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코스피 4000 시대가 열렸다"라고 자축하는 뉴스를 듣고 좋은 일인갑다 싶었습니다. 나라 형편이 펴지는 모양인데, 국민도 덕 좀 보려나 쬐끔 기대하면서요. 또 어제 오후. "이젠 다들 문화산업에 관심이 많죠. 문화예술교육은 아니에요." 광주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이십 년 넘게 일해온 한 선생님은 한 겹 바지에 오들거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의 시선 끝엔 빛고을시민문화관 벽에 걸린 '광주 문화예술교육 축제 - 아트날라리'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었습니다.
문화예술교육이라는 여섯 글자를 붙잡고 벌인 일들은 대체 어디로 흘러들어 가고 있을까. 답 없는 질문을 뇌까렸습니다. "겨우 몇 사람 가지고 몇 달 동안 이 돈을 써요? 그거 보다 몇 백 명한테 공연 한 번 하는 게 낫죠." 문화예술교육이 궁금하다면서 이내 숫자만 슥 훑고 가는 관계자들의 복붙 반응이 떠올랐습니다. 돈 되는 일이 돈 안 되는 일을 오래오래 밀어주면 세상은 어떻게 달라질까. 뭐, "문화예술교육만 짱이다" 이런 소릴 하려는 건 아니고요. 문화와 예술로 사람을 변하게, 성장하게 돕는 일은 귀항께요.
에이, 벼락같이 추워져서 마음도 오그라드나 봅니다. 이럴 땐 여러분이 벌이는 뜻있는 뻘짓거리를 구경하는 수밖에. 월계초등학교 어른과 아이가 가꾼 구들장 논에 풍년이 들어 가래떡 뽑아 나눴다는 농한 풍경, 대일밴드 하나 믿고 못과 망치를 손에 쥔 어린이 목수들 옆에서 붕붕 설레었던 추소현 씨의 고백, 풀 뽑는다 밥 차린다 그림 그리기 싫다며 내뺀 고흥 할머니들을 떠올리며 사람과 사람 '사이'를 큰 눈으로 다시 들여다본 극작가의 깨달음을 엮었습니다.
세 사람의 이야기가 뜨거운 김 뿜는 다리미처럼
까닭 모르게 구겨진 마음을 쫙 펴고 지나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