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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꿈다락토요문화학교]
나무로 만드는 나만의 행복
- 목공체험교실 ‘피노키오의 꿈다락’ 수업
송은호_8기 모담지기
인류가 나무를 자르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견고하고 균질한 속, 딱딱하지만 자르기 쉽고 가공하기 쉬운 결, 자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나이테와 향, 돌이나 흙과 달리 스스로 자라나는 성질까지……. 바위를 굴리고 흙을 뭉개서 집을 지었던 인류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무가 좋은 건축 재료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무로 된 집이 세워지기 시작했다. 나무로 된 가구들도 이때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적당히 단단하고 적당히 가공하기 쉬운 나무는 인류문명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였다. 플라스틱과 철, 시멘트가 넘치는 현대사회에서도 아직 많은 사람들은 나무로 된 집과 가구를 찾는다. 그것은 자연에서 나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인간의 유전자 깊이 각인되어온 자연에 대한 향수가 아닐까?
무언가를 만드는 데, 나무는 좋은 재료가 된다. 플라스틱이나 폴리에스터처럼 복잡한 화학물질과 공정을 필요로 하지도 않고, 철이나 쇠처럼 높은 용융점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나무를 자를 톱, 못을 박을 망치만 있다면 자연 속에서 얻은 재료를 통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요즘 세상에 가구를 직접 만든다니……. 차라리 이케아 같은 대형가구 매장에 가서 돈을 주고 사는 것이 더 편할 일일 것이다. 하지만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낸 것’에는 그만한 애정이 깃들기 마련이다. 목공작업은 장난감 조립이나 바느질 같은 작업보다는 ‘조금 더 어렵고’ ‘조금 더 힘이 든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 또한 작업을 통해 깨닫는다. 내가 작업에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인 만큼 그만한 애정이 물건에 깃든다. 그렇기에 원목공예는 물건을 만듦과 동시에 물건에 애정을 세기는 과정이다.
‘피노키오’ 이야기가 떠오른다. 목수인 재패토 할아버지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만든 나무 인형 피노키오. 요정의 마법으로 살아 움직이면서, 거짓말하면 코가 늘어나는 말썽쟁이이지만 재패토 할아버지에게는 그저 사랑스러운 아들이다. 그리스 신화 속 피그말리온이 상아로 살아있는 여인을 만들어 냈다면 나무로 만들어낸 인간은 피노키오라고 할 수 있겠다.
필자는 10월 28일 토요일 광주 북구 오치동에 위치한 원목공방 ‘통’에서 진행되는 ‘피노키오 꿈다락’ 수업에 다녀왔다.
공방으로 들어서니 향긋한 나무향이 먼저 느껴졌다. 공간 안에는 나무로 직접 제작된 책장, 의자, 연필꽂이, 장롱들로 가득했다. 모든 인테리어 소품들과 가구들은 이곳 나무로 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이 직접 제작하고 판매까지 하는 것들이라고 했다.
‘나무로 협동조합’은 2013년 10월 18일에 창립되었다. 시대적 트렌드인 웰빙문화와 함께 목조가구와 DIY 가구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일반인 및 청소년들의 전문적인 목공체험교육에 대한 수요가 생겨나자 교육자, 목공장인, 전문디자이너 등이 모여서 ‘나무로협동조합’을 만들게 된 것이다. 조합이 생긴 이후로 꾸준히 일반인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목공체험수업 그리고 목조가구를 직접 제작하여 판매를 하고 있다. 원목공방 ‘통’은 원래 각화동에 있다가 최근 오치동으로 이사를 하였다고 한다. 오늘 필자가 찾은 ‘피노키오 꿈다락’ 수업 또한 그 활동들 중의 하나였다.
수업이 진행되는 작업실의 모습은 우리가 흔희 생각하는 일반적인 문화체험학습 수업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화이트보드에 책상에 앉아서 하던 여타 수업과는 달리 강의실은 교실보다는 공방의 모습에 가까웠다. 나무 가루가 주변에 한가득 쌓여있었고, 나무를 제단하고 가공하는 거대한 기계들이 서있었다. 나무판자들은 벽을 기대고 길게 진열되어 있었고 학생들은 두꺼운 목공용 앞치마를 입은 채 진지하게 작업에 임하고 있었다.
“여기서 1mm 위를 남겨줘야 해요. 그래야 나무가 뜨지 않고 잘 붙어요.”
박영호 선생님께서 커다란 나무판자를 보여주시며 한창 수업을 진행하고 계셨다. 오늘 수업의 목표는 나무 벤치의 다리와 판자를 튼튼하게 연결해주는 지지대를 만드는 작업. 쉽게 볼 수 있는 흔한 나무벤치였는데도, 만드는 과정은 만만치 않다. 만드는 과정 중 1미리만 어긋나도 판자가 떠버리고 이음새가 제대로 맞지 않는 일 부지기수다. 나무벤치 하나 만드는 것이 이렇게 힘들구나...... 그만큼 정교한 설계와 작업들이 들어가야 했다. 수업에 참여한 아이들과 부모님들은 한창 벤치의 판과 다리에 못을 박고 있었다. 아이들이 연필과 자로 못을 박을 부위를 그려놓으면 드릴로 못을 박는 것은 힘센 부모님들의 몫이었다. 총 10주간 진행되는 수업으로 8번째 수업 때, 나무는 어느새 그럴 듯한 벤치의 모습을 띄고 있었다.
‘피노키오 꿈다락’ 수업은 청소년들에게 원목공예수업을 통하여 진로탐색과 직업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아이들은 작업을 통해 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나무책상과 나무의자들이 어떤 과정으로 제작되고 목공작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체험할 수 있다. 동시에 세상의 하나뿐인 나만의 작품을 만드는 경험을 시켜준다. 그로인해 노작활동의 의미와 자아실현의 성취감 및 흥미를 얻는 것은 덤이다. 총 10주간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DIY 가구제작 기초이론, 디자인 및 도면 그리기, 재단 치수 및 절단도 작성, 도면 맞춤 제작 실습, 가구 용도에 따른 공구 사용법 교육, 칠 종류 이해 및 실습 등 간단한 나무 가구를 제작하는데 필요한 핵심적인 기술을 가르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10명에서 30명의 가족 단위 신청을 받고 있으며 수업은 1주일에 1번, 토요일 1시 반부터 5시까지 3시간 반정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