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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숲에서 하루를!
남구민 북 페스티벌
통신원 김태희
바야흐로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 하늘이 높아 말이 살이 찐다면 사람은 지식으로 가득 채워지는 독서의 계절 9월이 찾아왔다. 그리고 독서의 계절과 딱 맞는 페스티벌이 광주 남구에서 진행되었다. <남구민 북 페스티벌>이 바로 그것이다.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게 기획된 이번 프로그램은 아쉽게도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봉선동 유안근린공원에서 봉선동 남구문예종합예술회관으로 변경되었다.
△ 남구민 북 페스티벌 프로그램 △ 페스티벌 부스들
변경된 장소로 인해 혹여 방문객들의 수는 적지 않을까, 규모가 작아지지는 않았을까 하는 염려를 가지고 방문한 문예종합예술회관은 우려와 달리 비바람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페스티벌을 방문했다.
△ ‘안녕? 너에게만 알려줄게!’ 부스
도착하여 천천히 페스티벌을 전체적으로 구경하던 중, 한 부스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안녕? 너에게만 알려줄게!’라는 조금은 비밀스러운 이름을 가진 이 부스는 언뜻 그냥 지나칠 수 있는 1층 가장 구석진 곳에 위치하고 있지만 독특하게도 천막의 철근에 다양한 동화책 표지를 걸어 놓았다. 다양한 동화책 표지들과 아이들을 단숨에 집중시키는 목소리를 동화구연을 하고 계신 선생님께서 나의 발을 끌었다.
△ 수업을 진행중인 선생님 △ 수업에 함께한 지구본
동화구연이 한창이던 부스는 선생님의 목소리에 집중한 채 눈망울을 빛내는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로 가득했다. 동화구연이 끝나고 지구본 모형을 가지고 연계 프로그램인 <나만의 지구본 만들기>가 시작되었다. 지구본 모형과 색종이로 진행된 프로그램은 지구에 우리가 함께 오랫동안 했으면 좋겠다고 하는 것들을 나누는 프로그램이었다. 단순해 보이는 이 프로그램 안에는 특별한 것들이 숨겨져 있었는데, 이는 바로 자연스러운 교육이었다. 색종이를 전달할 때도 아이들의 소근육을 자극할 수 있도록 손가락을 다양하게 이용하여 넘기고, 색종이 색이 바꾸고 싶다면 일방적으로 바꾸는 것이 아닌 서로의 의견을 물어가며 교환을 했다. 함께 지구에 대해 생각해 보고 더 나아가 함께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며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엿볼 수도 있었다.
프로그램이 종료된 후 이번 프로그램을 계획하게 된 계기를 여쭤봤는데, 우리가 늘 살고 있는 지구와 함께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보고 이를 표현해 보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고자 계획하게 되었다고 한다. 자신만의 지구본을 만들고 옆의 친구들에게 “너에게만 알려줄게”라며 자신이 함께하고자 하는 것을 나누는 참가자들의 모습에서 때묻지 않은 순수함과 어린 시절 잊어버린 순수함을 다시금 느끼게 되는 시간이었다. 독서와 함께 아이들의 교육이 함께 진행되었던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 ‘문학엽서 나눔전’ 부스
△ 마음에 드는 문구를 골라 선택한 엽서들
다음으로 방문한 부스는 ‘문학엽서 나눔전’이었다. 책들로 가득한 부스 가운데 책이 아닌 엽서로 가득한 부스였다. 이곳에는 다양하고도 많은 엽서들이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전문적인 시인이 아닌 아마추어, 학생, 일반인 등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작성한 시였다. 수 많은 엽서들은 서로 겹치는 것이 눈에 잘 띄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시와 일러스트들이 가득했다. 마음에 드는 엽서를 편히 고르라고 하시며 대신 절대 버리지 말고 잘 간직해달라는 당부를 하셨다. 다양한 엽서 가운데 지인들에게 선물할 엽서를 챙겨 다른 부스로 이동했다.
△ 페스티벌을 가득 매운 다양한 프로그램들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이하는 남구민 북 페스티벌은 독서문화 분위기 조성과 관내 주민들의 능동적인 독서 습관 유도를 위해 매년 열린다고 한다. 올해의 페스티벌은 <책(冊)숲(林)! 마법의 하루!!>라는 주제에 맞게 부스들은 다양한 콘텐츠로 가득했다. 인형극을 시작으로 추억의 간식거리, 가을밥상 차리기, 미니북 만들기, 나만의 부채 만들기, 독서 백일장, 시낭송 등 남녀노소 즐기기 좋은 콘텐츠가 함께했다. 페스티벌을 돌아다니며 하필 이번 주에 찾아온 태풍 ‘타파’가 얄궂게 느껴졌다. 원래 예정되었던 유안근린공원에서 페스티벌이 진행되었다면 더욱 다채롭고 페스티벌 같은 느낌이 들었을 거란 아쉬움이 남았기 때문이다.
△ 빗 속에서도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주민들
그럼에도 독서문화 분위기 조성과 능동적인 독서 습관 유도라는 취지에 맞게 페스티벌이 조성되어 있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책은 재미있는 것이라는 인식이 생길 수 있도록 인형극과 만들기 체험 등을 통해 책이 친근하게 느끼도록 함과 동시에 독서를 일상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또 책에만 치중되지 않게 중간 중간 체험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해 가족, 그리고 친구들과 페스티벌에 대한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구성되어 다채로운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오후 5시가 되고 모든 행사가 종료되었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가운데 진행된 남구민 북 페스티벌. 책의 숲에서 하루를 보낸 페스티벌 참가자들은 지식과 즐거움으로 가득 찬 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과연 내년에는 어떠한 주제로 주민들을 찾아올까? 올해의 남구민 북 페스티벌을 마무리되었지만 페스티벌을 통해 얻은 독서의 즐거움은 참가자들과 오랜 시간 함께하기를 바란다.
| 김태희 (10기 통신원) 문화예술을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을 통해 얻게 되는 기쁨이란 일반적인 상황에서 얻는 기쁨이나, 타인을 통해 얻는 기쁨, 목표를 이루었을 때 느껴지는 상대적인 기쁨과는 달리 인간의 내면에서부터 우러나는 감정과 정서를 풍성하게 함으로써 느끼게 되는 절대적 행복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언제나 문화예술로 뒤덮인 삶을 향유하며 다양한 문화적 경험과 콘텐츠를 통해 감정적인 풍요를 누리고자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