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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건축문화를 이야기하는 시간,
광주학 콜로키움
마민주 통신원
지난 10월 30일 광주시는 ‘광주 도시·건축 선언문’을 선포하였습니다. 지난날 급속한 도시 성장으로 초래된 획일적인 경관과 자동차 위주의 거치, 환경 훼손과 오염, 이웃과의 단절, 무미건조한 건축물을 짓던 방식을 반성하고, 삶의 질을 고려하여 사람이 주인이 되는 도시로 재생시키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이는 도시건축의 새로운 가치체계의 필요성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새롭게 열리는 광주의 도시건축을 통해 미래 삶의 여유와 활력을 얻어 모두에게 풍요로움을 선사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담았습니다.
삶의 질을 배려하는 건축에 대한 광주시의 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근대 광주의 건축문화는 어땠는지 살펴볼 수 있는 <제5회 광주학 콜로키움>이 지난 11월 30일에 개최되었습니다. ‘근대 광주 건축문화와 건축가들’을 주제로 진행된 올해 마지막 강의는 유튜브 실시간 생중계를 통해 해방기부터 국가재난시기 전후, 그리고 20세기 광주건축물 등 다양한 사진 자료를 함께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발제 중인 천득염교수
▲ 사회자 박홍근 포유건축사 대표
‘함께 말하다’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닌 콜로키움(Colloquium)이란 특정 주제를 놓고 발표자의 발제가 이뤄지면, 이에 대해 참여자와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조율해 나가는 토론 방식을 뜻합니다. 이는 하나의 문제에 대하여 공동으로 생각해나가므로 문제 자체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지난 2015년, 광주를 깊게 탐구하고 싶다는 의지를 지니고 결성된 <광주학 콜로키움>은 광주 도시공간과 역사, 건축문화와 불교, 미술과 유물·유적지 등 광주의 주요 인물과 장소 그리고 역사에 관해 연구한 것을 지금까지 시민들에게 공유해오고 있습니다. <광주학 콜로키움>의 매력은 우리가 사는 광주광역시에 대한 궁금증을 전문가들로부터 배우고 토론할 수 있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역사, 문화, 예술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광주에 대해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궁금했던 것들까지도 질문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광주 근현대를 되짚어온 <광주학 콜로키움>이 이번에는 박홍근 포유건축사 대표를 좌장으로, 천득염 전남대학교 석좌교수와 김현숙 근·현대 건축가 연구자의 공동 발표로 진행되었습니다.
▲발제 중인 김현숙 연구자
천득염 교수의 발제를 통해 청동기시대부터 20세기까지 광주의 주요 건축물을 정리한 자료를 통해 우리는 근·현대 광주의 발전상이 어떠했는지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광주 지산동오층석탑, 광주 성거사지오층석탑 등 삼국시대 때 설립된 여러 사찰과 탑, 1900년대 초 미국 남장로교 선교사들의 묘지들을 통해 우리가 사는 지역의 시대적 특징과 변모를 흐름에 따라 짚어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양림동이 독자적인 공간으로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며, 건축이 우리 지역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쳤는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김현숙 연구자의 발제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진 인물은 김태만 건축사였습니다. 신건축연구소장과 광주건축협회장을 역임했던 그는 원고 「건축법 해설」에서 “건축물은 (…) 개인의 것이 될 수 없고 사회의 것이요, 그 도시의 것이요, 시대의 상징이며, 국가와 민족의 재산이 되는 것입니다. 실로 내 것이면서도 내 것이 아닌 것이 건축인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건축물의 개성을 드러내되 주변과 조화로움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 건축가였던 그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는 인용문입니다.
광주 관덕정, 광주 동신중·고등학교, 전남대학교 공과대학 3·5호관, 김내과, 동명동 주택, 무송원 등 광주 지역의 대표적인 건축물을 설계한 김태만 건축가에 대해 이야기하며 다양한 건축물들을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곡선과 입체를 즐겼던 그는 늘 밝고 따스한 손질이 느껴지는 건축물을 설계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소재를 이용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김현숙 연구자는 “얼마 전 발표된 광주 도시·건축 선언문을 계기로 앞으로는 사람이 중심이 되어 삶의 질을 배려하는 도시건축을 더욱 고민하게 될 것이다”며, “광주만의 지역성을 살리면서 공공의 의무를 놓치지 않는 건축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하며 김태만 건축사의 기고문을 보여주고 발제를 마쳤습니다.
이번에 선포된 광주 도시‧건축 선언문에서 광주시는 광주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존중하면서도 자연경관을 보존하겠다는 실천계획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러한 건축물 위에서 우린 이웃을 배려하고 소통하며 사회적 약자를 고려하는 민주 시민이 되었을 때, 진정한 광주시의 건축문화가 꽃피울 수 있을 것입니다.
마민주 (11기 통신원) 시대착오적인 사람이 될까봐 이곳에 지원해 글을 쓴지 올해로 3년이 됐다. 광주의 문화예술교육현장에 가면 세상에 새롭고 의미 있는 것들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실감하느라 바쁘다. 열정적이면서 무해한 것들에 대해, 사소해 보이는데 간과해선 안 된다는 것들에 대해 취재하고 그것들을 엮어 글로 풀어내고 있다. 비록 짧은 글이지만, 내가 바빴던 경험들이 잘 드러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