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문화원 로비 ▲어린이도서관 입구
오후 3시부터 한 시간가량 진행되는 '놀러와, 이야기 숲으로'는 당일 2시부터 어린이 도서관 입구에서 키오스크로 현장 발권으로 참가 신청할 수 있다. 신청 후 나오는 티켓은, 입장 시 필요하니 소장하고 있어야 한다. 안내데스크에서 좌측으로 쭉 들어가면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공간, '책마루'에 도착할 수 있다.


▲어린이도서관 전경 ▲어린이도서관 내부, 수업이 진행되는 책마루 공간
'놀러와, 이야기 숲으로'는 6월 27일까지, 매주 일요일 오후 3시부터 한 시간가량 진행되는 '스토리텔러와 함께 하는 북데이트'이다. 아이와 가족이 함께 즐기는 어린이 도서관 프로그램으로, 올해는 그림책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볼로냐, 안데르산 등의 수상작을 선정해 도서의 접근을 어려워하는 이들을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3시가 되자,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하나둘 안으로 들어왔다. 프로그램은 크게 아이스브레이킹, 첫 번째 작품 읽기, 창작활동 그리고 두 번째 작품읽기로 이루어졌다. 스토리텔러 선생님께서 아이들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꿀벌 한 마리"라는 노래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준 덕분에, 아이들의 얼굴엔 웃음 꽃이 폈다.
6월 6일은 채승연(2019 볼로냐 라가치상 오페라 프리마 우수상) 작가의 '그림자 하나'와 안네 바스코(2017 볼로냐 라가치상 디지털)의 '꼬마 곰 무르' 두 작품으로 꾸며졌다. PPT로 간단한 작가 소개 후 이어진 '그림자 하나'. 그림책과 어울리는 세심하고 귀여운 배경음악과 마이크를 끼고 성우 같은 목소리로 PPT에 띄운 그림책을 읽어주는 스토리텔러에게 아이들은 모두 귀 쫑긋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림자 하나'는 정오가 될수록 점점 짧아지는 나무 그림자 아래의 동물들의 모습을 귀여운 그림체로 담은 이야기이다. 스토리텔러가 거북이 등 동물들의 목소리를 매번 다르게 내주시며 흥미롭게 이야기를 이끌어준 덕분에, 성인인 나도 마치 어렸을 적 어머니가 읽어주시는 느낌을 받아 미소 지으며 들을 수 있었다. 그림책을 단순히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만약, 내가 쉬고 있는 그늘로 누군가 들어온다면?" 등의 질문으로 아이들에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도 함께 주어졌다. "그러면 그 친구한테 나가라고 해요, 집에 가서 에어컨을 쐬면 돼요." 하는 대답에 아이들의 천진함을 느낄 수 있었다. 선생님은 이에 '배려'와 '양보'를 알려주시며 함께하는 창작활동, '액자만들기' 시간으로 참가자들을 이끌었다.
▲창작활동 시간 ▲아이들에게 주어진 창작활동 준비물
▲나무그림을 오리고 있는 모습 ▲완성된 작품, 그늘을 찾는 동물 친구들
오리고 붙이는 창작 활동이 부모님과 '함께' 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고, 나무 뒤에 라이트를 비춰보며 그림자를 관찰하는 시간이 아이들에게 추억과 교훈을 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리라 느낀다. 두 번째 작품, "꼬마 곰 무르"는 동면에 들 시기의 곰 무르가 심심함을 견디다 못해 땅으로 나와, 겨울 곰이라 외치는 그림책이다. 울음소리와 대사를 포함한 이야기가 스토리텔러의 실감 나는 목소리와 만나 즐겁고 흥미로운 시간이 되었다. 재미있는 한 시간 이후, 설문조사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꾸준한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놀러와, 이야기 숲으로'는 아이들에게 부모님과의 추억을 쌓게 해주고, 책을 대하는 좋은 습관 그리고 흥미를 선물해 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수업에 집중하는 아이들의 모습과 꾸밈없이 대답하는 당당함에 놀라기도 했고, 창작활동 중에는 성인이 된 필자에게 더 이상의 관심 대상이 아니었던 '그림자'를 대하는 아이들의 신기한 눈망울과 뒷모습이 참 귀여웠던 시간이었다. 아이들을 대하는 스토리텔러 선생님의 말투와 이야기는, 참 상냥했던 유치원 선생님을 연상케 했다. 선한 목소리로 짧은 그림책임에도 음성과 연기의 풍성함으로 아이들을 사로잡고 성인인 필자도 힐링하게 해준 스토리텔러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아이는 작은 손으로 요리조리 종이를 오리고, 아이보다 더 열심히 임하던 부모님들의 모습에 웃음 지어졌고, (취재 당시) 처음 만난 아이의 그림을 따라서 오라는 것을 도와주었는데, 나 역시 행여나 잘못 자를까 노심초사하며 신경 써 가위질을 했었다. 좋은 추억과 좋은 결과물을 위해 신경 쓰는 부모님의 마음과 함께 아이들의 동심을 지키고, 한 주의 수업을 위해 신경 써주는 담당자분과 스토리텔러의 마음과 노력이 깃들어있는 프로그램임을 느꼈다.
