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회] 안녕, 미누 - 최혜림 통신원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20-12-03 조회수 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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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미누

다양성 증진 광주 비빔영화제

(Bring International Borders Into Movie)

 

최혜림 통신원

 

 

 

 

 ‘대한외국인’이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한국에서 오래 살았거나,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한 외국인들에게 ‘대한외국인’이라고 칭하며 한국인들과 함께 퀴즈를 푸는 프로그램이다. 출연자 중 일부는 한국의 영주권을 따낸 정당한 한국인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여전히 그들을 대한‘외국인’이라고 칭한다.

 

 ‘문화 다양성 캠페인’은 언어, 의상, 전통, 도덕, 종교 따위의 다양한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고 보호하기 위하여 지속해서 벌이는 사회적‧조직적 운동이라는 뜻이다. ‘차이를 인정한다’라는 부분을 집중하며 생각한다.


 과연 우리는 차이를 인정하고 있는가?

 우리나라도 과거와는 달리 다양한 문화와 인종을 가진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외국인에 대한 시선은 따뜻하다고 할 수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우리나라의 문화다양성을 위해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문화다양성 교육은 교육 현장에서 다양하고 올바른 문화다양성 인식을 하도록 교육하기 위해 교육자 커리큘럼을 개발하여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또한, 무지개다리 사업은 여러 문화 주체들 간의 문화소통 및 문화 예술 교류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참여자들이 문화 주체로서의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하여 많은 사람이 생활 속에서 여러 문화를 이해하고 차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드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하여 광주교육대학교 풍향 문화관에서 자동차 극장으로 진행한 광주 비빔영화제(Bring International Borders Into Movie)는 지역 내 유학생과 대학생으로 구성된 5명의 참여자와 함께 진행된 시민참여 영화제로 다양한 문화를 한국적 시각이 아니라 다국적 시각으로 바라볼 기회를 제공하는 문화다양성 영화제이다. <교실 안의 야크>, <Single Ladies 3>, <안녕, 미누>, <10년> 총 4개의 영화를 상영하였으며 그중에서 ‘안녕, 미누’라는 작품을 보았다.

 

 

 

안녕, 미누

 

 

  

▲ 영화 <안녕, 미누> 포스터(출처 : 네이버(Naver) 영화 홈)

 

 

 네팔 이름은 미노드 목탄, 한국 이름은 미누.
 미누는 같은 고향을 떠난 동병상련의 아픔이 있는 목포 아줌마가 알려준 ‘목포의 눈물’을 부르며 영화는 시작된다. 우리나라는 88올림픽을 시작으로 많은 이주노동자가 급속도로 증가하였다. 이들은 대부분 3D (Difficult, Dirty, Dangerous) 업종에 투입되었다. 미누 역시 20살에 고향인 네팔을 떠나 식당일, 봉제공장 재단사 등 돈을 벌 수 있는 한국 사람들이 꺼리는 일을 하였다. 그러던 2003년, 이주노동자에 관한 법이 개정되면서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본국으로 강제추방하기 시작하였다. 미누는 이런 강제추방에 대해 분노하며 문화운동가, 밴드 ‘스탑 크랙다운(Stop Crackdown, 단속을 멈춰라) 보컬, 이주노동자 방송 앵커 활동 등을 하며 이주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내며 활약하였다.

 

 이런 사회활동 때문이었을까?
 미누는 한국에서의 18년의 삶은 인정받지 못한 채 2009년 표적 단속 끝에 강제 추방당하며 고향인 네팔로 돌아가게 되었다. 고향이라 생각하며 살았던 한국에서 쫓겨난 미누는 좌절하지 않고 네팔 트립티 커피 공정무역 대표로 활동한다. 코리아 드림을 꿈꾸는 네팔 청년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네팔 전통인형을 만들어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며 네팔에서의 삶을 꾸려간다. 그는 대표로써 성공했지만, 여전히 한국을 그리워한다.

 

 

  

▲ 영화 <안녕, 미누> 中

 

 

 “한국이 당신을 추방했잖아요. 그래도 여전히 한국이 좋으세요?”라는 질문에 미누는 이런 비유를 하며 답하였다.
 “엄마가 집을 나가라 할 때 진짜로 나가게 되더라도 엄마가 그립고 좋지 않나요? 그런 거랑 똑같은 거예요.”

 

 2015년, 한국에 남아 있던 밴드 멤버들이 미누를 보기 위하여 네팔로 찾아왔다. 이들이 네팔로 온 이유는 곧 네팔에서 한국으로 떠나게 될 청년들을 위해 공연하기 위해서였다. 오랜만에 멤버들을 만난 미누는 웃음꽃이 피었다.

 

 


▲ 영화 <안녕, 미누> 中

 

 

 빨간 목장갑.


 이주노동자들이 어렵고, 더럽고, 위험한 노동환경에서 쓰는 이 장갑은 미누가 한국에서 밴드 활동할 당시 항상 쓰는 아이템이었다. ‘월급날’, ‘썸데이(someday)’, ‘손무덤’ 등 노래를 부르며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찬 모습으로 무대를 휩쓸었다. 2018년, 미누는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초대를 계기로 그토록 그리워하던 한국에 3일간 머물다 다시 네팔로 돌아갔다. 그리고 한 달 뒤, 그는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었다.

 

 영화 <안녕, 미누>는 국내 이주노동자 1세대 미누의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그는 20살에 한국에 들어와 18년간 노동자로 살았다. 한국인보다 한국인답고 한국인보다 한국을 사랑했다. 그러나 결국은 외국인 노동자라는 이유로 고향인 네팔로 추방당했다.

 

 다시 돌아와, ‘차이를 인정한다’라는 문장에 집중해보자.
 미누는 이주노동자 노동권을 주장하기 위해 밴드를 결성하여 빨간 목장갑을 끼고 투쟁하는 노래를 불렀다. 그 모습은 사물놀이를 하고 노래를 부르며 투쟁하는 한국의 노동권 운동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예전과 비교하여 우리가 다른 문화와 언어를 가진 사람들에게 열린 마음을 가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열려있지만 닫혀있는 그런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보다 한국에는 많은 외국인이 있으며 그들을 차별이 아닌 한국사회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일 줄 아는 넓은 사고력을 가진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최혜림 (11기 통신원)

오늘의 하루를 기록합니다.

내디는 발자국마다

가장 아름답고

가장 빛나는 그 찰나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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