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호] 우리 부담 없이 이야기하고 자연스럽게 알아볼까요?_김재철 통신원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19-12-03 조회수 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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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점예술배움터 '예술교육살롱' 특집

우리 부담 없이 이야기하고 자연스럽게 알아볼까요?

태이움직임교육연구소 <Salon de modoo>

통신원 김재철​ 

 

 모임의 이유가 무엇일까? 일상생활을 하다보면 다양한 모임을 갖게 된다. 과거에는 단순히 사람들을 만나기 위함이라고 생각하였으나 근래에 들어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모임 또한 일(업무)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모임의 분위기와 내용도 점점 딱딱해지고 있다. 단순히 목적을 달성하고 모임을 끝내기 위해 정해진 틀에 내용만을 이야기하고 끝낸다. 이제는 모임이 편하게 즐기는 자리가 아닌 모임 구성원으로서 맡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무거움이 있다. 지금 필요한건 부담 없는 편안한 모임이다.

 광산구에 조금 특별한 모임을 찾아가 보았다. Salon de modoo(살롱 드 모두)프로그램은 광산구 청소년문화의집 야호센터를 거점으로 ‘태이움직임교육연구소’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으로 구(區)안에서 문화예술을 매개로 예술가들과 문화예술활동가 그리고 가까운 이웃들과 함께 살롱의 취지에 맞게 소통하고 차 한 잔하고 밥 한 끼하며 자연스럽게 관심 있는 것들을 교류하며 즐기는 장을 만들고 있다.

 살롱은 18세기 프랑스 문화로 단순한 사교와 오락의 장이 아닌 성별과 신분 간의 벽을 깬 대화와 토론의 장이었으며 문학공간으로서 문화와 지성의 산실이자 중개소와 같은 역할을 했다. 자연스럽게 공간에 모여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시대의 이슈라던가 서로의 관심사를 공유하고 토론하고 그 중에 음악가가 있으면 연주도하고 화가가 있으면 그림도 그리고 삶속에 자연스럽게 문화예술이 녹아 들어있는 장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에 김천응(야호센터교육실장)기획자는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좋은 문화예술프로그램도 많지만 살롱과 같은 자연스러운 장이 없다는 아쉬움을 전하며 이번 프로그램이 그 기반을 만드는 실험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이 기반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볼 앞으로의 전망을 이야기했다.

 Salon de modoo(살롱 드 모두)는 8월부터 지난11월까지 4번의 예술교육살롱이 진행되었다. 각 회차는 ‘커피 한 잔’, ‘밥 & Drawing’, ‘Mood & Wood’, ‘쉼 & 숨’ 이라는 주제와 컨셉으로 구성되었다.

▲ ‘커피 한 잔’ “우리 차 한 잔해요.”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 

  8월에 시작한 ‘커피 한 잔’은 차 한 잔 마시며 서로에 대해서 알아가는 시간이다. 우리는 누군가와 가벼운 대화를 나눌 때 “커피 한 잔 할까요?”라는 질문을 한다. 프로그램의 첫 만남을 가벼운 만남으로 시작한다.

 

  9월은 ‘밥 & Drawing’으로 함께 밥을 먹고 Drawing이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경험하는 시간이다. “밥 한번 먹을까요?” 지인들과 한 번씩 주고받는 대화이다. 식탁에 함께 앉아 밥을 먹으면 식구(가족)가 된다. 편하게 서로가 함께하고 조금 더 서로를 알아가는 장을 마련한다.

  

▲ ‘밥&Drawing’ “밥 한 끼 해요. 우리”

  

▲ ‘밥&Drawing’ Drawing을 알아봐요

 

 

 ▲ ‘Mood & Wood’ 나무 무드등을 만들어 봅시다!

  10월은 ‘Mood & Wood’로 목공으로 무드등(Mood Light)을 만들어 보는 시간이다. 함께 모이는 사람들 중에 목공예술가가 있다. 그들의 삶과 활동을 함께 알아가는 시간으로 자연스럽게 새로운 삶을 경험하는 장을 마련한다.

 

▲ ‘Mood & Wood’ 완성 된 나무 무드등

 

 

 ▲ ‘쉼&숨’ “어서와 작업장은 처음이지?”

 

  11월에는 ‘쉼 & 숨’으로 삶의 공간에 들어가 그 안에서 쉬어간다. 모임의 일원 중 담양에 작업장이 있는 예술가가 있다. 거기에 가서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이야기도 나누고 작업실에서 작품도 만들어보고 쉬어도 본다. 작업장이라는 개인적 공간을 공유하고 예술가의 개인적 공간을 경험하는 특별한 시간이다. 그 안에서 서로를 알아가고 서로를 경험한다.

 

▲ ‘쉼&숨’ 자연물로 나만의 솟대를 만들어 봅시다!

