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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는 중입니다
취재 : 김수진(제13기 통신원 모담지기)
인터뷰이 : 추말숙(연나무 대표)
▲ 연극 공연 열연을 펼치는 추말숙 대표
무더운 여름이 시작됐고 두 번째 인터뷰를 했다. 연극하는 문화예술교육공동체 연나무 추말숙 대표가 주인공이다. 현재 낭독모임, 글쓰기 교육, 즉흥 연극을 하고 있으시다. 십 년 넘게 이어온 중년여성들의 아마추어 연극 팀〈여배우 봄날씨〉를 보러 일곡도서관으로 향했다.
〈여배우 봄날씨〉의 의미와 어떤 활동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시작은 2009년입니다. 그 때 당시 김덕령 장군의 일대기를 창작 연극으로 만든 후 어떻게 모임을 이어갈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십 년도 더 지났네요. 예닐곱의 중년 여성들이 연극을 하고 있어요. 우정이 끈끈합니다. 이분들은 예술가적 기질이 있어요. 예술가는 알다시피 좀 예민하고 국지성 호우처럼 변덕도 부리죠. 이 분들이 그래요. 연극하는 예술가라서 여배우, 변덕스러우니 봄날씨라는 두 단어를 합쳐 이름을 지었죠.
특히 낭독모임을 하는 이유는요
2016년 처음으로 ‘광주여성센터’에서 유명한 고전인 〈오만과 편견〉을 낭독했어요. 함께 읽으니 느낌이 정말 달랐지요. 묵독을 하면 웃지 않았을 부분이 낭독을 하니 울다 웃으며 감정을 내비치게 되더라고요. 무대에서나 감정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낭독도 똑같은 효과를 냈어요. 연극과 낭독은 같은 힘을 가지고 있어요.
▲ 환한 웃음을 짓는 추말숙 대표. 웃음 속 활기찬 에너지가 느껴진다.
연극을 택한 이유는요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 뭘 만들어서 보여주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렇게 대학 때 연극 동아리를 들어갔습니다. 탈춤을 배워서 마당극을 했고 그렇게 배우를 시작했어요. 극단에 있었지만 연극으로 문화예술교육을 하고 싶어서 나왔습니다.
문화예술교육이란 뭘까요
연극에 빗대 말할게요. 연극은 자신을 끊임없이 돌아보고 알아차리게 하고 나아지게 하죠. 예술을 하면 모르던 나를 알게 되니 자존감도 솟아나요. 거기서 멈추지 않아요. 직장을 찾든 공부를 하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갑니다. 이렇게 발전하는 분들을 계속 봤어요. 나를 찾고 더 나은 존재로 만들어주는 것. 나아가게 하는 것. 그게 문화예술교육입니다.
▲ 낭독회 진행모습
<경자씨와 재봉틀〉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고 어떤 내용인지
경자씨와 재봉틀의 이름은 이렇게 됩니다. 관계자 어머니의 이름이 경자라서 ‘경자씨’, 그녀가 젊었을 때 의상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 복식 학원 앞까지 갔으나 자식을 키우기 위해 포기했다고 해서 ‘재봉틀’을 붙였지요. 어느 곳에나 있을 법한, 자식을 돌보고 있을 수많은 엄마들, 한 푼이라도 벌기 위해 뛰는 엄마들, 오륙십 대 엄마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집단상담도 하고 마사지도 받고 소풍도 갔죠. 그 또래 여성들이 해보고 싶을 만한 것들을 일단 해봤어요. 그 뒤로도 3-4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천번을 흔들려야 엄마가 된다>와 은퇴를 준비하는 남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병태씨와 고래사냥>도 했습니다.
추말숙 대표에게 문화예술교육은 ‘나 자신을 찾고 나아가게 하는 것’이었으며 다양하게 벌인 일들은 사람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었다.
조금이라도 더 나다워지고 싶다면 문화예술 곁에 있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