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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하나 되는 뜨거운 여름날의 판타지
2019 ACC월드뮤직페스티벌 (ACC World Music Festival)
송진주 통신원
매년 여름 무더위로 지쳐갈 때면,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페스티벌을 꿈꾼다. 후덥지근하고 불쾌한 날씨로 스트레스가 한가득인 요즘, 세상만사 온갖 고민과 걱정 모두 깨부술 순 없을까? 절로 흥이 나는 음악과 시원한 맥주, 맛있는 먹을거리들이 있다면, 이 세상 만수르라도 부럽지 않을 것이다. 얼마 남지 않은 여름방학기간 열대야로 잠은 안 오고, 그저 집구석에서 뒹굴 거리며 보내고 있다면, 우리는 이 축제에 주목해야할 필요가 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하는 광주 대표 여름축제 'ACC월드뮤직페스티벌(이하 'ACC 월페')'이 바로 그 해답이다!
▲ 피크닉을 즐기듯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
해마다 8월의 여름밤을 그냥 보내기 아쉬워 ACC 월페로 뜨거운 마지막 주말을 보내왔다. 그러나 올해는 10주년 기념과 함께 특별히 광주세계마스터즈수영선수권대회 기간과 맞물려서 8월 15일부터 17일(총 3일)에 걸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일대에서 진행되었다. 해가 서서히 지면서 선선해지는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 월드뮤직을 좋아하는 전 연령층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번에는 남부대와 선수촌을 거치는 ACC월페전용 셔틀버스도 운영하여 더 많은 이들이 함께 했다. 이번에는 광주세계마스터즈수영대회 관계자들도 참여하면서 여느 때보다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관람객들이 함께 즐겼다.
▲공연을 즐기는 다양한 관람객들
2010년을 처음으로 ACC월드뮤직페스티벌은 그동안 참여 아티스트 230팀, 관람객 약 15만 7천명이 함께 해오면서 명실상부 광주를 대표하는 글로벌 문화축제로 자리 잡았다. 다소 대중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월드뮤직’이라는 장르로 어떻게 10년째 사랑받아올 수 있었던 것일까? 아마 뭔가 익숙한 듯 신선한 음악으로 이색적인 무대를 선보이는 ACC월페만의 매력 때문이지 아닐까 싶다. ‘월드뮤직’은 민속음악과 클래식, 재즈, 록 등 다양한 장르가 결합된 것으로, 각 나라 민족의 ‘문화’와 ‘삶의 양식’을 담고 있다. 월드뮤직이 하나의 특색 있는 음악 장르로 자리 잡으면서, 매년 생소한 해외 아티스트들이라도 그간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한 이유로 진정한 ACC 월페 마니아들은 아티스트 라인업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신나게 즐길 마음만 준비한다.
▲ ACC광장에서 관객과 함께 호흡하며 즐기는 아티스트
ACC 월페에서 흥겨운 멜로디에 신나게 리듬을 타다보면, 금세 허기져서 찾게 되는 푸드존을 빼먹을 수 없다. 케밥, 타꼬야끼, 닭꼬치 등 최근 푸드트럭의 인기 있는 길거리음식들이 총집합하여 야외에서 공연 관람과 함께 즐길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좋은가? 그 뿐만 아니라 페스티벌의 현장이벤트도 마련되어 퀴즈를 맞히면 돈 주고 살 수 없는 ACC 월페 기념티셔츠를 받거나, 해시태그 행사로 ACC 친환경 등받이 종이의자를 받는 등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무엇보다 2019년의 ACC 월페는 특별하게도 ‘WMF 10주년 기념 전시회’가 마련되었다. 예술극장 로비에서 오전 10시부터 저녁 10시에 이르러 진행되었으며, 10년간 홍보했던 축제 포스터들과 축제를 빛내주었던 자원봉사자 월페반디(구 광월반디)의 활동 모습, 동서양을 막론하고 신나는 여름날의 추억을 남겨준 아티스트들의 모습을 연도별로 사진과 함께 전시되었다.
▲ 푸드트럭에서 길거리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
▲ ACC 월페 플리마켓
▲ ACC 월페 10주년 전시
이번 페스티벌의 꽃인 월드뮤직 메인무대에서는 국내외 초청팀으로 헝가리, 스페인, 인도, 이라크, 이란 등 10개국 13팀과 지역기반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밴드들로 이루어진 반디밴드 8팀이 참여했다. 국가와 지역을 막론하고 믿고 듣는 아티스트들을 엄선되어, 한 자리에서 세계일주를 하며 공연을 보듯 골라듣는 재미가 있다. 다양한 국가만큼 장르들도 다양하기에, 처음 ACC 월페를 관람하는 관객들은 막상은 어색하지만 금세 그 분위기에 젖어든다.
