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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언어가 통하지 않는 순간을 통한 배움
《요리와 이야기》
취재: 고유진(제13기 모담지기)
인터뷰이: 김진아(‘요리와 이야기’ 랩장&라라의 정원 대표)
Q1. 어떤 랩인지
《요리와 이야기》는 다양한 음식에 관심 있는 예술가, 기획자, 미학자가 모여 실험하는 곳입니다.
Q2. 우리 랩과 연구진을 자랑한다면
매일 의식하며 음식을 소비하고 있는 사람, 가벼운 흥미로 오거나 예술 실험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 등 정말 다양하게 모였어요. 의견이 다 다르기 때문에 바라보는 곳이 아직 정확하지 않지만 존중하고 배려하며 말하고 듣고 있지요. 함께 만들려는 모습이 좋아요. 끝내 하나를 만들겠지요.
저는 음식이랑 문화학을 공부했고 음식 교육을 육 년 정도 꾸준히 했어요. 음식 관련한 미술 전시를 기획하기도 했고요. 이하영 연구원도 저처럼 어려서부터 음식에 관심이 많았고, 주로 음식을 매개로 전시를 열어요. 미학을 전공한 이 선 연구원은 우리의 이야기와 활동을 꼼꼼히 기록하고 거기서 예술적 의미를 찾습니다.
이 산 연구원은 철학 전공자고 퍼포먼스 아트를 해요. 음식에 대해 깊게 알고 시작하지 않았지만 사유하는 퍼포먼스 아트를 궁리합니다. 그리고 김영대 연구원은 농부예요. 저와 이하영 연구원이 하는 이야기를 공부하는 마음으로 참여해주고 있어요. 그리고 얼터너티브 음악을 하는 드러머 사 군, 클래식 현대음악을 하는 이승규, 대금연주가 유태선 연구원까지 세 명의 음악가가 있네요. 저희는 네 명 이상 모일 수 있는 날짜를 투표해서 한 달에 서너 번 만나고 있어요.


Q3. 어느 부분이 가장 힘든지
처음엔 ‘어떤 랩이면 좋겠다’는 기준이 있었어요. 그런데 낯선 사람들과 만나서 전혀 다르게 흘러갔죠. 음식에 대한 생각과 하고픈 것이 다 다른 사람들이 만났잖아요. 그래서 의견을 모으는 중인데 마냥 힘들다기보단 이러한 필요한 과정을 잘해내면 우리만의 색깔을 내는 실험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요.
Q4.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하며 무엇을 발견했는지
비슷한 패턴으로 교육과 음식을 생각에 대해 생각해왔는데, 낯선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니 그것들이 약간 깨지는 듯해요. 재밌어요.
제가 생각하는 음식과 각자가 받아들이는 음식이 다르더라고요. 배를 채우는 에너지부터 사회 · 정치와 뗄 수 없는 존재까지. 여태까지 저는 후자에 해당하는, 씨앗 · 식량 위기 · 식량 주권 등에 관심있는 사람들과 주로 소통했어요. 그런데 랩을 꾸려보니 연구원들은 더러 제 관점에 공감하지 못했어요. 생각해보면 음식에 관심 있는 사람만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우리 실험을 보고 즐길 테니, 가볍고 쉽고 흥미롭게 이야기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5. 그런 다짐이 향후 계획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토종쌀로 농사짓는 김영대 연구원이 있어요. 요리하려면 식재료가 있어야 하고 그것은 땅에서 얻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김영대 농부의 세 공간에서 실험해보기로 했어요. 아직 주제를 뽑지 못했지만 일단 실험 공간을 찾았고, 땅에서 나는 것들을 눈앞에서 보고 먹으면서 주제를 찾으려 해요.
Q6. 이런 실험을 통해 만들고 싶은 문화예술교육은
문화예술이 삶에서 영감을 받아서 프로그램화 되었을 때 좀 짜릿하더라구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수업을 하고 싶어요. 재밌거나 좋았던 느낌이 들뿐 아니라 삶에 영향을 끼치고 나아가 사는 방식이 바뀔 수 있게요. 앞으로 음식을 어떻게 대해야겠다거나, 살아가는 태도를 다시 생각하겠다고 할 수 있게요.
Q7. 삶에 영향을 끼치는 무엇의 정체를 잘 모르겠어요. 방향은 알지만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책만 읽는다고, 예술 체험을 열심히 한다고 되지 않아요. 모든 것들이 다 어우러졌을 때 가능하겠죠. 맛만으로 음식을 느끼는 것과 냄새와 촉감 등 오감으로 음식을 맛본 결과는 전혀 다르듯 말예요.
지식과 경험을 함께 전달하고 스스로 깊이 생각해볼 수 있도록 토론하면 어떨까요. 참여자가 수동적인 수혜자보다는 자기 것을 만들며 함께 어울릴 수 있길 바라고요. 무조건 제공하기보다 그들이 뭔가 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기면 좋겠어요.
추천할만한 프로그램이 있다면
지금 당장 생각나지 않는데. 삶을 살아가면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백그라운드가 있다는 든든함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뭐 하나 못 한다고 해서 기죽지 않죠. 그래서 여러 경험도 중요하지만 관심 있는 것들은 깊이 있게 뚫고 들어가서 자신감까지 찾아내는 그런 문화예술교육이면 좋겠어요.

* 창의예술교육랩지원사업은 광주센터가 2022년도에 처음 시작한 사업.('22.11월 ~ '23. 2월)
'예술이 광주를 바꿀 수 있을까' 질문에서 시작해 정말 광주에 필요한 것들을 찾아 랩 주제를 정하고,
다양한 장르(농부, 기획자, 작가, 사진가 등) 연구진들이 함께 참여해 주제별 스터디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주제별 4~8명씩, 총 6개 랩 44명이 함께 하고 있으며,
오는 2월에는 6개랩 과정을 공유하는 '성과보고회' 자리가 마련될 계획이다.
향후, 성과를 토대로 새로운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 개발 하는게 목표다
[6개 랩 주제]
시민걸음 탐구(랩장 오주현 포함 연구진 8명)
광주를 놀이터로(랩장 이호동 포함 연구진 8명)
다른 생명체의 시선으로 도시보기(랩장 김옥진 포함 연구진 8명)
요리와 이야기(랩장 김진아 포함 연구진 8명)
광주 안의 타자(랩장 오은영 포함 연구진 4명)
시민행동을 예술프로젝트로(랩장 추말숙 포함 연구진 8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