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호] 선물 주는 산타는 누가 선물을 줄까?_김수영 통신원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19-12-09 조회수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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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점예술배움터 '예술교육살롱'

선물 주는 산타는 누가 선물을 줄까?

서구청소년문화의집 시소센터 <​유어플레이그라운드>

 

통신원 김수영

 입동(立冬), 11월 8일 어느새 2019년의 겨울이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혹시 겨울이 왔다는 이유만으로 첫 눈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벌써부터 기대하고 있지는 않은가? 우는 어린아이에게 ‘울면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안 줄 텐데?’ 라는 단골 멘트를 하는 걸 보면, 어쩌면 우린 1년 내내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크리스마스를 손꼽아 기다리는 걸까? 아마도 단조로운 일상 속 달콤한 꿈처럼 하루아침에 환상의 세계가 펼쳐지고, 루돌프를 타고 온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준다고 믿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정작 많은 사람들을 선물로 기분 좋게 해주고 최고의 날로 만들어주는 산타는 누구에게 선물을 받을까?
 크리스마스와 비슷하게 평범한 삶을 예술로 활기를 불어넣어 꿈을 꾸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문화예술교육이다. 크리스마스에 선물 주는 산타가 있다면 문화예술교육에는 수업을 통해 선물 주는 기획자와 강사가 있다. 기획자와 강사를 산타클로스에 빗대어 보면 그들에게는 누가 선물을 선사할까? 누가 문화예술교육을 향유하게 도와줄까?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서구청소년문화의집 시소센터에는 서구에 거주하는 예술가, 서구에서 문화예술교육활동을 하고 있는 일명 산타들의 모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이 왜 모이나 알아봤더니 광주 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거점 예술배움터 조성을 위한 네트워크 ‘예술교육살롱’ 때문이었다. 이 사업은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의 네트워크 역할을 강화하고 지역 전반에 문화예술 거점을 마련함으로써 체계적인 문화예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목적으로 진행되는데, 5개의 자치구 중 서구에 선정된 곳이 바로 시소센터였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서구지역 산타들의 예술교육살롱은 10명 내외의 소수인원으로 구성 되어있으며, 꼼지락 수다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원래 꼼지락 수다는 12회의 만남이 계획되어있었으나 산타들의 요청으로 3회가 추가되어 총 15회로 늘어났다고 하는데, 이 인기 많은 꼼지락 수다는 어떻게 진행되어왔는지 알아보고자 직접 발걸음을 옮겼다.

 
▲ 집중해서 뜨개질을 하고 있는 모습

 시소센터에 방문했을 때, 멀리서부터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시끌벅적한 소리가 문 밖에서부터 들렸다. 한참 마지막 15회의 꼼지락 수다가 진행되고 있었다. 마치 친구들하고 카페에 앉아 음료를 마시며 이야기하는 모습처럼 산타들로 보이는 분들이 뜨개질을 하기도 하고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떨고 계셨다. 너무 화기애애한 모습에 위축이 되기도 했지만, 어떤 활동이기에 이렇게까지 결속력이 생겼나 호기심이 앞섰다. 자리에 앉아 산타들과 센터 선생님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개인적인 이야기, 크리스마스 파티에 대한 대화를 하고 계셨다. 순간 당황하며 프로그램이 아직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 분 동안이나 그 상황이 계속되어 주변에 계신 선생님들에게 SOS를 하듯 대화인 듯 대화 아닌 인터뷰를 진행하며 어떤 상황인지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Q. 선생님 지금 진행되고 있는 꼼지락 수다는 어떻게 시작된 건가요?
A. 여기 모여 계신 분들은 문화예술교육활동을 하시는 분들이에요. 그런데 문화예술교육을 하는 분들은 주는 것에 익숙해요. 항상 수업을 통해서 수업을 듣는 분들에게 나누는 역할을 하죠. 당연히 수업에 대한 열정도 뿌듯함도 있겠지만 수업을 받는 분들에 비해 만족도가 떨어진다고 해요. 그런 선생님들에게 저희는 참여자로서의 받는 역할을 느끼며 휴식의 시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어요.


Q. 꼼지락 수다는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A. 단순노동을 하며 일상의 희노애락을 나누고, 삶을 공유해 왔던 과거 우리의 어머니들처럼 선생님들이 함께 모여 뜨개질(단순노동)을 하며 몸을 풀고, 차담(茶談)을 통해 마음을 풀며 서로의 경험담을 풀며 서로가 서로에게 선물을 주고받는 활동이에요.

