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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점예술배움터 ‘예술교육살롱'
우리 지역 밥상에 숟가락 얹으러 오실 분~
북구문화의집 <예술교육아지트 북구인사이드>
통신원 정연이
광주의 5개 자치구에서 우리 지역의 문화를 발견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보고자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일명 ‘예술교육살롱’이라고 부르고 동네예술가와 기획자, 동네주민들이 만나 우리 지역 내의 이슈와 문제를 문화적으로 접근하여 발굴하는 과정을 통해 네트워크 형성을 이루고 있다. 말 그대로 우리 지역이 만들어놓은 여러 좋은 환경의 밥상에 아이디어로 가득한 숟가락 얻으러 올 시민들만 오면 되는 것이다. 내가 다녀온 곳은 5개의 자치구 중 푸른 잔디가 있는 문화근린공원이 위치한 북구를 방문했다.
북구문화의집은 문화예술교육기관이다. 이곳은 현재 4차산업혁명 관련 활동에 반하는 활동들을 하고 있다. 주로 ‘노작’활동을 중점으로 여러 활동들을 탐구하고 실험하고 있는데 직접 톱으로 나무를 잘라보는 것처럼 손으로 하는 노작 활동들을 20년이 넘게 진행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 종사자들과 다양한 연령층의 모든 시민들이 모여 이들의 관심 대상인 ‘교육’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 ‘모두의 놀이터’ 행사 접수 현장
북구문화의집의 프로젝트 사업인 ‘북문예술살롱’ 같은 경우에는 기획자들, 마을활동가들을 비롯한 성인이 대상이다. 월별 계획은 다음과 같이 진행되고 있다. 8월에는 ‘노작과 예술교육 그리고 놀이’라는 주제로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 9월에는 서울에 위치한 고무신학교의 선생님을 초청하여 놀이워크숍을 진행했는데 고무신학교는 놀이학교로 놀잇감으로 아이들과 노는 공간이다. 사용하는 놀잇감은 흙이나 밧줄, 나무 등 자연소재로 점차 도시에서 잊혀져가는 것들을 가지고 논다. 아이들이 문구점에서 사는 것들은 그냥 장난감이지만 그것들을 가져와서 응용하면 놀잇감이 된다. 그 밖에 활동은 여러 선생님들이 모여 실팽이 같은 것들을 만들어 색칠하고 돌려보기도 하는 것들이 있었다. 어른들이 놀 줄 알면 아이들도 신나게 놀 수 있다. 10월에도 노작예술교육 개발 워크숍을 고무신학교 선생님을 초청하여 프로그램 개발에 힘썼다. 11월에 드디어 동네축제 노작DAY가 시작했다. 문흥동의 보물과 같은 공간에서 진행하다보니 시민들도 많이 참여했다. 마지막 12월에는 노작예술교육 딥-토크가 있을 예정이다. 마무리 단계이면서 개개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제작하고자 한다. 스토리북처럼 내가 생각하는 ‘노작’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고 어떤 놀잇감을 만들고 싶은지, 지금까지 했던 활동들을 녹여내는 내용을 책 속에 넣고 싶다고 한다. 엽서 형태로 만들어진 여러 개의 종이를 엮어 책으로 만들 예정이다.
▲ 총 8개의 부스 운영 현장
11월 이날 행사는 문흥동에 위치한 북구문화의집 바로 앞에서 진행되었고, 문화근린공원을 바라보고 있어 매우 쾌적한 환경이었다. 인포데스크에서는 ‘모두의 놀이터’ 소개 및 안내를 시민들에게 알렸다. 놀이자가 준수사항을 숙지하고 있어야 안전하게 참여할 수 있다. 총 8개의 프로그램을 부스별로 진행했는데 내 손안에 미로미로(미로를 설계하고 구슬을 통과시킴), 모찌 괴물 만들기(천연 재료를 사용한 모찌 괴물 만들기), 떨어지는 테트리스(내려오는 나무 조각을 잡아 테트리스 게임), 너희 이거 해봤니? 추억의 놀이터(비행기 멀리 날리기, 땅따먹기, 도레미합창단, 림보, 몸으로 말해요, 고깔고깔 의자 뺏기, 딱지치기), 아찔 다리 놀이터(나무 합판을 직접 사용), 박스 공 만들기(남은 박스를 사용하여 공 만들기) 등이 있다.
꿈꾸는 노작교육, 노작활동
“노작은 인간생명의 자발적이고 창조적인 활동으로 인간의 본질을 다룰 수 있다.”
프뢰벨은 노작 활동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프뢰벨을 비롯한 동서양의 여러 교육학자들은 노작활동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하고 있다. 북구문화의집은 노작활동을 전통적인 노작활동이 의도성을 띤 일이라는 점에서 놀이와 구분 짓고 있다. 집중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손의 움직임이 참 중요한 것 같다. 대표적으로 손을 움직이는 일로 식사할 때를 생각하면 된다. 예로부터 젓가락을 사용한 민족이여서 한국인이 똑똑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실제로 한국인의 손가락 움직임은 매우 정교하며 뇌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것이 손을 관할하는 부위이다. 그래서 유아들에게도 손과 같은 소근육을 자극시켜주려고 한다. 소근육 발달은 창의력과 표현력이 함께 발달하여 뇌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손으로 하는 놀이가 중점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노작교육도 삶의 경험에 중대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북구문화의집이 이토록 강조하고 있는 노작활동의 중요성을 알 것 같다. 11월 모두의 놀이터에서도 전부 노작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 색종이로 개구리를 접어 멀리뛰기 놀이를 하는 참여자들 ▲ 나무 합판으로 만들어진 ‘아찔 다리 놀이터’ 위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 나무조각에 직접 드릴을 사용하고 있다. ▲ 줄을 나무에 걸어 림보를 하고 있다.
