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호] 한복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평화로운 시간_정연이 통신원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19-06-07 조회수 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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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평화로운 시간
청소년삶디자인센터 살림공방 손바느질 클래스 ‘오방장 두루마기

통신원 정연이

한복 가깝지만 멀리 있는 그대
 2018년 2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개관함과 동시에 ‘한국전통문화센터’도 같이 등장했다. 국민들의 증가하는 해외여행 횟수만큼 방한 외국인들도 점차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한국 고유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한류체험에 대한 욕구가 커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옥마을을 가면 누구나 쉽게 한복을 대여하여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체험이 흔하다. 그런데 그 한복들은 우리 조상이 입었던 전통 한복이며 한복의 고유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들일까? 이번 손바느질 클래스의 전통 한복 전문가 ‘고영 대표’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유통되고 있는 한복의 80~90%는 중국과 베트남에서 제작된 것이라고 한다. 오늘 열린 청소년삶디자인센터(이하 삶디)의 살림공방 ‘수수학당 손바느질 클래스 : 오방장 두루마기’를 시작하는 심정은 밝고 긍정적이기 조금 힘들다. 고영 대표는 참가자분들에게 해드릴 말도, 알려드릴 말도 많다고 하신다. 참담한 우리 전통 한복의 현재 상황을 알고 손바느질 수업을 시작한다.  

▲ 살림공방 공간

 수업 시작 후 수수학당 담당자 볼볼이 센터를 처음 방문하는 참가자들을 위해 센터 소개도 잠깐 해주셨다. 여기서 ‘볼볼’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에서 느꼈을지 모르는데 이것은 청소년특화시설인 삶디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삶디의 뼈대를 세우고 10대들과 함께 살을 붙여가는 작업을 하는 사람들로 직원들을 ‘벼리’라고 부른다. 청소년들을 포함한 삶디 프로그램의 모든 참가자들은 ‘노리’라고 부르며 ‘노리’를 다양한 세상과 이어주는 제 3의 어른들을 ‘고리’라고 한다. 따라서 본인들이 원하는 명칭을 정하여 자유롭고 평등하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5월 31일부터 8월 9일까지 매주 금요일 ‘고리’인 크레스(고영한복문화연구소 대표)와 ‘노리’인 ‘네트’, ‘정이’, ‘블루베리’, ‘루치아’가 함께한다. 이날 통신원으로 참가한 나도 ‘베로니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그리고 볼볼은 재봉틀과 바느질, 업사이클 활동이 가능한 살림공방에서 이번 손바느질 클래스를 개설하며, 배냇저고리, 두렁치마를 거쳐 오방장 두루마기까지 지으며 우리나라 전통 손바느질을 제대로 배워보는 시간을 마련했다고 전하며 수수학당 기획의도를 밝혔다.


▲ 광주광역시청소년삶디자인센터 소개중인 볼볼

 본격적인 전통 손바느질을 배우는 시간이 크레스의 배냇저고리와 두렁치마의 설명으로 시작됐다. 우선 전통 손바느질은 양장 손바느질은 조금 다르다. 전통 바느질, 특히 한복바느질은 우리 민족의 성향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간드러진 곡선을 표현하는 것에서 많이 다를 것 같다. 첫 날은 두렁치마를 우선적으로 만들기 시작한다.


▲ 
오방장 두루마기 만들기 설명하는 크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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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렁치마 만들기 시작


▲ 두렁치마 제작 과정

 어느새 사진 찍히는 것을 쑥스러워하던 노리들은 고요한 숨소리에 바느질을 하기 시작한다. 정말 평화로웠다. 부드러운 손길에서 우리 선조들의 차분함이 느껴졌다. 한편으론 현대 사회로 넘어오며 무조건 ‘빨리빨리’라는 한국 사람만의 특징이 생겨버린 것에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또 사진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다림질도 한다. 한복은 다림질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어깨가 많이 아프다고 한다. 결국 ‘문화’라는 것을 계승하는 것은 한 사람의 노력으로 시작되고 이것이 퍼져나갈 때 이루어진다고 본다.
전세계에 通할 한국의 아름다움을 예언하다
 세계문화유산 조선왕릉인 정릉, 광릉 등의 제관복을 제작하는 궁중복식 전문가이면서 환경운동가인 크레스를 통해 전통문화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낀다. 과연 우리 것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는데 다른 나라의 문화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그동안 한복에 대해 관심도 없고 자주 입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면 크레스를 꼭 만나보기를 추천한다. 그렇다면 세계 여러 문화예술 중 한국, 우리나라가 가지는 강점은 무엇일까 궁금증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전통문화예술이 이렇게 특별한 이유를 크레스와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 크레스와 인터뷰

