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호] 미로센터에서 꽃 피우는 코워크 / 정혜원 모담지기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23-09-26 조회수 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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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센터에서 꽃피우는 코워크

 

 

                                             인터뷰이 : 강희정(비알스페이스 사무국장)

                                                                  취  재: 정혜원 모담지기

 

 

문화예술교육은 대상, 프로그램, 공간의 삼박자가 중요하다. 프로그램이 좋아도 참여할 대상이 없으면, 대상이 많아도 그들을 수용할 공간이 없으면 안된다. 

2019년 11월, 광주 동구 예술의 거리 입구에 문화예술 서비스를 지원하는 ‘미로센터’(이하 ‘미로’)가 개관했다. 아름다울 미(美)와 길 로(路)를 사용해 ‘예술의 거리’라는 본연의 의미를 살리고 아름다운 예술활동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찾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로는 문화예술 단체들이 삼박자를 맞추는 데 협력하며 단체끼리 교류하도록 독려한다. 실제 센터에서는 다양한 장르를 다루는 문화예술 단체들이 네트워킹을 통해 함께 일을 벌이고 있다.  미로 개관부터 협력단체로 함께한 ‘비알스페이스’ 강희정 사무국장을 만나 문화예술 단체 사이에서 미로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그곳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이야기했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시작한 인터뷰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는 강희정 강사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비알스페이스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강희정입니다.

수업을 막 끝낸 것 같은데, 오늘은 무엇을 했나요?

내가 그린 미로라고, 미로에서 주관하는데 저희가 수업을 두 번 맡아서 해요. 그래서 인터넷으로 하는 코스페이시스를 주제로 아이들을 만났어요.

올해 진행하는 예술시민배움터도 미로센터에서 진행하고 있고, 개관부터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요?

미로는 광주광역시가 국토교통부 원도심 활성화 사업에 지원해서 만들어졌어요. 그 당시 예술의 거리가 굉장히 죽어있었고 예술인들도 이곳을 떠난 상태였죠. 그래서 여기에 통합 문화공간을 만들어 활발하게 활동하자며 만들어졌어요.

미로는 비알스페이스에 협업을 하자고 제안했고, 협업 단체 일곱 곳이 모여 라운드 테이블을 열었어요. 초기에는 미로가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할지를 매달 모여서 의논했어요. 단체들은 활동 공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고, 미로는 그것을 제공할 수 있다고 해서 지금까지 잘 쓰고 있어요.

  

’예술시민배움터’ 중 ‘이상한 동물이 나타났어요’ 수업에서 정크아트를 하고 있는 아이들 (사진제공_비알스페이스)

 


 

미로 공간을 사용하는 게 도움이 되었나요?

그렇죠. 공유공간이어도 장소비를 받거나 관련 회사·단체만 빌려주는 곳도 있는데, 미로센터에는 입주 단체가 없기 때문에 외부 단체가 사용할 수 있었고, 민주적으로 운영이 잘 되고 있어요. 공간 대여에 적극적이고 설치된 장치들도 다 사용할 수 있게 해줘요. 더 필요한 것은 없는지 살펴주고요. 단체 입장에서는 참 고맙죠.

 

그렇군요. 공간을 찾는 단체에게 정말 큰 힘이 되겠어요. 단체끼리 네트워킹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고요?

문화예술 단체끼리 협업하면 더 좋은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어요. 미로는 협업 단체들을 위해 장소와 시간을 제공하고, 단체끼리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거죠.

문화예술 단체들은 사업비를 받아 운영하기 때문에 서로를 경쟁자로 여기기도 해요. 하지만 장르나 교육대상이 전혀 다른 단체들이 모이니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어요.

재작년에는 협업 단체 중 한 팀이 문화예술교육거점 구축사업을 받았고, 그래서 저희끼리 각자의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모임을 열었어요. 우리는 프로그래밍, 정크아트 사례를 발표했고, 재즈 단체는 음악 만드는 법을, 연극 단체는 연극 만드는 법을 알려줬어요.

그때 여섯 팀이 모였는데, 이 때 협업의 물꼬가 트였지요. 다른 단체를 보면서 나도 배워서 써먹어야겠다’, ‘저 선생님 초청 강사로 섭외해야지하는 생각을 했고, 실제로 코워킹으로 이어졌어요. 미로에서 만났기 때문에, 장소와 시간을 제공받고 또 이런 모임을 열었기에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었어요.


▲정경화 선생님과 함께한 연극 시간, 정말 적극적인 아이들(사진제공_비알스페이스)

 

 

실제로 협업해서 만들어낸 수업이 궁금해요.

그 모임에서 만났던 연극하는 정경화 선생님을 두 번 초빙했어요. 첫 번째로 극장에서 아이들이 연극 발성을 배워 짧게 연기해봤고, 두 번째 시간에는 짤막한 대본을 만들어 모둠별로 연극을 해봤어요. 아이들이 발성과 제스처를 배우니까 좋아했고, 아주 날아다니더라고요. 그렇게 적극적인 모습 처음 봤어요.

 

하하. 성공적인 협업이었네요.

제가 아무리 따라 해본들 전공자가 아니잖아요. 전문가가 하면 교육의 질이 틀려요. 아이들이 한 시간을 하더라도 좋은 교육을 받게 하고 싶어요. 협업의 중요성을 봤죠.

 

미로와 단체들도 활발히 협업 중인가요?

놀이요점빵이보미 대표도 미로 공간에서 활동하고 있고요. 제가 내가 그린 미로에서 수업한 것처럼 미로의 자체 프로그램에 강사로도 참여하고요. 올해는 미로에서 예산을 지원해서 장애인 동아리 수업을 하고 있고요.

 

불편한 점이나 아쉬운 점도 있을까요?

올해는 47개 단체가 미로센터와 협업 중이에요. 덩치가 커졌다는 것은 미로가 그만큼 잘 돌아가고 있다는 거죠. 다만 재작년처럼 깊이 네트워킹하기는 어려워요. 매달 모이던 것이 작년에는 다섯 번으로 줄었고, 올해는 6월에 한 번 모였어요. 사람이 많아지니까 알던 팀끼리 그룹 지어 움직이는 것도 보이고요. 예전처럼 전혀 다른 장르와 자유롭게 소통하기 어려우니 좀 아쉽죠.

 

앞으로 미로센터에서 어떻게 네트워킹이 이루어져야 할까요?

먼저 관심있는 분야나 배우고 싶은 분야에 따라 그룹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실업 청년에 관심있다, 컴퓨터 코딩에 관심있다등으로 주제를 정하고 그렇게 모이게 해서 네트워킹 해야죠.

 

그렇게 하면 잘 모르던 팀끼리도 엮일 수 있겠네요.

그럼요. 관심사는 매년 달라지니까 모이는 팀들도 계속 달라지겠죠. 마음 맞는 팀끼리 같이 사업계획서를 써서 지원할 수도 있고요.

 

 
▲미로센터 전경(사진제공_미로센터)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한다. 

문화예술 단체들은 문화예술을 통해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대상에게 더 넓은 범위의 교육과 양질의 경험을 제공한다. 하지만 현실은 사업을 따기 위해, 공간을 구하기 위해 단체끼리 경쟁한다. 이런 상황에서 공간을 내어주고 단체끼리 네트워킹을 독려하는 미로센터의 행보가 반갑다. 각 단체의 협업으로 교육의 질은 높아지고 대상은 만족한다. 백지장이 아닌 문화예술교육 발전이라는 목적을 맞들어서 단체도 기관도 마음을 모아 문화예술이 상생하고 공존할 수 있는 광주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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