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6호] 정혜원 모담지기_할 수 있는 한 가볍게, 제로 웨이스트_예술단체 마리모 인터뷰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22-08-05 조회수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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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는 한 가볍게, 제로 웨이스트

예술단체 마리모

 

 

취재: 정혜원(13기 통신원 모담지기)

인터뷰이: 박지애(마리모 대표), 최윤미(프로그램 담당자)

 

 

인터뷰 약속을 잡고 양동 발산마을에 다다랐을 때 마주했던 좁고 가파른 골목길이 기억에 남는다. 아침 끼니를 꺼내며 우리는 항상 먹으면서 회의를 한다라고 소탈하게 웃는 예술단체 마리모의 박지애, 최윤미와 이야기를 시작했다. 꾸밈없고 당당한 두 여성은 어떻게 머리를 모아 일을 벌이는지 궁금했다.

 

 

 

 

 

 

프로그램 함께 쓰는 작정일기 '줍깅' 이후, 청춘발산마을에서 한컷!

(왼쪽에서 두번째 핑크 반팔티)박지애(마리모대표) & (앞에 앉아 있는 베이지 코트)최윤미(담당자)

 

 

 

이름이 너무 귀여운데요. 뜻이 있다면요.

: 아들이 어느 날 마리모 키우기아느냐고 물었어요. 마리모가 뭐냐면 작고 동그란 해조류인데 이리저리 굴러다니다가 점점 커져요. 그걸 보니 우리도 둥글둥글 마리모처럼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아주 작은 단위인데 점점 성장하는 게 티 안 나게 보여요.

제가 생각하는 마리모가 맞았군요? 마리모는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나요.

: 사회의 여러 차별과 문제를 예술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이번 프로그램 함께쓰는 작정일기는 환경 문제를 예술과 연관 지었어요. 똑같이 고민하는 청년들과 모여서 이야기하면 좋겠더라고요. 일을 즐기면서 재미있게 하려고 해요. 우리가 재미있으면 남들도 재밌지 않을까요?

 

 

 

 

                                        ▲차별없는 산책을 하는 중                       차별 없는 산책을 하며 만든 무지개길 

 

 

 

마리모를 어떻게 만들게 됐는지.

: 박지애 대표와 여러 방향에서 말이 잘 통했어요. 동갑내기 친구고요. 대표는 글쓰기, 저는 조각 베이스예요. 처음엔 여러 분야의 예술인과 협동조합을 만들고 싶었는데 무산되었고, 조합 전 단계로 생각했던 마리모를 만들게 되었어요. ‘우리가 함께 예술을 가지고 일할 수 있을까? 잘 맞을까?’ 알아보려고 저희가 있는 이 마을에서 하는 주민제안 공모사업을 해봤어요. 악기 하는 분이 있어서 재활용 악기를 만들었어요. 초등학생들과 재활용품으로 악기를 만들어서 합주했어요.

첫 사업이 잘 맞아서 지금까지 함께 일하고 있나 봐요.

: , 하하. 그다음 기획한 게 전시 구별주의자 관람제한구역이었어요. ‘다원예술사업에 떨어지면서 다원 예술이 무엇인가 다시 한번 고민하다가 우리끼리 연 전시회였어요. 사실 화가 나서 시작했지만 즐거웠고, 차별없는 산책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이어졌어요. 다양한 정체성이 있는 아바타 카드를 준비해 그 사람이 되어서 걸어봤어요. 휠체어 사용자,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다문화 이주민, 비건 등이 되어 동네에서 산책할 수 있는 길을 무지개로 표시했지요.

 

 


 이번 함께쓰는 작정일기도 궁금해요. 

  

: ‘죄책감 없는 제로 웨이스트가 주제예요. 의무감이나 강요 없이, 하고 싶을 때 하는 제로 웨이스트. 완벽하진 않지만 내가 한 작은 실천들을 칭찬하죠. 코로나19 이후 쓰레기가 더 늘었고 사람들이 제로 웨이스트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눈앞에 닥친 문제이고 지금 당장 무언가를 실천해야 하죠. 하지만 떡볶이 하나 시켜 먹을 때마다 배달 쓰레기로 죄책감을 느끼고 싶진 않잖아요. 세일할 때 사둔 샴푸랑 치약 두고 비싼 제로 웨이스트 물품을 사는 것도 이상하잖아요. 배달할 때 일회용 젓가락 받지 않고 카페에서 텀블러 사용하면서 소소하게 실천해도 환경을 지키는 제로 웨이스트라고 할 수 있죠. 지금 집에 있는 것들을 잘 사용하고 역할을 다할 때까지 쓴다면 잘하고 있는 거예요. 내가 할 수 있을 만큼만 가볍게 시작하고 싶었어요.

 

 

내용을 조금 더 설명해주세요.

: 프랑스의 환경 운동가 베아 존슨(Bea Johnson)이 쓴 Zero Waste Home에 나오는 ‘5R 원칙에 따라 기획했어요. 필요 없는 물건 거절하기 쓰는 양 줄이기 다회용 제품 이용하기 재활용하기 퇴비화인데요.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열 번의 활동을 했어요. 쓰레기 일기 쓰고 줍깅하고 물물교환을 하거나 버려진 가구를 다시 썼고 필요 없는 것은 받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가볍게, 함께 제로 웨이스트를 했어요.

 

 

  

#함께쓰는 작정일기 중, 오늘의 나를 칭찬합시다'에 써진 "긴박한 상황에서도 플라스틱 안 나오는 물건을 선택한 나에게 칭찬을!!"



 

쓰레기 일기는 어떻게 쓰나요.

일상생활에서 쓰레기를 ‘0’에 가깝게 만들기란 너무 힘들어요. 하루에 버리는 쓰레기를 돌아보면서도 나를 칭찬할 거리를 찾아요. 예를 들어 떡볶이를 먹고 싶어 배달시켰고 일회용 쓰레기가 나왔다. 하지만 일회용 젓가락을 받지 않았으니 잘했다.’ 일기는 매일 쓰지 않아도 되고 간단히 편할 때 씁니다. 언제 어떻게 쓰든 상관없고 공개하지 않습니다. 그냥 버리던 쓰레기를 일기를 쓰면서 한 번 더 기억하고 가볍게 제로 웨이스트를 향해 나아가면 됩니다.

앞으로 예술단체 마리모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요.

마리모의 기본은 평등입니다. 차별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기획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일하려고요. 그래서 필요하든 그렇지 않든 문자 통역을 하고 채식주의자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삽니다. 당연하게 해야 하는 것들이니까요.

모두가 차별받지 않고 사는 데 예술이 한몫하면 좋겠어요. 워크숍이나 공공예술 등을 통해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그들이 만족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더 들어가서 여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

 

 

지애 씨와 윤미 씨는 마리모가 하는 일은 너무도 당연한 것들이라고 말했다. 늦게 아침을 먹으며 바쁘게 회의를 하면서도 즐거워 보였다. 경쾌한 진중을 느끼며 그들의 다음 걸음을 상상했다.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바라며 오늘도 예술하고 있는 마리모에 천둥과 같은 박수를 보낸다.

 

 

 

 

마리모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marimo_gj_2021/

함께쓰는 작정일기 2기 모집 링크: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eePKx2M_L2Sxh5jqjQjnC1NV-NLAvpXIvG4-G44CZrpvSexw/viewf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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