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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엄마만의 시간이 필요해
<엄마(MOM)들의 마음나누기>
취재 : 고유진(제13기 모담지기)
인터뷰이 : 송선미(스윗뮤직가든 대표)
▲마음예술가맘들의 시작_가운데 주황색 셔츠가 송선미 대표(스윗뮤직가든 단체 제공)
‘스윗뮤직가든’ 대표 송선미고요. 처음에는 공연예술 단체로 시작했어요. 아이 키우면서 일을 쉬게 된 음악 선생님들이 모였고요.
클래식 음악이 사람들에게 친숙해지길 바라면서, 일상의 예술과 예술의 일상화를 꿈꾸고 있어요.
어린이나 가족들 앞에서 공연했는데 관객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획 하다 보니 문화예술교육까지 하게 되었어요. 지금은 공연예술교육 단체로서 미술과 음악 전공자들과 함께해요.
엄마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예술교육을 오늘 처음 봤어요.
엄마 아빠들은 모든 게 아이 중심이잖아요. 공연을 보러 가도, 놀러가도, 무슨 무슨 체험을 해도 아이에 맞춰요.
온전히 나를 대상으로 하는 자리가 의외로 많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문화예술교육을 하고 싶었어요.
애 키우면서 지쳐 있는 이들을 생각하며 시작했어요. 사실 노인, 가족 등을 위한 음악 프로그램은 많잖아요.
엄마만의 음악 시간은 거의 처음일 듯해요. 저희는 예술 감수성을 키움으로써 삶을 아름답고, 행복하게 느낄 수 있다고 믿어요.
그래서 온전히 자신(엄마)을 위한 수업이 필요했어요.
▲엄마도 엄마만의 시간이 필요해(스윗뮤직가든 단체 제공)
▲엄마가 아닌 나를 말해요(스윗뮤직가든 단체 제공)
엄마의 자아 찾기인가요.
엄마를 둘러싼 말들 중 희생이라는 단어에 초점을 맞추잖아요.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 누구의 며느리...
여성은 자신보다 남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가 있죠. 그녀들은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 참 없어요. 단풍 구경을 가더라도 혼자보다는 어울려서 가고요. 그래서 여기서만큼은 지금의 나를 찾아가면 좋겠어요. “이걸 좋아했었지, 이건 싫어했고, 이런저런 추억들이 있었지,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말할 수 있길 바라요. 삶에 있어서 터닝 포인트가 되면 좋겠어요.
▲아이들 숙제가 아닌 나만을 위한 시간
“온전히 나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라는 표현을 좋아해요. 우리의 가장 큰 목표이고요. 어떻게 하면 나를 충분히 되돌아볼 수 있을까 고민하며 프로그램을 기획했어요.
자신 안에서 나온 이야기인가요? 같은 시대를 사는 이들이 한데 모여 이야기를 나누면 공감하기 쉽겠어요.
살아온 시대가 같아 음악 · 영화를 포함해서 이것저것 잘 공감하기도 하지만, 서로를, 처지를 나누다 보면 더욱 그렇게 되더라고요. 여러 나이대의 엄마들이 함께해요. 어린 엄마들은 인생 선배들에게 “이거 다 지나가는 일이야”라는 조언을 들을 수 있고, 나이 많은 엄마들은 지난날을 떠올리며 ‘나도 그랬지’ 회상하면서 서로 위안받더라고요. 엄마라는 한 단어만으로 공감대가 두터워요.
처음에는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나 사는 이야기 하고 속마음을 보여주기가 어렵잖아요. 그래도 “나랑 좀 비슷하네. 별 거 아니야.”라고 말하면서 사람 대 사람으로 같이 울고 웃고 편들어주는 모습이 좋아요. 우리는 마음을 나누는 프로그램이니까.
▲춤추고 지르면서 털어내요(스윗뮤직가든 단체 제공)
▲모두가 한 마음으로(스윗뮤직가든 단체 제공)
미리 짠 것도 아닌데 서로 잘 통해요. 처음에는 주저하다가도 ‘저 이도 나랑 비슷하네. 슬펐겠다. 힘들겠다’ 하면서요. 좋거나 힘든 감정을 드러내면서 건강해지더라고요. 우울증을 좀 앓던 분, 자기 삶에 현타가 온 분이 있었는데 막 드러내고, 춤추고, 지르면서 털어내니 한 주 한 주 더 건강해져 가는 게 보였어요.
현장에서 엄마들하고 눈 마주치고 같이 이야기하면서 저희까지 건강하고 고와지는 듯해요. 천천히 조금씩 서로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문화예술교육이 참 매력 있다 느껴요. 더 잘 만들고 싶고요. 그래서 요즘에는 교육에 집중하고 있고, 관객 참여 공연의 노하우를 교육에 응용하고 있어요.
마지막 시간에 공연을 하는데, 한 곡을 연습해서 선보이는 공연이 아니라 즉흥으로 창작해요. 멜로디를 그 자리에서 만들지요. 엄마들이 주도하고 저희는 옆에서 가이드만 해요.
▲예술가들은 엄마들을 도와줄 뿐이에요
음악을 전혀 모르더라도 하나의 도구를 던져주면 그것으로 누구나 창작할 수 있어요. 모두에게 그런 능력이 있어요. 예술가는 이끌 뿐이지 창작성은 자기 안에서 나올 수밖에 없잖아요. 그렇게 나도 음악을 할 수 있다고 깨닫고, 그런 감정으로 연주되는 음악은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어요.
▲건강한 삶을 살아가셨으면 좋겠어요
바라는 바가 있다면.
한 사람 한 사람이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스스로 찾을 수 있길 바라며 저희는 시간을 마련해요. 교육에서 풀어내지 못한 부분들은 공연을 통해서 풀어내고, 반대로도 그렇고요. 창작과 교육은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로 힘을 주고받을 수 있어요. 나를 찾도록 돕는 단체로서 성숙해지고 싶어요. 용기 내서 이곳에 온 엄마들이 자신을 발견하고 돌보면서 건강히 살기를 늘 바라고요.
아무리 수업을 잘 짜 놓았더라도 대상에게 어떻게 다가가는지, 어떤 에너지로 만나야 하는지가 참 중요해요. 저희들끼리의 호흡도 중요하고요. 서로 에너지를 못 나누면 무용지물이겠다는 생각이 딱 들어요. 대상을 촘촘하게 이해하고 그들에게 다가가는 프로그램을 연구하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