 후 광주로 돌아와 대인예술야시장에서 상주 작가 레지던시 프로그램 등 여러 일을 했다. “돌고 돌아서 다시 여기에 왔어요.” 문화 일을 처음 시작했던 곳에서 지금은 팀장으로서 일하고 있다니, 특별하게 느껴졌다.
Q1: 일할 때 문화재단, 문화의집, 예술야시장이 어떻게 다른가요?
엄연히 다른 조직이기 때문에 구분할 수는 있지만 크게 다르진 않아요. 재단에서 일했을 때 행정 경험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재단, 문화의집, 야시장에서 제가 일을 마주하는 방식은 같았어요.


▲(위, 아래)문화기획자 양성과정 참여자들이 3박 4일간 만든 책
Q2: 문화예술 관련 일을 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2018년에 북구문화의집에서 문화기획자 양성과정을 열었어요. 보통 이론을 배우고 한두 번 실습하곤 하는데 우리는 바로 현장에서 기획했어요. 골목, 오일장, 섬 이렇게 세 가지 장소에 맞는 문화기획을 했는데 그중 섬이 기억에 남네요. 여수에 있는 ‘낭도’라는 섬이었는데 지금은 다리가 있지만, 그때는 배를 타고 들어갔어요. 3박 4일 동안 섬에서 1인 기획을 했고요. 돌아가야 하는 날 태풍이 와서 배가 안 떴어요. 초비상이었지만 어쩔 수 없기에 하루 더 있으면서 각자 만든 책으로 출판기념회를 열었습니다. 잠시 곤란했지만, 오히려 더 끈끈해졌지요. 지금도 그때 만났던 분들과 연락하고 지내요.
Q3: 취미가 있나요?
이 질문이 제일 어렵네요. 여러 가지에 관심 있는데 뭐 하나에 딱 꽂혀있진 않아요. 취미를 찾는 게 취미인 것 같네요. 그나마 음악이 하루 중 중요한 부분이에요. 예전 추억을 떠올릴 수도 있고 관심 있는 음악이나 가수에 대해 더 찾고 플레이 리스트를 만드는 과정이 좋아요.
Q4: 문화기획을 하고픈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나 팁이 있나요?
음…. 돌아다니길 좋아하니까 처음에는 현장을 많이 보라고 얘기할까 했는데 다니는 게 안 맞을 수도 있잖아요.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면서 일하길 바라요. 그래야 문화기획처럼 영역과 내용에 경계 없는 광활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리듬으로 몰입하며 긴 호흡으로 일할 수 있겠죠.
Q5: 돈 많은 백수 되기 vs 문화기획 일 계속하기
돈 많은 백수 하고 싶어요. 그 돈으로 제가 하고 싶은 거 하면 되니까요! (웃음)
Q6:만약에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는 타임머신이 생긴다면 무엇을 하고 싶나요?
스무 살 후반에 대학원에서 몽골로 10박 11일 답사를 간 적이 있어요. 여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습하지 않아서 좋았어요. 밤마다 초원에서 은하수가 쏟아지는 자연을 보면서 이게 진짜 여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가정이 있다 보니까 제약이 되게 많거든요. 그래서 그때로 다시 돌아가 초원을 내달리며 더 놀다 오고 싶어요.
즐거운 마음으로 계속 무언가를 찾고 돌아다니고 소통하고 연결하는 것. 문화기획에서 일하려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알아볼 수 있었다. 지역 주민과 소통하며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있는 북구문화의집은 월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나머지 요일에 9시부터 18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바퀴달린학교부터 성인들의 캠핑 목공 등 다양하다. 문화는 우리가 있는 모든 곳에 존재한다. 따라서 문화는 우리 모두의 우주가 아닐까.
북구문화의집 http://www.munhwahouse.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