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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다가가기
발산마을 ‘아트뷰티샵’展
통신원 김수영
살아가면서 우리는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보면 어쩌지?’,‘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생각할까? 혹시 다른 의견이면 어쩌나’등의 타인의 시선을 굉장히 의식한다. 그러다보니 점차 나를 잃어가고, 자신을 정확히 모르는 상황까지 이른다. 즉, 자신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너무 부족한 요즘이다. 하지만 요즘 베스트셀러 도서 목록에는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스누피, 나도 내가 참 좋은걸>,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힘든 나에게> 등의 에세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취업, 경력, 알바, 인간관계 등 현실의 벽에 치여 심적 여유가 없어진 현대인들에게 잠시나마 작은 위로를 건네주며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 스스로를 알아가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나’에 포커스를 둔 에세이가 대중들에게 관심 받고 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제야 남의 시선이 아닌 나, 자신의 내면을 조금씩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고자 노력한다는 것이 긍정적으로 보여 지고 있다. 그럼 책 말고 다른 방법으로 나에게 다가가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광주 서구 발산마을 안에는 문화예술 대안 공간, ‘아우라팩토리’가 있다. 아우라팩토리는 이번에 지역문화예술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아트 뷰티샵展’을 기획했다. 필자가 취재를 다녀온 날에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컬러링 자화상그리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자화상이라 함은 사전적 의미로 자기 자신의 얼굴을 그린 것을 의미한다. 그럼 자화상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외형을 닮게 그리는 것만이 자화상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본인의 모습을 상기해보며 나, 자신의 본질에 대한 탐구와 깊은 통찰을 함으로써 표현하는 것 또한 자화상이다.
“얼굴은 마음의 거울이라고 하잖아요.”
이번 프로그램은 박기태 작가님과 함께 진행되었다. 작가님은 아이들에게 새 캔버스를 나눠주며 자신이 생각하는 나의 모습을 그리면 된다고 설명해주었다. 하지만 막상 아무것도 없는 캔버스 앞에서 본인을 그리라고 하니, 머뭇거리고 한참을 그리지 못한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자 작가님의 작품을 직접 보여주며, 본인의 얼굴과 똑같이 그리거나 잘 그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고 추가 설명도 해주셨다. 아이들은 충분히 시간을 갖고 본인에 대해 고민해보다가 얼굴형, 머리스타일, 옷 등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자화상은 이렇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행위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너무 당연하게 나 자신은 내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했겠지만 갑자기 나에 대해서 표현하려고 하니 아는 것이 없어 당황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진지하게 나에 대해 관찰하고 고민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시작하는 것이 힘들었을 것이다. 이번 자화상 그리기를 통해 아이들은 자신의 미적재능을 뽐내기도 하고, 자신의 내면을 들어다 보는 연습도 할 수 있었다.
▲ 자화상을 그리는 아이들 / 다 그린 아이들
자화상을 그리는 것만이 아우라 팩토리에서 기획한 아트 뷰티展의 끝이 아니다. 이번 기획전은 3인의 작가 (박기태, 김성결, 이반석) 전시가 주로 이뤄져있다. 여기에 아이들의 작품 또한 전시되어 아이들에게 마지막까지 특별한 경험을 하게 해준다. 전시를 하는 공간은 (구) 언덕 미용실 이였던 공간이다. 미용실이라는 공간은 두발과 외모를 단정하게 하며 외적으로 아름답게 꾸미는 공간이다. 필자는 미용실이라는 공간을 활용해서 전시를 함으로써 자화상의 두 가지 면모를 너무나도 잘 나타냈다고 생각했다. 첫째. 미용실이라는 공간을 통해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남기려는 자화상의 의미, 둘째. 작가님들과 아이들의 작품들을 통해 내면의 자아를 표현하는 자화상의 의미로 생각해보았다. 이렇게 자화상은 외면의 나의 모습과 내면의 나의 모습을 아우르며 진정한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 아트뷰티샵展에 전시된 아이들의 작품
우리는 하루에 한 번 이상 자신의 외형적인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거울을 확인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하루에 자신의 내면을 확인하는 횟수는 얼마나 될까? 한 번도 돌아보지 못하고 하루를 보낼 때도 많을 것이다. 남의 기분이나 눈치는 수시로 확인하고 의식하면서 자신을 되돌아보지 않는다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오늘 프로그램을 함께한 아이들처럼 자신에게 다가가는 것이 처음에는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잠깐 시간을 내어 주변에 있는 연필, 볼펜, 색연필 등으로 자신의 외면과 내면을 그림으로 표현해 보는 건 어떨까. 짧은 시간이지만 타인이 바라보는 내가 아닌 오로지 나만을 생각 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일 될 것이다. 특히 날마다 내 표정과 감정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내 모습들을 확인 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어느 순간 타인에게 흔들리지 않는 온전한 나 자신과 마주하는 날이 올 것이다.
김수영 (10기 통신원) 나에게 삶이란 다시없을 즐거움을 위해 살아가는 것 이다. 따라서 나는 나의 즐거움을 찾으러 무던히 노력하며 살아가고자한다. 즉 나에게 즐거움은 삶의 목표이자 이유가 된다.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예술이다. 예술을 통해 내가 즐거움을 느끼며 살아가듯 많은 사람들도 예술과 함께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항상 지니고 있다. 이번 통신원을 통해 많은 분들이 예술 옆으로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안내하고자 한다. 앞으로도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며 살아갈 것이다. 예술과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