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호] 비대면 시대, 온라인으로 만나는 전시 - 김재철 통신원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20-09-01 조회수 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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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시대, 온라인으로 만나는 전시
2020광주문화재단 미디어아트 레지던스 기획전 <층(層)간기억> 


통신원 김재철

 

 

 

▲ 2020광주문화재단 미디어아트 레지던시 <층간기억> 45MIN 38SEC, 2020 (사진출처: 광주문화재단 유튜브)

 

 

 미디어아트 레지던스 사업은 기획전시, 비평가매칭프로그램, 국내외교류, 역량강화 워크숍, 시민아카데미, 공공작품 제작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지역 미디어아트 활성화와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위해 5개의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사업이다.

 기존에는 빛고을 아트스페이스 2층에 위치한 ‘미디어338’에서 전시를 하여 주제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보여주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유튜브(YouTube)를 통한 비대면 전시로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작품은 광주문화재단TV(광주문화재단 유튜브채널 : https://www.youtube.com/watch?v=1h8NI8uRwHc)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참여 작가 인터뷰(https://www.youtube.com/watch?v=v4VFpOGGMXM)를 통해 그들의 작업과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글을 쓰는 것도 기억을 하려는 하나의 행위이다. 이 글의 목적은 전시를 알리기 위한 것이지만 정보전달이라는 목적을 완료하면 전시를 다시 떠오르게 하는 기억의 수단이 된다. 나에게 기억의 의미는 무엇일까? 기억의 의미를 생각하며 그들은 어떻게 표현했는지 작품을 감상해 본다.

 

 

 


 

▲ 김명우 작가 <BUILD_TOWER OF LIFE> 중

 

 

 기억이라는 것은 일종의 기록으로 볼 수 있다. 완벽하지 않을 수 있고 주관적으로 재해석하여 느낌만 남는다고 생각한다. ‘층간’이라는 키워드 안에서도 공간과 공간사이에 있는 또 다른 간극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이 제 작업의 핵심적인 부분과 맞닿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층간기억’을 느낌만 남아있는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그사이의 간극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김명우 작가 인터뷰)

 

 

 


▲ 이뿌리 작가 <목부의 글씨> 중



 자연을 캔버스 삼아 글씨를 쓰는 작업을 주로 하는데 작업의 키워드는 ‘유년’이다. ‘유년’이라는 것은 하나의 ‘기억’이라는 장치로 타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유년의 기억들이 선명하게 보이진 않지만 유구한 햇볕 같은 따뜻함이 느껴진다. 이런 추억들을 떠올리며 글씨를 쓰는 과정에 녹여내려고 노력한다. 누구나 유년 시절은 분명히 있고 그때의 기억은 심층의 정서라는 형태로 마련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통해서 조금은 보편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뿌리 작가 인터뷰)

 

 


▲ 강수지 작가 <REFLECTION01> 중

 


 대부분 작업은 ‘사랑’이라는 개념에서 출발 하는데 여기서 사랑이란 연인 간의 사랑이 아닌 어떤 사람이든 동등한 위치에서 행복할 수 있다는 권리를 이야기하고 싶다. 그동안 수많은 여성들이 묵언할 수밖에 없는 형태를 깨끗한 도자기로 표현했다. 여성들의 목소리가 색이 되어 입혀지고 목소리가 하나 둘 커지면서 원래의 형태를 마침내 부순다. 그리고 다시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같이 동참하는 과정들을 영상을 통해서 보여준다.


 여성의 인권에 대해 작업을 할 때마다 기성세대의 바꿀 수 없는 지점들 그 차이를 어떻게 메울지가 숙제이다. 이 숙제에 대해 어떤 대안이 있을까 생각을 하다 달항아리를 생각하게 되었다. 달항아리는 같은 모양의 사발 두 개를 만들어서 위아래를 합친 형태로완성된다. 처음에 만들어진 두 개의 사발은 같은 방향으로 물레를 돌려 만들어진 것들로 위아래를 합치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도는 형태를 가진다. 항아리를 이루는 흙이라는 물성은 자연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이다. 태초의 모든 인간은 벌거벗고 태어난다는 점에 맞대어서 누드 이미지로 표현하게 되었다. 마지막에 완전히 깨어진 도자기는 아름답지 않은데 그러면 수많은 여성의 묵언이 담겨있는 분노할 수 없었던 깨끗한 도자기는 아름다운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

                                                                                                                                                              (강수지 작가 인터뷰)

 

 

 

    

▲ 유지원 작가 <LE TRAJET DE L'ARTISTE (예술가의 여정)> 중

 


 작업을 하는 데 있어 기억이라는 단어는 엄청나게 큰 단어이고 개념으로 기억을 기반으로 한 작업이 많다. 그리고 기억 안에서도 사소한 기억들이 있다. 이러한 기억들은 쉽게 잊히고 다른 기억들에 의해 덮인다. 시간을 우리가 보이는 것으로만 보면 흐른다고 생각한다. 이를 다른 차원으로 봤을 때 여러 단면으로 쪼개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기억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많은 기억이 그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쪼개져 있는 기억들이 모이고 모여 한 사람의 삶이 된다. 층간기억에 대해서는 생각은 나지만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를 수도 있고 주입식 기억일수도 있다. 기억이라는 것은 오래될수록 변형이 되기도 한다. 이런 기억을 층간기억이라고 생각한다.
                                                                                                                                                                (유지원 작가 인터뷰)

 

 


▲ 김형숙 작가 <NEW HOME> 중 

 


 저에게 기억이란 “기억할 수 없는 기억”이라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이번에 이 단어를 계속 머릿속으로 되새기면서 들었던 생각이 유년 시절을 보냈던 저희 가족의 삶의 터전이었던 장소가 지금은 갈 수 없는 장소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이 작업은 저에게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관객들에게도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이 있으리라고 생각이 든다. 그분들이 보시면 아마 잠시 향수에 젖지 않으실까 생각이 든다.

                                                                                                                                                                (김형숙 작가 인터뷰)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면서 유튜브를 통해서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전시관에 가서 작품을 눈으로 직접 보고 작품들로 이루어진 공간이 주는 분위기를 느끼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은 온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기억이 날 때마다 작품을 찾아볼 수 있는 점을 작은 위안으로 삼으며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히 살피고 놓친 부분은 다시 보고 오래오래 기억할 수 있는 전시이다.​

 

 

 

 

 

김재철 (11기 통신원)

기회가 되면 많은 사람들을 보고, 그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봐야한다.” 그냥 친한 형이 해준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이 그 어떤 조언보다 더 마음속에 담겨 매순간 나를 바꾸고 있다. 문화예술현장에 가서 다양한 사람들을 보고 그들을 기록한다. ‘사람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지가 아니다. 각자 다른 생각을 하고 다양한 문화예술을 추구한다. 아직 만나지 못한 사람이 많고 접하지 못한 문화예술이 많다. 다양한 문화예술을 경험해서 이를 알리고 사람 사는 게 다 다르다를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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