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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위한 움직임
빛고을LECTURE콘서트 <자유를 찾아 인생 순례의 길에서>
최혜림 통신원
“우리는 늘 죽음과 함께하고 있지만 그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자유를 찾아 인생 순례의 길에서> 中 홍신자 선생님의 말씀
▲ <2020빛고을 렉쳐 콘서트> 현장
한 번쯤은 ‘인생의 가치는 무엇인가’라고 고민한 적이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행복, 어떤 사람은 재력, 어떤 사람은 자유를 제일 가치로 둘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일생의 평생을 ‘자유’를 위해 살아오신 홍신자 선생님을 만나보았다.
홍신자 선생님은 현대 무용가이자 안무가, 그리고 작가이다. 또한 대한민국 최초의 아방가르드 무용가이다. 여성에게는 보수적이었던 1960년대 시절, 뉴욕으로 넘어가 운명적인 춤 공연을 만나게 되었고 그 길로 무용의 세계에 입문하였다. 첫 작품인 “제례”는 한국 여성의 울음과 몸부림을 표현하여 동·서양의 이해를 얻었다. 그리고 세계의 무용평론가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1976년 인도에서 3년간 지내면서 스승이신 철학자 오쇼 라즈니쉬의 첫 번째 한국인 제자이자 니사가다타 마하라지의 제자로 가르침을 받았다.
1993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안성 죽산에서 터를 잡고 ‘웃는 돌 무용단’을 설립하였다. 자서전 저서인 ‘자유를 위한 변명’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이에 큰 인기를 얻어 웃는 돌 무용단과 함께 ‘죽산국제예술제’를 개회했다.
5월 28일 빛고을시민회관에서 열린 공연은 홍신자 선생님의 아방가르드한 움직임으로 생의 태어남과 일생의 과정 그리고 죽음을 보여주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머리보다는 가슴이 와 닿는” 공연이었다.
무용이라는 것은 손끝의 순간마저 기술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선생님의 춤이란, 내면의 움직임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본질을 꿰뚫어 감동을 주었다.
▲ 토크콘서트 이후, 관객들과 인사를 나누는 홍신자 선생님
<관객과의 대화>
Q. 무용을 늦게 시작하셨는데, 그에 따른 어려움이나 어려웠던 만큼 춤을 배우는 행복이 컸을 거 같습니다.
A. 춤이라는 결과 보다는 춤추는 순간의 즐거움과 행복이 좋았습니다. ‘춤’이라는 목적을 이루고자 무용을 시작한 것이 아니므로 돌고 돌다 보니 춤을 추다 행복하게 되었습니다.
Q. 춤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일상 속의 움직임조차 춤으로 표현하실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춤에 대한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으시나요?
A. 평소에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까 공연에서 보셨다시피, 내적인 영감과 영혼을 동작에 넣는다면 일상생활이 곧 춤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그저 느낌이 가는 대로 움직이면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마루를 닦는 행동도 몸이 움직이는 대로 한다면 그것이 곧 춤입니다. 춤이라는 것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걷고 행동하면 됩니다. 그것이 춤이고 무용입니다.
Q. 선생님께서는 자유를 찾는 과정을 무용이라는 매체를 통해 드러나게 하셨는데요. 이런 과정에서 스스로나 주변 분들에게 어떤 질문을 하며 생각하고 그것을 춤으로 완성하셨나요?
A. ‘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낼까’, ‘오늘 하루의 마무리는 어땠지?’ 라고 생각합니다. 명상을 통해 얽매이지 않고 불필요한 생각을 비워 자유로움을 깨달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춤으로 표현합니다.
Q. 선생님께서 주로 머무시는 곳이 자연과 가까운 곳입니다. 자연에서 지내시는 이유가 있으실까요?
A. 도시는 인위적이고 몸에 부담스럽고 불편하기에 자연이 더 좋습니다. 편안한 공간에서는 자유로워서 영감을 받을 수 있습니다.
Q. 춤을 통하여 자유를 찾고자 하셨는데, 자유를 찾으셨을까요?
A. 이제는 죽음이 완전한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삶의 여러 과정을 겪어봤기 때문에 죽음을 통하여 자유를 찾고자 합니다. 죽음의 두려움에서 해방된다면 온전한 자유 아니겠습니까? 누구나 살고 죽는데 우리는 이걸 잊고 삽니다. 죽음은 늘 우리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Q. 선생님께서 생각하시기에 자유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아직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요즘에는 죽음에 대해 생각합니다. 이제는 편안하고 행복한 죽음이야말로 과제이자 자유로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자이신 빛고을시민문화관 김영순 관장님과 함께
토크쇼를 마무리하는 인사가 끝나자, 관객석에서는 무수한 박수가 나왔다. 공연장을 나오며 아직은 쌀쌀한 저녁 공기를 마시며 생각했다. 하나의 가치를 위하여 사는 삶이 얼마나 멋지며 나는 나의 삶에 어떠한 가치를 생각할 것일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 날, 다시 홍신자 선생님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홍신자 선생님과의 인터뷰>
Q . 안녕하십니까? 선생님. 어제 공연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토크쇼 제목이 ‘자유를 찾아 인생 순례 길에서’입니다.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자유’란 어떤 것인가요?
A. 자유라는 것은 어느 것에 집착하지 않고 두려움 없이 그저 행하는 것이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Q. 선생님께서 처음 한국으로 떠날 때는 자유롭게 작품 활동을 하시기 어려운 환경이었습니다. 지금은 그때와는 달리 자유롭게 작품 활동이 가능한데, 그 당시와 지금을 비교한다면 어떠신지요? 그때 억압적인 분위기가 아니었다면 한국에서 계속 작품 활동을 하셨을까요?
A. 그것은 이미 지난 간 것이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Q. 선생님의 삶에서 터닝 포인트는 어떤 것이었나요? 터닝 포인트를 통한 인생의 배움은 어떤 것이었나요?
A. 미국으로 간 것과 무용을 시작하게 된 것 그리고 인도에 간 것이 터닝 포인트였습니다.
Q. 재능이 있어도 현실의 벽에 가로막힌 청춘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혹은 조언이 있으신가요?
A. 인내와 꿈을 가지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이야 힘들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길게 본다면 분명히 해낼 것입니다.
Q.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문화예술교육은 어떤 것일까요?
A. 문화예술교육이라는 것은 학교 안의 교육보다는 밖에서의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연과 책 그리고 감정이 학교 안의 교육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있는 그대로를 느끼고 오감을 열어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를 마친 뒤, 어떤 삶을 꾸려 나가야 할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며 그저 하루를 살아가는 나에게 미래에 대한 목적과 의지를 깨우치게 하는 하루였다.
한 사람의 평생이라는 것은 어떠한 기준으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평범한 어떤 이에게는 어마어마한 가치를 깨우치게 할 수 있다.
최혜림 (11기 통신원) 오늘의 하루를 기록합니다. 내디는 발자국마다 가장 아름답고 가장 빛나는 그 찰나를 기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