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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인생을 찾아서
2021 어르신문화프로그램 인(in)방_인생코디
통신원 강동아
2021년 현재, 기대수명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부모님 세대의 30대와 MZ세대가 바라보는 30대는 확연한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만큼 시간이 지나면서 평균 연령대는 점차 높아지고, 고령화 시대가 되어 가고 있다. 이에 따라 문화예술교육사업은 100세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인생의 절반을 보낸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기획되고 있다.
그 중 이번 취재를 위해 서구문화원을 방문했다. 서구문화원은 전통문화부터 현대문화에 이르기까지 각종 연구를 하며 교육 프로그램, 전시, 발간 등을 통해 지역민의 문화향유에 기여한다. 이곳에서는 지역민의 일상적인 삶이 투영됨과 동시에 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과 체험을 이끌어 가도록 한다. 처음에 문화원에 들어선 순간 지역 주민들이 연주하는 활기찬 장구소리가 들렸다. 서구문화원은 다양한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수강생들에게 다양한 역량을 발표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해주고, 문화적 소양을 쌓을 수 있는 장을 제공해주는 하나의 작은 문화 학교이다.
<2021 어르신문화프로그램 인(in)방_인생코디> 프로그램은 2021년 60세 이상 여성 대상으로 참여자를 모집했다. 집 안 곳곳에서 ‘나’ 라는 존재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콘셉트로, 앞으로의 인생을 코디하는 프로그램이다.

2021년 7월부터 시작된 프로그램은 매 시간마다 집 안 곳곳 다양한 공간을 소재로 교육이 진행되었다. 8월은 거실이 배경이 되었다. 오늘 교육을 시작하기 전, 저번 시간을 복습하는 의미에서 ‘작은 방’ 중 하나인 ‘책 방’ 을 소개하며 시작되었다.
참여자들은 본인의 ‘인생 책’ 한 권을 골라 내용을 재구성하며 직접 만든 이야기로 팝업북을 만들었다. 이로써 본인만의 감각과 이야기가 깃든 하나의 책을 완성하였고 다른 참여자들과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오가며 함께 사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각자 다른 삶을 살아온 이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대신 기뻐하기도 하며 희로애락을 느끼면서 자신만의 ‘작은 방’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같은 또래가 아닌 부모님 세대의 세상을 엿보며 사뭇 진지해질 수밖에 없었던 시간이었다. 한 가정을 다 이루고 이제 그들의 인생을 위해,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지금껏 살아온 자신들의 삶을 소개하며 값진 시간을 가졌다. 책이라는 소재를 통해 쉽사리 꺼내지 못했던 이야깃거리가 오갔고 서로 각자의 ‘인생 책’ 을 추천해주며 자연스레 자신들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자리는 그들에게 위로가 되는 시간이었음이 분명했다.

그 다음 거실에서 느꼈던 다양한 감정을 이야기해보는 시간에는 감정을 기반으로 칠판에 ‘거실’ 하면 떠오르는 본인의 표정을 그려보기도 했다. 집안일을 다 하고 진이 빠져 소파에 누워있는 자신을 표현하며 눈 그늘과 함께 퀭한 표정을 그렸던 분의 그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분과, 최근에 건강 문제로 인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고민거리를 털어놓으며 애잔한 표정으로 거실에 앉아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신 분은 모두의 눈물샘을 자극하곤 했다. 이렇듯 거실이라는 소재 하나로 여러가지 다양한 감정을 그 자리에서 느껴볼 수 있었고 참여자들은 서로를 위로하며 수업을 마무리했다.

다음 수업의 주제는 퍼스널컬러 특강이다. 퍼스널컬러 진단이라고 하면 보통 젊은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개인이 가진 개성과 어울리는 색을 찾아주며 그들만의 스타일, 멋을 매칭 해주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2021 어르신문화프로그램 인(in)방)_인생코디>를 통해 60대 이상 어르신의 고민, 삶의 낙 등을 공유해보며 그들의 삶과 우리의 삶은 다를 게 없다는 것을 느꼈다. 집 안 곳곳에서 나라는 존재를 확인하는 시간은 그 어떤 방법보다 확실하게 마음에 와 닿았고 참여자 모든 분들의 제2의 인생을 마음속으로 응원해본다.
| 강동아 (12기 통신원)
미술이론에 대한 배움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동시에 문화예술계의 스펙트럼을 넓혀가고자 지역 작가들과 전시 기획을 경험하고, 나의 사유지점을 다른 이들과 예술이란 매개체를 통해 공유하고자 한다. 나의 글로 인해 몇 안 되는 사람들일지라도 지역문화계의 소식을 전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비록 거창하진 않아도 내가 하는 취재를 통해 광주의 예술계를 누군가에게 잘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