Q. 안녕하세요. 오늘 수업에 같이 참여한 통신원 베로니카(정연이)입니다. 수업 내내 우리 전통 한복에 대한 중요성을 말씀해주셨는데요, 그렇다면 크레스가 생각하시는 세계문화예술 중 한국전통문화가 가지는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예를 들면 북경 자금성의 처마와 한국 경복궁의 처마를 비교할 수 있겠네요. 자금성은 반듯한 직선으로 위엄을 보여줘요. 근데 경복궁은 간드러진 곡선이 있어요. 제 생각에 한국 사람들에겐 곡선을 표현하는 DNA가 있나 봐요. 석굴암의 미소라든지 반가사유상 같은 것들을 보면 다 곡선으로 이루어져있어요. 고려 불화도 마찬가지에요. 그 불화만 봐도 곡선들이 잘 써져있어요.
 한복 작업을 하다보면 요즘의 중국과 베트남에서 만들어 온 한복을 보게 되어요. 그냥 얼른 보기에는 한복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뭔가 이상하다고 일반인들도 알아차릴 정도에요. 어떤 곡선들이 사라졌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저는 가능한 그런 곡선들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을 해요. 전라도 표현으로 우리는 간드러진 곡선들을 표현할 줄 안다는 것. 그래서 우리의 작품들은 중국처럼 많지는 않지만 하나가 나와도 압권인 게 나오죠.
 저는 BTS가 나오기 전부터 우리 한류가 분명히 세계적인 것이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제가 한복을 영화와 드라마에서 입고 나올 때 예술적인 표현도 가미가 될 필요도 있지만 제대로 고증해서 입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으로 논문을 썼거든요. 어째든 우리 DNA에는 문화적인 표현들이 세련됐어요. 우리는 가깝게 아시아 문화로 중국, 일본, 우리나라를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되잖아요. 저는 우리 것이 세련됐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먹고 사는 것에 정신없었지만 이제는 정말 한복도 제대로 입었으면 좋겠어요. 그걸 다 버리는 게 안타까워요. 그런 것들을 찾아내고 이어내고 계승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어서 이런 수업을 하려고 해요.

한국이 가진 아름다움을 늘 마음속에 간직하자
 현재 유통되는 한복의 80%이상이 베트남, 중국에서 제작되고 있고, 세계문화유산에 한복이 중국 것으로 등재된 사실을 아시나요? 우리 전통 한복을 지키는 방법은 한가지입니다. 한복을 소중하게 여기자. 한복을 허투루 여기지 말고 제대로 입자. 

 수수학당 수업을 옆에서 같이 보며 나도 바느질에 참여하고 싶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맞춤형 문화예술교육, 청소년들이 다양한 세대와 어우러질 수 있도록 개방된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삶디만의 철학이 전통 바느질과 맞물려 더욱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배냇저고리와 두렁치마를 만들고 난 뒤, 남은 천들은 조각보 작품으로 만든다고 한다. 전통 바느질을 살려 만든 작품들이 얼마나 멋스러울지 기대해본다.

 

정연이 (10기 통신원)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청소년 문화예술교육에 깊이 빠져들고 싶어 문화예술기획으로 한 번 더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나는 발로 뛰어 문화예술의 현장과 친해지고 진실한 마음과 생각으로 글을 쓰겠다. 또한 모양새가 그리 곱지 않아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언제든지 마음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고 취재하는 통신원이 되겠다. 나는 내가 더욱이 꾸며진 미소와 외모보다는 자신을 정갈하게 다듬을 줄 아는 지혜를 맛보며 행복해 할 줄 아는 소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면 좋겠다. 의미 있는 삶은 온전히 나만이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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