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어: 정혜원(13기 모담지기)

인터뷰이: 송승지(국윤미술관 문화예술교육사)

무등산 아래 소박하게 자리 잡은 국윤미술관에 처음 가보았다. 송승지 문화예술교육사를 만나기 위해 지하 교육실로 들어갔을 때 책상 위 정갈히 놓인 노트북과 인터뷰를 준비하고 잔뜩 긴장한 그녀를 볼 수 있었다.

광주에 살면서 국윤미술관은 처음 온 것 같아요. 이곳과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국윤미술관은 국중효, 윤영월 부부가 관장으로 운영하는 곳입니다. 사립미술관이고요. 관장 두 분 모두 교직에 계셨어요. 국중효 작가는 목포대 교수, 윤영월 작가는 광주예고 교장으로 퇴임했고요. 그 때문에 교육에 관심이 많은 미술관입니다. 저는 여기서 문화예술교육사로 있어요. 여름방학을 맞아 ‘예술로 예방하자! 굿바이 스트레스’를 하고 있습니다.

▲1차시 악기와 친해지기

프로그램이 음악과 관련되었네요?

네(웃음). 음악을 전공했거든요. 악기와 친해지기부터 박자, 리듬, 셈여림, 템포 등으로 점차 심화되는 과정이에요.

프로그램 이름도 그렇고, 학생들의 스트레스에 중점을 두었네요?

저랑 강사분들이 프로그램을 계획하던 중에 모두가 첫째라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이야기하다 보니 엄마도 엄마가 처음, 자식도 자식이 처음이라서 어떻게 자녀를 교육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죠. 엄마는 좋은 학원이라고 무조건 보내고, 자식은 기대 속에서 무조건 잘해야 할 것 같고, 그렇게 학업 스트레스가 대단히 크다고 알게 되었죠. 요새 학생들은 사춘기가 빨리 오고 맞벌이 가정도 많아요. 완벽해야 한다는 불안과 우울에서 그들을 꺼내고 싶어 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3차시 다양한 리듬과 친해지는 학생들

왜 중학생인가요?

90년대엔 고등학생이 될 무렵 학업 스트레스가 시작되었다면 요즘엔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 초반부터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죠. 국영수보다 예술을 접할 기회가 적다 보니 여기 와서 자기를 표현하길 바랐어요.

참여한 이들의 스트레스, 정말 해소되었나요?

처음에는 낯설어 그랬는지 “해보세요”라고 해야 겨우 했는데, 이제는 일찍 와서 재료를 먼저 뒤져보고 오늘은 뭐하냐면서 묻고요. 학생들의 표정이 밝아졌어요. 이제는 뭐 해볼까 물으면 나서서 말하더라고요. 자기감정을 편안하게 드러내기만 해도 스트레스는 가라앉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발자국 음표 LP판을 만들었어요

실수해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다고요.

매번 만들어요. 만들자고 하면 처음엔 학생들이 예시를 보고 비슷하게 따라 하려고 해요. 그럼 항상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정답은 없어요. 표현하고 싶은 대로 합시다”라고 이야기해요. 그렇게 점점 자유롭게 표현해도 된다고 인지하더라고요. 자연스럽게 틀에서 벗어나 보면 내가 틀리지 않았고 괜찮다고 스스로 알게 돼요.

감정을 표출하고 내적 치유를 한다는 점이 독특했습니다.

아, 감정을 끄집어내는 이유요? 자유롭게 표현했을 때 저희는 한 숟갈 더 얹어 그렇게 표현하면 기분이 어떠냐고 자꾸 물어봐요. 저도 강사분들도 처음이라 그들의 반응이 궁금해서요. 수업이 잘 흘러가고 있는지 짚어볼 수 있어요. 묻지 않으며 저 혼자 상상하고 판단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저렇게 물어보면 학생들 마음이 딸려 나와요. 표현하면서 자연스레 자기의 감정을 다시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고 믿어요.

▲ 4차시 악기 만들기

인터뷰를 마치고 “지금 하는 프로그램에 구십 프로 만족한다. 제가 해보고 만족했던 프로그램들을 다 끄집어냈다”라고 수줍게 웃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첫 프로그램이기에 더욱 어렵겠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감정에 집중하는 그녀를 응원한다.

국윤미술관

https://cafe.daum.net/yyw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