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를 위해 내면의 색을 찾는 중인 ‘흰 백’의 사람 / 김영주 모담지기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23-12-26 조회수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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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를 위해 내면의 색을 찾는 중인 흰 백의 사람

 

_김영주 모담지기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저는 욕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어릴 때는 제가 욕심이 많은 사람인지 몰랐어요. 학창시절에 친구에게 양보하거나 뺏기거나 할 때도 속상하거나 아쉽긴 했지만, 잠 못 이룰 정도로 슬프거나 분노한 적은 없었거든요. 그래도 좋아하는 과목의 점수가 잘 안나오거나 대회에서 입상을 하지못했을 때는 울기도 했어요. 부모님의 그늘에서 조금 벗어나 선택의 폭이 자유롭게 되면서 서포터즈 활동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사회적인 경험을 쌓게 됐어요. 그러면서 성장하는 욕심을 채웠던 거 같아요.

이게 왜 욕심이냐고 하는 분도 있을 텐데, 일단 욕심의 사전적 정의는 분수에 넘치게 탐내거나 누리고자 하는 마음이에요. 예를 들면 제가 하고 싶은 대외활동, 들어가고 싶은 회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어느 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아등바등 다 붙잡고 있거든요. 모두 포기하지 않고 다 이루려는 것이 장점이기도 하지만 욕심을 따라오지 못해 아파 버리는 몸을 보면 스스로에게 미안한 일이라고 생각 들기도 해요. 하지만 이런 욕심이 제가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어요.



인터뷰를 할 때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요?

인터뷰이의 긴장을 풀어주고자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다보면 이야기의 알맹이는 빠진 채 대화가 오갈 때가 있더라고요. 그때 인터뷰이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지 추가 질문을 통해서 이끌어내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인터뷰이의 정보를 숙지하고 가기 때문에 독자보다 정보력이 있고, 현장에서 인터뷰이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비언어적인 표현을 통해 쉽게 이해가돼요. 그래서 추가질문 하는 것을 간과할 때가 있는데, 독자는 제가 표현한 글만 보고 내용과 인터뷰이를 이해해야하기 때문에 디테일한 이야기를 이끌어내는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문화예술교육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문화예술교육을 무어라 정의하게 됐나요?

문화예술교육은 감정이다. 모담지기 활동을 하기 전에는 문화예술교육 하면 밝고 웃음이나는 이미지였어요. 하지만 생애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취재해보면서 마냥 웃음만 나는 것은 아니고, 누군가는 슬픔을 가지고 오기도 하더라고요. 일상속에서 웅크리던 슬픔과 분노를 가져와서 치유하고, 잠시 잊은채로 웃기도 하고 말이에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과 기획하는 사람 모두 감정이 들어가는거 같아요.

 


모담지기를 하기 전과 지금, 당신은 달라졌나요?

경청할 수 있는 사람으로 달라졌어요. 이전에는 사람들 사이에서 내 이야기를 많이 하고, 대화를 이끄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제가 잘 듣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 들더라고요.

모담지기 활동을 통해 인터뷰이 이야기를 경청하고 깊은 이야기를 이끌어 내면서 대화하는 법을 배운 거 같아요. 무조건 호응하고 대답하는 버릇을 줄이고, 내 앞에 앉은 사람의 안에 있는 진짜 이야기를 들으려고 말이에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요?

독립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는 아직 혼밥, 혼영이 어렵거든요. 제가 27살인데 주변에 아직 취업준비를 하는 친구들도 있고, 사회초년생으로 적응하는데 고군분투 중인 친구들, 결혼한 친구들, 육아를 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예전에는 다 같은 대학생, 직장인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다른 친구들이 많아져서 개인적으로 혼돈의 나이라고 생각해요.

결혼을 하거나 자취를 하는 친구들을 보면 그들은 독립에 성공한 것 같은 생각에 부럽거든요. 저는 취업을 하면서 경제적으로는 독립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아직 혼밥과 혼영도 못하는 사람이에요. 그래도 최근에는 혼자 콘서트를 보러 갔어요. 물론 처음에는 누군가와 함께 가야지라는 생각에 데려갈 사람을 찾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위해 혼자 가보자. 라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됐어요. 혼자 밥을 먹고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응원하고 광주로 내려오는 기차 안에서 왠지 심리적인 독립에 한 발짝 다가선 거 같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모두와 함께 사는 세상에서 완전한 독립을 한다는 건 사실 말이 안 될지도 모르지만, 2024년에는 올해보다 더 홀로 설 수 있는 단단한 사람이 되기를 노력하려고요.

 

△모담지기로서 활동한 나의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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