"이 프로그램 속 스토리텔링의 매력은 작품만 읽어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이 있다는 것이에요. 아이들의 생각을 끌어내고, 참가자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반추해 볼 수 있게 할 수 있는 거죠. 때로는 주마다 달라지는 작품과 책을 쓴 작가의 또다른 작품을 부모님들이 사진을 찍어가시기도 하세요. 그것에서도 도서 습관이나 흥미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김서연 스토리텔러는 이어, "작년에는 한국사가 주제였는데, 이 프로그램으로 한 아이가 한국사에 관심을 두고 공부를 시작했다는 말도 들었어요. 그럴 때 참 뿌듯해요. 6년째 이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데, 처음 봤을 때 6살이었던 아이가 벌써 초등학교 3학년이 돼서 왔더라고요. 그럴 때도 참 기분이 좋아요."라고 웃어 보였다.
수업에 대한 고민과 애정 그리고 자부심이 '놀러와, 이야기 숲으로'를 입소문과 함께 매년 꾸준한 사랑으로 이어졌던 이유였다. 새롭게 찾아올, 꾸준히 찾아올 이들에게 "아시아문화전당 어린이 문화원에서는 매주 콘서트가 열려요, 그것도 무료로. 북(BOOK)콘서트. 꼭! 놀러오세요! 긍정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김서연 스토리텔러와의 뜻깊은 시간이었다.
좋은 선생님, 좋은 기획의 시너지가 만들어 낸 해당 이야기 숲으로)의 그림책 선정은은 스토리텔러와 기획자의 깊이 있는 심사와 고민 끝에 추려진다. 그만큼 입증되어있고, 보장된 재미와 교훈을 담은 그림책으로 구성되어 참가자들에게 소개되니, 6월 22일까지 (매주 일요일) 있는 '놀러와, 이야기 숲으로'로 한 번 놀러 가보는 건 어떨까.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공간이자 프로그램을 즐기기 전, 후로 누리기 좋은 공간인 '어린이 도서관'은 매주 월요일(휴관일)을 제외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아기자기한 그림책과 글 책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철학, 종교, 사회과학, 자연과학, 기술과학, 예술, 연어, 문학, 역사, 외국 도서 등 약 25,000~26,000권을 소장하고 있다. 안내데스크 옆 한쪽에 분야별 추천 도서 목록을 볼 수 있으며, 좌식 공간, 입식 공간 등 아이들의 상상력을 담아낼 수 있는 공간이 알차게 마련되어 있다. 국외(중국, 일본, 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영어)도서 등 역시 그림책 종류로 아이들에게 편히 다가갈 수 있게 제공된다.
어린이 도서관은 '도서가, 도서관이, 아이들의 놀이이자 놀이터'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도서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로써 그에 보답한다. "지역민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매년 그림책 원화 전시를 진행하고 있으며, 매주 일요일 스토리텔링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단 한 번의 방문으로도 책과 도서관에 대한 좋은 기억을 심어주는 것'이 어린이 도서관의 운영 방침이자 목표이다."라는 '놀러와, 이야기 숲으로'의 운영, 기획자인 교육사업팀 김미설 님의 말속엔 아이들을 향한 애정과 사랑을 깃들어있었다. 취재 당일 보았던 많은 지역민의 방문이 후에도 꾸준히 이어지기를 바란다.
 | 서지유 (12기 통신원) 내가 문화예술과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좋아하는 이유는 ‘표현하는 삶’이 있고, ‘개성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특징 때문이다. 타인에 대한 존중과 나눔을 갖고, 열정과 다름 사이의 ‘같지 않은 미묘한 변주’를 즐기고자 한다. 내가 문화 향유(취재)와 글을 좋아하는 이유는 ‘표현할 수’ 있고, ‘머금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을 되뇌고 깊게 들이킬 때, 비로소 좁은 생각에 갇혀 사는 나를 반성할 수 있고 깨달을 수 있었다. 통신원으로써 그 항해의 매력을 나누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