다음은 북구문화의집 거점예술배움터 담당 최유리 선생님과 이번 행사와 관련된 인터뷰를 진행한 내용이다.
Q1. 선생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날씨도 좋고 많은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여 굉장히 만족스러운 ‘모두의 놀이터’가 진행된 것 같아요. 오늘 행사 소감 한마디 부탁드려요!
A. 정말 힘들었어요.(웃음) 모두의 놀이터는 한 달 정도 준비기간이 있었어요. 일단 반응이 너무 좋았고. 시민들이 오지 않을까봐, 시민들이 어떻게 놀 것인가 걱정이 많았어요. 다행히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프로그램이 많았고 또한 이곳에서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기 때문에 이것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있어요. 공원과 놀이터라는 야외 공간이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인 것 같아요. 그리고 말씀해주신 것처럼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런지 아이들도 서로 하겠다고 달려들어서 뿌듯해요.
정민룡 관장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이번 행사는 비일상인 축제를 일상으로 끌어내려는 작업을 해보았다고 할 수 있어요. 우리가 기회가 된다면 축제기획가는 아니지만 기획 프로그램을 꾸준히 갈 수 있게 만들면 좋겠어요.
Q2. 사업 진행이 절반이 지나 마무리를 향해 가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진행 정도와 목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해요. 진행 중 어려웠던 점도 같이 말씀해주세요.
A. 우선 가장 핵심프로그램이기도 했던 이번 11월 노작 축제가 잘 마무리돼서 기뻐요. 준비하는 과정이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오래되었고 수많은 아이디어들도 공유된 점이 보람찼어요. 내년이나 혹은 또 다른 곳에서 이러한 커뮤니티가 만들어진다면 커리큘럼을 제대로 짜서 다양한 대상이 참여할 수 있게 교육프로그램으로 진행해도 좋을 것 같아요.
진행 중 어려웠던 점이라기보다는 아쉬웠던 점은 있었어요. 코디네이터 선생님들끼리는 주마다 만나서 소통하고 준비과정 속에서도 계속 연구를 했는데 참여자분들과의 네트워크 형성에서는 좀 달랐어요. 참여자들과의 네트워크 진행이 달에 한 번꼴로 만나다보니 그 분들의 속마음을 이야기해볼 기회가 적었다는 것. 오로지 일의 영역에서만 이야기를 끝내 전체적인 소통은 굉장히 아쉬웠어요. 하지만 참여자분들에게는 이것이 교육과정이 아니라 네트워크 모임이다보니 부담을 주면 안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걸 알고 있어요.
그리고 이 거점예술배움터가 다른 구역에서도 진행되고 있는데 내가 사는 곳과 활동하는 지역이 다르다보니 다른 구들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어요. 이 부분들이 좀 더 보완돼서 후에 더 좋은 커뮤니티로 발전하길 기원해요.
Q3. ‘예술배움터’가 다른 일반적인 예술 커뮤니티와 다른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제 생각에 일반적인 예술 커뮤니티는 서로 이야기 나누고, 보통 취향에 맞춘 동호회 형태지만 예술배움터는 ‘기획자’라는 이름으로 만나다보니 서로 각자의 기획에 대해 발산하고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나무로 테이블을 만들어보고 싶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어요. 프로그램 진행자에게는 굉장히 수월하지만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에겐 막연할 수밖에 없죠. 기획자들은 길잡이로 활동해요. 아이디어로만 남는 것이 아닌 현장에서 실제로 할 수 있도록 끌어낼 수 있는 점이 다른 것 같아요. 개개인의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어요.
지역예술배움터의 가능성은 다함께 만들어 가는 것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거점예술배움터 조성을 위한 ‘예술교육살롱’은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12월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모든 프로그램은 보통 하반기를 갈수록 참여하는 분들도 힘들고 기획자들도 머리 아파한다. 하지만 광주의 5개 지역의 예술교육살롱만큼은 하반기를 갈수록 더욱 활기찬 것 같다. 추진하고자하는 모든 프로그램들 중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시민들의 관심이다. 북구문화의집에서 진행한 11월 ‘모두의 놀이터’에는 11월의 뜨거운 햇살만큼 시민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다양한 연령층이 어우러져 축제를 즐기고 잠시나마 그곳에 집중 할 수 있는 것. 이것이 바로 문화예술교육의 현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모든 문화예술 활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신들의 삶과 고민을 진솔하게 풀어내는 것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소중하지 않은 프로그램은 없고 기획자들과 참여자들의 노력을 무시할 수 없다. 우리 지역의 예술교육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한 사람의 노력도 매우 가치 있는 일이다. 한사람이 두 사람이 되고 두 사람이 세 사람이 되어 다함께 마을공동체를 위해 힘쓴다면 추후에 생기게 될 예술배움터에 충분한 영향력을 줄 것이다.
| 정연이 (10기 통신원)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청소년 문화예술교육에 깊이 빠져들고 싶어 문화예술기획으로 한 번 더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나는 발로 뛰어 문화예술의 현장과 친해지고 진실한 마음과 생각으로 글을 쓰겠다. 또한 모양새가 그리 곱지 않아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언제든지 마음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고 취재하는 통신원이 되겠다. 나는 내가 더욱이 꾸며진 미소와 외모보다는 자신을 정갈하게 다듬을 줄 아는 지혜를 맛보며 행복해 할 줄 아는 소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면 좋겠다. 의미 있는 삶은 온전히 나만이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