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걸린 달력에 다가가 날짜를 하나하나 짚으며 셌습니다. 믿어지지 않아 조금 느리게 다시. 추석 연휴가 무려 열흘입니다. 학교는 10월 10일에 재량휴업을 한다고 하니, 열흘 쉬는 이들이 꽤 되지요. 일주일에 이틀 쉬는 데 최적화된 몸과 마음이 요동을 칩니다. ‘뭐 하지, 어디 가지, 누구 만나지.’ 미지의 엑스를 찾는 방정식만큼 어렵지만, 좋아서 콧구멍이 벌렁거립니다.
그러다 인간의 똑똑한 몸에선 길항작용이 일어납니다. ‘뭘 꼭 해야 해? 차 많고 사람 많은데 나까지 기어나가야 해? 집에 있자. 드라마랑 웹툰 봐야지. 구독료가 아깝다. 아…. 글지 말고 밀린 일이나 할까.’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은 결국 조화를 이루고, 이내 심박수는 내려갑니다. 암튼 간에 내 몫 하며 사느라 욕보셨으니 뭘 하든 하지 않든 열흘 끝엔 개운하길 바라네요.
‘아뜨르릉’은 긴긴 시간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로부터 십 년 후”랄까요. 2015년에 문화예술교육 ‘바퀴달린학교’에서 그림 그리고 이것저것 만들고 먹고 뛰놀았던 어린이 열여덟 명을 기언치 찾아냈습니다. 그때 그 세 명의 선생님들이요. 올해 스물이 된 그들의 황홀한 고백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바퀴달린학교’는 ‘창의예술학교’ 중 하나입니다. ‘창의예술학교’는 광주다운 문화예술교육을 궁리하며 생겨났고요. 집채만 한 지원사업 아래 우르르 모였다가 흩어지고 이내 사라지지 않도록 문화예술교육 단체들이 연대해 한 해 한 해를 함께 꾸렸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윤여란 님이 전합니다.
세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글로 적는 영화’에서 찜한 영화는 〈나의 올드 오크〉입니다. 오랜만에 둘러앉아 먹고 또 먹는 추석에도, 외따로이 떨어져 남 좋은 일하는 여러분 같은 문화예술교육 동지들에게도 찰떡처럼 어울리는 작품이죠. 연휴에 요 영화 보면 쓰것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