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문화예술 교육에 대한 단상_박준수(광주매일신문 주필·시인)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19-05-08 조회수 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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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문화예술 교육에 대한 단상

박준수(광주매일신문 주필·시인)

 

 언론사에 30년 이상 종사해오면서 가장 가까이 접하는 영역이 문화예술 분야가 아닌가 싶다. 지역 언론의 역할이 지역문화 창달에 있거니와 필자 또한 문인으로 활동하고 있어 자연스레 친숙해진 것이다.
 또한 광주가 예향이자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서 위상을 가지고 있어 문화예술은 그 만큼 높은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광주 문화예술 교육에 대한 필자의 몇 가지 생각을 적어보고자 한다.
 광주 문화예술을 수용자의 관점에서 볼 때 지역성(地域性)은 중요한 화두이다. 요즘 회자되는 ‘광주다움’이란 말도 향토성을 강조한 표현이다. 광주의 색깔을 이야기 할 때 전라도의 전통적인 풍류가 기저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전라도 풍류의 특징을 ‘한(恨)’과 ‘신명(신바람)’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라도인의 기질과 자연환경, 그리고 역사의 굴곡이 어우러져 잉태된 에네르기로 모든 문화예술에 깃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현대사에 이르러 가장 두드러진 변곡점은 80년 5월이다. 이 사회변동이야말로 ‘광주다움’을 극대화시킨 결정체이다. 여기에는 광주사람들의 공동체정신, 정의로움, 생명과 평화정신이 함축돼 있다. 기억의 저편, 독재의 서슬이 엄혹한 시절. 우리를 단단히 붙들어준 것은 기호(記號)였다. 김준태 시인의 ‘아 아 광주여, 무등산이여’와 같은 문자와 메시지였다. 오월이 시들지 않고 늘 푸른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원천은 바로 문화예술의 힘이다.
 그 소리 없는 외침은 지속적으로 예술적 양식으로 표출되고 있다. 지난해 개봉된 ‘택시운전사’ , ‘1987’과 같은 영화들이 최고 1천200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은 것은 그 만큼 진실의 힘이 감동을 크게 추동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광주의 5월은 특별한 축제들이 만개한다. 39주년을 맞은 올해 5월에도 광주의 아픔, 정신 계승 메시지를 다양한 화법과 변주로 표현한 공연, 전시 등이 잇따르고 있다. 시민들이 ‘광주다움’의 미학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필자는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므로 창작자의 입장에 있기도 하다. 예술 창작은 일차적으로 개인만족의 활동이지만 대중에게 공표된다는 점에서 사회적 지향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창작물은 개인의 차원을 넘어 그가 속한 공동체의 성과물로서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다. 김준태 시인의 시가 80년 5월 광주를 대변하듯이 대부분의 문화예술작품에는 시대정신과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따라서 창작자들은 일정부분 사회적 공인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문화예술이 저변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창작자와 시민과의 소통의 공간이 더욱 넓혀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요즘에는 도서관, 문화센터, 문화원 등 여러 기관에서 작가와의 만남이 이뤄지고 있지만 참여작가는 극히 제한적이다. 따라서 관련 예산을 대폭 늘려서 교류기회를 늘려주었으면 한다. 광주문화재단 산하 ‘광주문화예술교육센터’가 가교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광주시내 각 자치구마다 문화예술 교육기관들이 산재해 있어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다. 필자도 동구 문화센터에서 영상제작, 드라마쓰기, 웹뉴스 제작 등 과정에 참여해 유익한 배움을 습득했다. 그러나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의 경우 해당지역 주민이 아니면 참여가 제한되는 경우가 있다. 정원을 초과한 경우라면 모를까 미달되는 상황에서도 참여를 제한하니까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자치구 예산으로 운영되는 것이라 지역주민에게 혜택을 주고자하는 취지는 이해되나 문화복지의 공공성과 보편성 차원에서 문호를 개방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문사에서 오래 종사하면서 지역신문의 역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오고 있는 터다. 지역신문의 사명을 떠올린다면 지역문화를 보존·계승하는 것이야말로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신문은 미디어 가운데 기록성이 뛰어난 매체로서 지역문화를 발굴하고 보존 및 계승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 또한 오늘날 미디어는 과거처럼 사회환경 감시나 비판기능에 매몰되지 않고 정보전달, 교육기능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따라서 문화예술기관들이 지역의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효과적인 전달수단이 될 것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광주매일신문에서는 2년 전부터 ‘광주문인협회와 함께 하는 문학마당’ 코너를 신설해 지역문인들의 작품을 정기적으로 게재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광주사진작가협회와도 매년 전국사진대전을 개최해 사진동호인들의 창작의욕을 고취시키고 있다.
 ‘광주문화예술교육센터’가 지역의 미디어들과 손잡고 정보와 자원을 공유한다면 지역문화 예술교육을 보다 튼실하게 영위해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끝으로 ‘창조도시’ 환경 조성을 언급하고 싶다. 광주가 명실상부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발전하려면 실험정신을 가진 열정 넘치는 예술가들이 광주로 몰려들게 해야 한다. 외부인들은 여전히 광주를 낯선 도시, 그들만의 도시로 인식하고 있다. 창조도시가 되려면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을 하루속히 바꿔놓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광주시의 적극적인 도시이미지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시민과 예술인 개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광주시의 정책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이상으로 광주 문화예술 교육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피력했지만 문화행정 현장에서 느끼는 관점과 상이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 갭(gap)은 독자들의 너그러운 이해로 메워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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