 

 

 살롱에는 ‘마담’이 있다. 마담은 공간의 주인으로 주최자 역할이다. 살롱이라는 공간에서 대화의장이 펼쳐지도록 준비하고 공간의 사람들이 어울릴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그 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모임을 자기 삶 속에서 즐기는 것으로 본인의 공간을 오픈하고 함께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다. Salon de modoo에서는 신희흥(태이움직임교육연구소 대표) 그리고 김태희(아이엠(IM)) 두 기획자가 그 역할을 맡았다.
 신희흥 기획자는 커피 한잔할 때, 밥엔 드로잉할 때, 마담역할을 하며 모임을 자신의 삶 속에서 즐겨보니 활동에서 좋았던 부분들을 개인의 삶과 살롱 공간에 더함으로써 새로운 미적인 체험도 할 수 있고 또 다른 것들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고 하였다. 또한 마담의 역할이 다른 사람들에게 공간도 제공해주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마음껏 펼칠 수 있고 자신의 색깔을 담을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어 살롱을 진행하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태희 기획자는 살롱의 공간을 구성하고 참여자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며 드로잉, 목공, 예술가들의 작업장을 가보는 경험들이 항상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닌데 이러한 경험을 자연스럽게 모여서 하게 되니까 재미있었고 흥미도 생겼다고 하였다. 그리고 각 모임의 이야기를 참여자들과 함께 작은 책자로 만들어 예술교육살롱의 내용을 전하는 활동을 통해 꼭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문화예술을 통해 함께 교류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기획자이자 살롱의 참여자로서 이번 프로그램의 의미와 인상 깊은 점에 대해서 질문을 드렸다.
 김천응 기획자는 이번 프로그램의 의미를 중요시 한다고 전하며 현재 문화예술프로그램의 아쉬움을 이야기했다. 많은 문화예술프로그램이 문화예술 전공자들에 의해서 기획되고 참여자는 영원히 참여자 위치에 있는 경우들이 많다. 이를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참여자는 소비자가 되고 자칫 잘못하면 문화예술 또한 소비재가 될 수도 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러운 삶에서 문화예술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고, 주체적으로 누리는 것이 아닌 소비가 끝나면 활동도 수동적 참여에서 멈추게 될 수 있다.
 이번 살롱 프로그램 같은 경우에는 자연스럽게 삶 속에서 문화예술을 느낄 수 있는 작은 환경을 만들어가고 자발적으로 즐기고 다양한 활동을 한번 시도해보는 장을 마련해주는데 의미가 있다. 짧은 기간에 아쉬움이 있지만 이런 시도를 해봤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이나 업무를 일부로 찾아서 하지 않으면 예술가들이나 다양한 역량을 갖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없는데 이런 살롱을 하면서 부담 없이 만나서 차 마시고 밥 먹고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해보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었다는 게 큰 포인트이다. 이런 활동이 계속 노출이 되면 어떤 방식으로든지 자연스럽게 함께한 사람들의 삶에 들어가게 된다.

 

 신희흥 기획자는 이번 활동 중 11월 살롱의 ‘쉼 & 숨’ 주제가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살롱 프로그램에서 마담역할을 하는데 이것도 하나의 일이 될 수 있는데 그냥 가서 편하게 쉴 수 있었다. 활동 내용으로 작업장에서 솟대 만들기를 했는데 준비된 부품이 아닌 자연에서 나오는 자연물을 가지고 직접 만들어 보았다. 이번 활동이 가장 좋았던 이유는 내 삶으로 이어져서 이다. 내 방에 솟대를 두고 아침마다 보고 나온다. 그것을 보면서 “오늘도 파이팅”이라는 긍정적인 말을 하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전체적인 활동 모두 인상 깊었지만 이번 활동이 현재 내 상황에 메시지를 줄 수 있어서 가장 인상 깊었다. 각자의 삶 각자 전공과 경험이 다른데 이런 살롱이 다양한 삶을 모아주고 본인의 삶에 반영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끝으로 이번 Salon de modoo(살롱 드 모두) 프로그램이 단체와 기관이 협약해서 이루어지면서 보다 자유롭게 구성되어 진 것 같다. 살롱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지역인들, 예술인들 입장과 기관입장 양쪽에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생각을 했다. 태이움직임교육연구소를 하면서 예술가이자 기획자를 하고 있기에 중간자입장에서 프로그램을 생각할 수 있었다. 그래서 체계적인 틀에 벗어나 배움터이지만 교육과 배움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삶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 같다.

 

 문화예술은 자연스러움 속에서 일상으로 받아들여진다. 교육과 배움이 아닌 부담 없이 모인 공간에서 서로를 알아가면서 받아들이는 것이 살롱이라는 공간의 기능이다. 이 안에서는 모두가 평등하고 그들의 다양한 삶을 이야기 할 수 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서로를 알고 얻어가는 것이 이번 프로그램의 핵심인 것 같다. 

 지난 5개월 동안 기획자 3인과 광산구의 예술가, 문화예술활동가(김지아, 노효숙, 박연숙, 박은덕, 배채은, 신은경, 정수지, 정인선, 정진영, 최재덕 등) 몇몇이 모여서 4번의 예술교육살롱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12월의 마지막 문화예술교육살롱은 ‘Merry Life&Merry Art’라는 주제로 크리스마스를 맞아 그 동안 참여했던 예술가, 활동가들이 주변의 더 많은 이들을 초대하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문화예술적 요소를 함께 나누며 삶 속에 스며있는 문화예술교육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는 12월 21일(토) 오후 4시에 야호센터 3층에 준비하고 있다.​

 

김재철 (10기 통신원)
문화예술 통신원을 하고 있으면 대부분 이쪽 계열전공이냐고 물어봐요. 그런데 저는 경영학전공이에요. 모두가 의아한 눈빛으로 저를 보는데 아무래도 전공 상 거리가 멀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꼭 문화예술을 전공해야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저는 문화예술을 깊게 이해하지 못해도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를 많은 이들에게 알려 모두가 즐길 수 있게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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