▲ 공연하고 있는 반디밴드 무드리스트 무대
본 페스티벌에서는 어떠한 무대보다도 열정적이고 새빨간 장미와 같았던 포르투갈 아티스트 ‘사라 꼬레이아’의 무대가 ACC광장에서 선보였다. 차세대 파두 여왕 사라 꼬레이아는 리스본 파두 하우스에서 입지를 다졌으며 포르투갈 음악 시상식을 휩쓸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정도로 파두 신예 아티스트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그녀는 포르투갈의 혼을 파두스타일로 쏟아내며, 화려한 조명과 드넓은 광장을 그녀의 목소리로 가득 채웠다. 풍부한 성량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관객들이 매료되면서 수많은 기립박수와 함께 강렬한 이미지를 안겨주었다.
▲ 빅도어스테이지에서 선보이는 월드뮤직
다음 무대로 스페인 밴드인 ‘엘 아미르’ 플라멩코 메디테라네오 앙상블의 열정가득한 공연이 이어졌다. 그들은 아랍 멜로디, 아프리카 리듬, 페스시안 사운드의 만남으로 현재 플라멩코 씬에서 가장 주목받는 밴드로, 각자의 개성이 담긴 독특하고 화려한 무대가 특징이다. 이들의 연주는 우아하지만 강렬한 춤과 전통의 모습을 간직한 음악으로, 오늘날의 플라멩코를 보여주며 안달루시아의 감성으로 눈과 귀를 사로잡는 무대를 만날 수 있다.
또한 아름다운 바이올린 멜로디로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던 ‘로비 라카토쉬’는 헝가리를 대표하는 집시 바이올리니스트로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악마의 바이올린 연주자, 재즈와 클래식계의 거장, 작곡가, 편곡자 등 그를 칭하는 다양한 수식어들은 독특한 그만의 예술적인 면모를 그대로 잘 보여준다. 대중적으로 익숙한 서양 악기들을 통해 그만의 뛰어난 기교와 즉흥연주로 지나가던 이들의 발걸음을 사로잡으면서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만족스러운 무대를 선보였다.
이번 ACC 월페의 첫날과 마지막의 무대는 이탈리아 6인조 밴드 보엠(B.O.E.M)이 멋지게 장식했다. 레게 덥 밴드에 뿌리를 두고 있는 그들은 흥겨운 레게 사운드와 덥(dub)베이스를 기반으로 포크 싱어 송 라이팅의 전형적인 감각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편안한 리듬감과 자연스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영어가사를 통해 관객과의 소통을 중시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자유와 평화를 향한 가사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하나의 지구촌 이웃임을 음악으로 증명시키는 자리였다.
▲ ACC월페의 마지막 공연무대
2019년 가장 뜨겁고도 시원하게 보낸 여름밤의 축제, ACC 월드뮤직페스티벌! 이는 관객 뿐만 아니라 이들을 위해 연주하는 각국 아티스트들, 공연팀 스탭, 월페반디 자원봉사자들 모두 함께 더운 여름을 버티며 신나는 여름날을 추억할 수 있었다. 음악으로 하나가 되었던 3일간의 환상적인 여름밤의 ACC 월드뮤직페스티벌을 통해 앞으로 어떤 국가의 실력 있는 아티스트들이 흥겹고 아름다운 멜로디의 음악을 들려줄지 기대하면서, 관객들은 내년 여름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본다.
▲ >▲ ACC광장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관람객
송진주 (10기 통신원) 하늘과 땅 사이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 이를 ‘문화’라고 쓰고 ‘인생’이라 읽는다. 우리는 매순간 깨달으며 배워나간다. 문화 또는 인생은 끊임없이 배우면서 재미나게 살아야한다. 그러므로 난 ‘유희하는 인간(Homo ludens), 송진주’로 살고자 한다. 나도 모른 사이에 문화와 함께 숨쉬고, 삶 속 깊이 스며들면서 지금의 내가 되었다. 그로 인해 문화예술기획을 전공하며, 앞으로 나를 포함한 모든 이가 유희하는 삶을 꿈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