 

Q. 그렇다면 매주 1회 모여서 뜨개활동을 하는 건가요?
A. 뜨개활동은 우리 대화의 매개체예요. 그냥 서구에서 거주하거나, 서구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교육 활동하는 선생님들을 모셔두고 이야기만 할 수 없잖아요. 그럼 회의 같기도 하고…. 공통적으로 뜨개를 배우면서 분위기도 풀어가고 좀 더 편하게 각자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을 하면서 할 수 있는 대화들을 할 수 있으니까요. 아 그렇다고 해서 그저 개인적인 이야기만 하는 건 아니에요. 그 날의 주제를 잡고 그 주제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있답니다.

 

Q. 5개의자치구의 거점들 중에 서구만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A. 서구는 금당산, 개금산, 송학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근린공원 총 20개소, 소공원 총 16개소, 어린이공원 67개소가 있어요. 특히 이곳 주변은 광주천, 상무시민공원, 상무조각공원, 장수어린이공원이 있어서 자연생태 자원이 풍부하고 공원이 참 많아요. 그리고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서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Child Friendly Cities)’로 인증했어요. 그래서 서구는 공원(자연)과 어린이 친화도시라는 점이 특별하다고 생각해요.

 

Q.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그래서 그런지 초반의 모습, 초반의 활동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A. 초반에 모여서 뜨개질 뜨는 방법에 대해서 배우기부터 시작했어요. 그리고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 전지에 둘러 앉아 본인의 관심사를 이야기하고, 적어보고 연결지어가면서 문화예술경험을 공유하기도 했었죠. 점차 시간이 지나서 15회를 맞이하니 정말 친해졌어요! 

 
전지에 각자의 관심사에 대해 적으면서 연결하고 있는 모습
 
 ▲ 뜨개질을 이용해서 대화하는 모습  

 궁금했던 점에 대해 폭풍으로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듣다보니, 오늘의 대화 주제가 들리기 시작했다. 크리스마스 파티에 대한 이야기였다.

 

“파티 때 자기재주 꺼내놓기 행사해보는 건 어때요?
저는 그림 점을 볼 수 있어서 그걸 해드리려고요”


“크리스마스트리에 뜨개 소품을 떠서 트리에 장식해요. 지금까지 만든 것들도요!“


“크리스마스도 크리스마스인데 그 때는 1년이 끝날 쯤 이니까 우리의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 시기기도 하잖아요! 

그럼 우리도 마음을 내려놓자는 의미로 물건들을 나누는 행사는 어때요? 

본인에게는 마음의 짐인, 필요가 없어졌지만 버릴 순 없고 처치곤란인 물건들이 누군가에겐 요긴한 물건이 될 수 있잖아요.

그걸 나눠보는 건 어때요?”

 

이 크리스마스파티는 항상 선물을 주기만 했던 서구 산타클로스들의, 산타클로스들을 위한, 산타클로스들에 의한 파티이기 때문일까 설렘 가득한 표정과 말투로 끊임없이 대화가 오고갔다. 15회 동안의 꼼지락 수다를 통해 ‘도시공원탐구+예술적 행동+창의적인대안’에 대한 의견을 모았던 그간의 활동 결과를 공유하며 마무리하는 파티기도 하기에 더 다양한 아이디어가 샘솟았던 것 같다. 정말 선물을 받기 전 설렘 가득한 사람들의 모습 같았다. 이미 지금까지의 네트워크 활동으로 매주 선물을 주고받은 것이나 다름없고, 각자 사람, 즉 같이 대화할 수 있는 친구라는 가장 큰 선물을 이미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지만 유종의 미를 거둘 생각에 한없이 들떠보였다.

 크리스마스는 1년에 한 번 돌아오지만, 문화예술교육은 수시로 크리스마스처럼 우리의 삶에 달콤함을, 즐거움을, 행복함을 선사해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창의적 콘텐츠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어떤 사람들과 만나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에 따라 문화예술교육의 힘이 강해진다. 누군가에게 좋은 에너지를 줘야 받는 사람도 그 에너지를 받고 뿜어낼 테니 말이다. 결론적으로 문화예술에 종사하는 분들을 위한 문화예술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대화의 장, 거점이 더 중요해졌다. 마치 시소센터의 꼼지락 수다 프로그램처럼 그 지역의 특성을 살리기뿐만 아닌 소소한 대화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활동하시는 문화예술교육계의 산타클로스들, 기획자와 강사들이 서로서로 지속적이고 깊은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항상 주는 입장이 아닌 선물을 받는 입장으로도 활동을 하길 바란다.

 

김수영 (10기 통신원)
나에게 삶이란 다시없을 즐거움을 위해 살아가는 것 이다. 따라서 나는 나의 즐거움을 찾으러 무던히 노력하며 살아가고자한다. 즉 나에게 즐거움은 삶의 목표이자 이유가 된다.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예술이다. 예술을 통해 내가 즐거움을 느끼며 살아가듯 많은 사람들도 예술과 함께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항상 지니고 있다. 이번 통신원을 통해 많은 분들이 예술 옆으로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안내하고자 한다. 앞으로도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며 살아갈 것이다. 예술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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