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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에 숨을 불어넣는 ‘희망 골든타임’
2021문화예술작은도서관 프로그램
탁유림 통신원
코로나라는 낯선 바이러스가 지구를 떠돌게 된 지도 어언 1년 4개월 남짓. 전 세계 3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도 부족한지 지금 이 순간까지도 삶의 불씨를 하나둘 꺼뜨리고 있다. 고귀한 생명이 허무하게 스러지고 마는 팬데믹 상황 속에서, 우리는 모두 삶과 죽음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걷고 있다.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다가도 갑작스럽게 드리워지는 죽음의 그림자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의연히 대처할 수 있을까?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 문화예술 작은도서관에서 열린 강연 ‘희망, 골든타임’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 ‘희망 골든타임’ 강연이 열린 문화예술 작은도서관
‘희망 골든타임’은 전남대학교 응급의학과 허 탁 교수가 펼친 이번 강연의 주제이자, 2017년에 발간된 허 교수의 칼럼 모음집 제목이기도 하다. 이 책자에는 국내 응급의학계의 대가로 손꼽히는 허 탁 교수가 20여 년간 의사로서 고군분투하며 겪었던 일화들과 응급상황에서 유용하게 쓰일 의료 정보가 담겨 있다. 동명의 이번 강연에서는 책자 속의 이야기를 육성으로 생생히 전해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컸다.
지난 29일, 문화예술 작은도서관은 이른 아침부터 분주한 발걸음들로 활기를 띠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에 따라 수강인원이 10명 내외로 제한되었음에도, 참여자들의 기대감이공간을 가득 채운 느낌이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아내와 자신의 모습을 그린 명화 <우르비노 공작 부부의 초상화>를 소개하며 ‘죽은 사람은 왜 핏빛을 잃고 창백해질까요?’라고 질문을 던진 허 탁 교수는, 삶과 죽음의 대비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허 교수는 창세기 2장 7절의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삶과 죽음 사이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산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산소의 발견, 우리 몸에서의 산소가 하는 작용, 응급 의학에 관한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주제를 연결지었다. 심정지 상태에서의 골든타임은 4분 이내라는 점을 강조했는데, 그 짧은 시간이 생사를 결정짓는다는 것이 새삼 섬뜩하게 다가왔다.

▲ 강연을 경청하고 있는 참여자들
이번 강연은 모교의 응급의학과 1기로 시작해 25년간 응급 의학 전문의로 활동한 허 탁 교수의 내공이 느껴지는 강연이었다. 재치있는 입담과 쏟아지는 에피소드, 이에 잘 녹아든 전문 지식은 지루할 틈 없는 시간을 만들었다. 참여자들은 하나라도 놓칠세라 꼼꼼히 필기하며 경청했고, 중간중간 던져지는 농담에는 빵빵 웃음을 터뜨렸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유익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2021 상반기 문화예술 작은도서관 인문학 프로그램은 6월까지 계속된다. 오는 5월에는 다큐멘터리 박하선 사진작가의 ‘고인돌 이야기’와 미술학 박사 박은수 작가의 ‘추상미술 속 작가의 삶’, 6월에는 광주시립창극단원 장영한 수석의 ‘판소리 다섯 바탕’과 판타블로 판화 이민 작가의 ‘판타블로 기법으로 그려본 양림동 펭귄 마을’ 강연이 예정되어 있다. 강연은 무료로 진행되며, 방문 또는 전화접수(062-670-7968)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니 더 많은 시민이 함께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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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유림 (12기 통신원)
문화콘텐츠를 공부했고 글을 좋아합니다. 고이고 싶지 않아 매일 자잘한 물결을 만들어요. 문화예술 이야기를 나누는 일도 그 선상에 있습니다. 작지만 빛날 그 물결이, 여러분께 가닿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