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호] 생명에 숨을 불어넣는 ‘희망 골든타임’ - 탁유림 통신원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21-05-21 조회수 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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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에 숨을 불어넣는 희망 골든타임

2021문화예술작은도서관 프로그램

 

탁유림 통신원

 

코로나라는 낯선 바이러스가 지구를 떠돌게 된 지도 어언 14개월 남짓. 전 세계 3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도 부족한지 지금 이 순간까지도 삶의 불씨를 하나둘 꺼뜨리고 있다. 고귀한 생명이 허무하게 스러지고 마는 팬데믹 상황 속에서, 우리는 모두 삶과 죽음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걷고 있다.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다가도 갑작스럽게 드리워지는 죽음의 그림자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의연히 대처할 수 있을까? 지난 429일부터 30, 문화예술 작은도서관에서 열린 강연 희망, 골든타임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희망 골든타임강연이 열린 문화예술 작은도서관

 

 

20153월 개관한 문화예술 작은도서관은 빛고을아트스페이스에 자리 잡고 있다. ‘작은도서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여타 공공도서관에 비교해 크지 않은 규모지만, 문화예술 전문 서적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편안하게 열람하고 대여할 수 있는 알짜배기 공간이다. 또한, 주민들로 북적이는 문화사랑방을 지향하며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프로그램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희망 골든타임도 그 중 하나였다.

 

희망 골든타임은 전남대학교 응급의학과 허 탁 교수가 펼친 이번 강연의 주제이자, 2017년에 발간된 허 교수의 칼럼 모음집 제목이기도 하다. 이 책자에는 국내 응급의학계의 대가로 손꼽히는 허 탁 교수가 20여 년간 의사로서 고군분투하며 겪었던 일화들과 응급상황에서 유용하게 쓰일 의료 정보가 담겨 있다. 동명의 이번 강연에서는 책자 속의 이야기를 육성으로 생생히 전해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컸다

 

지난 29, 문화예술 작은도서관은 이른 아침부터 분주한 발걸음들로 활기를 띠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에 따라 수강인원이 10명 내외로 제한되었음에도, 참여자들의 기대감이공간을 가득 채운 느낌이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아내와 자신의 모습을 그린 명화 <우르비노 공작 부부의 초상화>를 소개하며 죽은 사람은 왜 핏빛을 잃고 창백해질까요?’라고 질문을 던진 허 탁 교수는, 삶과 죽음의 대비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허 교수는 창세기 27절의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삶과 죽음 사이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산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산소의 발견, 우리 몸에서의 산소가 하는 작용, 응급 의학에 관한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주제를 연결지었다. 심정지 상태에서의 골든타임은 4분 이내라는 점을 강조했는데, 그 짧은 시간이 생사를 결정짓는다는 것이 새삼 섬뜩하게 다가왔다.

 




강연을 경청하고 있는 참여자들


이튿날에는 더욱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인체에 산소를 계속 공급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강연이 이어졌다. 심폐소생술의 단계부터 올바른 심폐소생술 방법, 자동제세동기와 제세동의 중요성, 고압의학에 관한 내용까지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의학적 소양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응급상황에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F1 경기의 피트스탑에 빗대는 등, 어려운 의학지식을 쉽고 친근하게 전달해주려는 연사의 마음이 느껴졌다.

이번 강연은 모교의 응급의학과 1기로 시작해 25년간 응급 의학 전문의로 활동한 허 탁 교수의 내공이 느껴지는 강연이었다. 재치있는 입담과 쏟아지는 에피소드, 이에 잘 녹아든 전문 지식은 지루할 틈 없는 시간을 만들었다. 참여자들은 하나라도 놓칠세라 꼼꼼히 필기하며 경청했고, 중간중간 던져지는 농담에는 빵빵 웃음을 터뜨렸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유익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2021 상반기 문화예술 작은도서관 인문학 프로그램은 6월까지 계속된다. 오는 5월에는 다큐멘터리 박하선 사진작가의 고인돌 이야기와 미술학 박사 박은수 작가의 추상미술 속 작가의 삶’, 6월에는 광주시립창극단원 장영한 수석의 판소리 다섯 바탕과 판타블로 판화 이민 작가의 판타블로 기법으로 그려본 양림동 펭귄 마을강연이 예정되어 있다. 강연은 무료로 진행되며, 방문 또는 전화접수(062-670-7968)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니 더 많은 시민이 함께할 수 있길 바란다.

 

 

 

 

 

 

 

탁유림 (12기 통신원)

 

문화콘텐츠를 공부했고 글을 좋아합니다.

고이고 싶지 않아 매일 자잘한 물결을 만들어요.

문화예술 이야기를 나누는 일도 그 선상에 있습니다.

작지만 빛날 그 물결이여러분께 가닿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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