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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예술 : 나무와 음식
남도향토음식박물관 '식문화교육프로그램'
통신원 강동아
옷과 음식과 집을 통틀어 우리는 의식주라고 부른다. 그만큼 살아가면서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3요소이며 우리는 이 세 박자를 조화롭게 이루며 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중 음식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찾아 취재를 하게 되었다. 이를 위해 광주 북구에 위치한 남도향토음식 박물관에 방문했다. 이곳은 남도의 맛과 남도인의 숨결이 배인 전통 및 지역의 향토음식을 보전하기 위해 2007년 개관하였다, 남도 각 지역의 향토색이 짙은 음식을 직접 만들고 체험하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으며 국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또한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단순한 박물관이라기보다는 직접 체험을 하며 몸소 인문학적 요소를 경험해 볼 수 있다.

▲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
지난 9월 23일, 명절을 보낸 뒤 만난 <식문화교육프로그램> 참여자들은 명절 인사와 더불어 각자의 식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수업을 시작했다. 그들은 지난 시간에 제작했었던 냄비 받침과 도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부족했던 부분을 찾아가는 등 복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연령대는 대부분 50대 이상이었으며 새로운 취미생활을 개척해 나아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비록 전문가다운 솜씨는 아니지만 <목마름 공방>을 운영하시는 강사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각종 주방도구를 만들어 나갔다. 모두 똑같은 결과물이 아닌 각자의 개성을 녹아내며 나만의 것을 만드는 수업이었다.


상대적으로 주방을 지키는 시간이 많았던 수강생들은 본인이 직접 사용할 도구들에 숨결을 불어넣는 작업을 계속하였다. 첫 번째 시간에 나무를 사포로 갈고, 스케치하며 틀을 잡는 작업을 하였다면, 본 수업인 두 번째 시간에는 전문 목공 기구를 이용해 직접 모양새를 갖춰나갔다. 전문 기구를 처음 접하였을 땐 위험하고 어려워 보이기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였다. 하지만 선생님의 지도와 더불어 한 분 씩 응원을 해주며 완성해 나아가는 모습은 그 어떤 장면보다 보기 좋았던 순간이었다. 그들만의 물건에 애정을 가지고 직접 다루며 조금씩 완성해가는 모습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갈고 닦은 각자의 냄비 받침과 도마들은 기름칠을 하여 최종적으로 완성되었다. 만들어지는 과정을 함께하면서 완성된 결과물이라 더욱 뿌듯하고 값진 시간이었다. 수강생들의 취향에 맞게 제작된 냄비 받침은 각기 다른 모양새를 갖추었다. 한 분의 아이디어로 계란을 올려두는 용도로 구멍을 뚫은 냄비 받침을 완성 시켰던 순간은 모두에게 웃음을 가져다주었던 기억이 난다. 비록 나만의 주방도구 만들기이지만, 혼자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도와가면서 결국은 함께 만들어가는 협동심으로 가득 찬 모습이 기억된다. 아쉬운 마음에 수강생들은 남은 재료로 하나씩 더 제작하였고, 이러한 장면을 보며 개인의 취미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마련해주는 제도가 더욱더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에,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개개인의 의지에 따라 무엇인가를 성취할 수 있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시간임을 의심치 않는다.

약 2시간에 걸쳐 완성된 냄비 받침을 뒤로하고 수강생들은 다음 시간을 위해 또다시 부지런히 준비했다. 한 층 강화된 제작 과정을 위해 미리 준비하는 모습은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쉽지 않은 제작 과정이지만 자신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수강생들이 기억에 남는다. 줄을 서서 강사님의 지도에 집중을 하며 나무 합판을 손수 재단하면서 성취감을 이루어내었다. 그리고 그들은 각자의 개성이 담긴 완성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수업을 마무리하였다.
이처럼 남도향토음식 박물관은 음식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여가 문화 활성화에 한몫을 하고 있다. 나무와 음식 뿐만 아니라 시와 음식, 차와 음식 등 여러 식문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으며 전통음식강좌 또한 수강할 수 있다. 지역사회의 콘텐츠를 계속해서 발전시키며 지역의 전통 보존을 도모하는 활동을 통해 지역민의 문화예술교육과 더불어 삶 속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개관 이래 남도 각 지역의 향토성이 있는 음식을 직접 만들고 체험하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오며 전시 또한 기획하고 있다. 이러한 다방면적인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주민들의 관심과 지역 발전의 플랫폼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 강동아 (12기 통신원)
미술이론에 대한 배움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동시에 문화예술계의 스펙트럼을 넓혀가고자 지역 작가들과 전시 기획을 경험하고, 나의 사유지점을 다른 이들과 예술이란 매개체를 통해 공유하고자 한다. 나의 글로 인해 몇 안 되는 사람들일지라도 지역문화계의 소식을 전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비록 거창하진 않아도 내가 하는 취재를 통해 광주의 예술계를 누군가에게 잘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