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다움의 문화예술교육을 위하여_김광욱(광주전남연구원)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18-12-11 조회수 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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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다움의 문화예술교육을 위하여

 

김광욱(광주전남연구원)

 

 대한민국에서 문화예술교육은 10년 남짓의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정책의 짧은 역사에 비해 확장 속도는 매우 빨랐다. 전국적으로 광역지원센터를 두고 운영 중이며, 문화예술교육사는 기하급수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급격히 늘어났다. 물론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지만 여러 지표들은 문화예술교육이 양적으로 성장했음을 증명하고 있다.

 

 어쩌면 지역에서 문화예술교육 계획을 수립한 것이 처음이라는 사실조차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지금까지 변변한 지역 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한 채 중앙의 사업을 지역에서 대행해주다 보니 10여 년이 흘렀을 뿐이다. 그렇게 올해도 사업을 진행하려나보다고 짐작했지만 어느날 갑자기 정부의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을 통보하면서 법대로 올해 안으로 지역계획을 제출해달라고 요청이 왔다. 그야말로 거칠고 날 것 그대로로의 모습으로! 여기에 덧붙여 용역비는 예산이 없으니 특정 사업비에서 2천만원을 마련하여 시행하라는 것은 2018년 국가 정책의 민낯이기도 하다.

 

 그때의 황당함이 아직도 선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최종보고는 끝나버렸다. 문화예술교육 지원협의회도 부랴부랴 11월에 처음 열리게 되었고, 불과 2주만에 중간보고와 최종보고도 치렀고 이제 정부에 제출을 앞두고 있다. 비단 광주뿐만 아니다. 10월에 전국단위의 회의가 있었는데, 올해를 넘기는 지자체도 제법 있었다. 그야말로 전국적으로 난리법석을 피운 셈이다.

 

 서론이 길었지만 다시 한 번 곱씹는 이유는 지금까지는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실행이다. 2022년까지 앞으로 4년, 결코 길다고도 짧다고도 말할 수 없는 시간 동안 정신을 바짝 차리고 한 겹 한 겹 지역의 적폐를 벗겨내며 광주다움의 문화예술교육이 자리잡도록 부단한 노력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 자리를 빌어 4년의 계획 중 핵심적인 사업 세 가지를 소개하면서 가급적 많은 시민과 함께 광주 문화예술교육의 비전을 공유하고자 한다.

 

 첫째, 광주문화예술교육배움청 설립이다. 전국의 모든 광역센터가 그러하듯 광주광역센터 역시 문화재단에 속해 있으며 팀 단위로 운영 중에 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중장기 계획 없이 중앙의 사업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었던 것은 지금의 시스템 덕분(?)이다. 하지만 이면에는 지역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무기력할 수밖에 없었고, 지역의 역량을 모으기가 쉽지 않았다. 문화예술교육을 위해 필수적으로 협력해야 할 광주시교육청, 광주평생교육진흥원 등과 형식적인 협의체 하나 만들지도 못했다. 문제의 원인을 살펴본 결과 문화재단 내의 광역센터가 지닌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제 광역센터는 달라져야 한다. 지역에 문화예술을 공급하는 공급자로서 혹은 중앙정부의 사업 대행자로서의 역할을 지양해야 한다. 문화예술교육의 허브(hub)를 지향해야 한다. 지역의 자원들을 모으고, 필요한 곳에 자원을 배분하고, 광주에 맞는 교육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역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문화기반시설과 문화단체, 그리고 교육 관련 기관과의 협의체 구축은 필수다. 이상의 다양한 역할을 감당하려면 인원 보강은 물론이고 독자적인 조직으로 재탄생해야 한다. 새로운 문화예술교육, 새로운 광역센터를 위해 ‘광주문화예술교육배움청’을 제안한다.

 

 둘째, 생활권에 문화예술교육 배움터 설치를 제안한다. 지금까지는 광역센터에서 문화예술교육단체로 바로 이어져 사업이 추진되었다. 당연히 지역적 안배는 고려되지 않았다. 문화예술교육 단체나 공간의 분포를 보면 인구가 적은 동구가 광산구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교육의 수혜자를 살펴보지 못했지만 광산구민의 상대적 소외를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광주의 지도를 놓고 다시 그려야 한다. 어느 지역에 유동인구가 많고 거주자는 얼마나 많은가? 그에 따라 문화예술교육 배움터를 설치해야 한다. 문화예술교육 배움터는 광역센터의 하위개념인 기초센터로 파악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배움터가 생활권역에 따라 분포됨으로써 지역간 균형을 유지하면서 수요가 많은 곳 위주로 교육 프로그램이 공급되며 장기적으로 정책의 효율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광주시 빅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배움터는 24개 정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4년 내에 모두 설치하기는 불가능하다. 매년 2곳씩 4년 뒤 8곳만 설치하더라도 미션 성공이다.  

   

 셋째, 문화예술교육 ODA사업이다. 현재 문화예술교육 ODA사업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국가對도시’의 형태로 펼쳐지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의 현장을 감안할 때 ‘도시對도시’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서 상기해야할 것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와 광주에서 자체적으로 펼쳐 왔던 아시아 저개발국가 대상의 의료지원활동이다. 

 광주는 오래전부터 아시아 저개발국가를 대상으로 ODA를 펼쳐왔다. 의료활동에 국한되었던 것을 문화예술교육으로 확대하면 된다. 마침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에서도 ODA를 본격적으로 펼칠 것으로 보인다. 기회는 곧 온다. 국제교류보다 복잡한 형태이고 세밀하게 추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고려사항이 아니다. 광주니까 해야한다. 광주의 문화예술교육 역량을 강화하는데도 도움이 되고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는 물론 수혜국에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

 

 앞으로 가야 할 4년의 길이 쉽지 않음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럼에도 단호하게 주장하는 이유는 절박함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계획도 ‘광주는 안돼’가 일성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광주형 일자리’를 보고 느낀 점이 있다. 댓글들을 보면 ‘광주’기 때문에 기본(?)으로 달리는 악성댓글들이 있다. 놀랍게도 ‘광주형 일자리’관련 기사들의 댓글에는 그것이 몰라보게 줄었다. 결과와 상관없이 그것만으로도 ‘광주형 일자리’는 긍정적 요소가 있다. 도전했으나 실패하면 과정을 반추하여 능력을 보완하고 다시 도전하면 된다. 꿈★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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