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호] 워킹과 맘 사이의 줄타기 /조중현 모담지기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23-06-25 조회수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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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과 맘 사이의 줄타기. 문화기획자 김현화

 

 

 

인터뷰이: 김현화(루트머지() 문화기획자)

취재조중현 모담지기

 

 

 

문화기획자이자 세 딸의 엄마.

2008년부터 지금까지 쭉 그녀는 워킹맘이다

아침에 출근하면 문화기획 관련 홈페이지를 한 바퀴 돌며 하루를 시작한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김현화 문화기획자의 자리>

 

 

소개부탁드려요.

저는 세 아이의 엄마이자 15년 차 문화기획자 김현화입니다.

 

 

하루 일과가 어떤가요?

여느 엄마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아요. 6시쯤 일어나서 밥을 하고 일어나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깨운 후 간단한 아침식사를 해요. 이것저것 챙겨서 학교를 보낸 후 일터로 갑니다. 회사에서는 다양한 일을 해요. 대부분은 기획서 작업을 하지만 때에 따라 공연이나 워크숍에 참여하기도 하며 현장에 투입되기도 합니다. 퇴근 후에는 또다시 엄마모드로 변신이죠. 주로 아이들 공부를 봐줍니다. 특히 요즘은 중학교 2학년이 된 첫째 아이 공부를 붙들고 있지요.

 

 

문화기획자와 엄마의 조합. 참 근사해 보여요. 애들도 행복할 것 같고요. 

문화기획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재밌게 즐기는 관객과 참여자들을 보면 뿌듯합니다. 그래서 보람도 있고요. 특히 예상한 시나리오와 현장이 딱 맞아떨어졌을 때 희열이 있지요. 하지만 애들 입장에서는 글쎄요. 만약 저라면 점수를 후하게 주기는 힘들 것 같아요.

 

 

<현장 업무중인 김현화 문화기획자>△사진제공_김현화

 

 

 

저는 이런 생각도 했거든요. 엄마 덕분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아이들은 참 좋겠다.

행사장에 아이들을 데리고 자주 가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 맡아줄 사람이 없어서예요. 행사 준비는 보통 아침 일찍부터 하잖아요. 아이들 셋을 데리고 행사장에 가요. 애들 준비시킬 때부터 이미 저는 지쳐있죠. 게다가 행사 당일날은 제가 책임자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말 챙길 것이 많거든요. 하루종일 전화를 붙들고 있어야 하는 건 당연하고요. 예민함의 연속이지요. 그럼 아이들은 거기서도 뒷전이 되는 거죠. 이건 정말 저나 아이들이나 모두 힘든 거에요.

 

 

<2018 능주 새로운 시작>△사진제공_김현화

 

 

2018년에는 특히 더 많은 사업을 하셨던 걸로 알고 있어요. 그때는 어떠셨나요? 

당시 4개 사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서 머릿속이 온통 일로 가득 차있었어요. 회사에서 퇴근할 때도 짐을 바리바리 챙겨 집으로 가서 일하곤 했죠. 누군가는 아이들을 챙겨야 하니 야근을 할 수도 없었고요.

당시에 첫째, 둘째가 초등학생이라 챙길 것도 많았는데 애들한테 신경 쓰기는커녕 준비물을 잊어버린 경우들이 꽤 있었어요. 뇌 용량이 과부하가 걸렸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 생각하면 정말 미안한 생각이 들죠(아이들 이야기에 그녀의 눈시울이 약간 붉어졌다.)

 

 

기획을 하는 데 있어서 육아의 경험이 도움이 되나요?

세 아이 터울이 각각 세 살이에요. 터울이 있는 세명의 아이들을 돌보다 보니 다양한 시각에서 생각을 하게 돼요. 각 시기마다 발달과정,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다르잖아요. 그걸 직접 보고 매일 겪고 있으니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훨씬 눈높이에 맞출 수 있어요. 그건 정말 장점이에요.

특히 2020년 유아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할 때 막내가 딱 유치원생이라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었어요. 국악이라는 주제를 눈높이에 맞출 수 있었죠. 예를 들면 악기별로 캐릭터를 만든다던가 오방색 천을 이용하여 활동과 국악을 접목시킨 것이에요.

게다가 저희 아이들 셋다 성격이 워낙 달라서요. 다양한 성향을 미리 경험해 보니 오히려 다른 아이들 만났을 때는 좀 예상이 돼서 편하더라고요.

 

 

 

<루트머지의 국악캐릭터>△사진제공_김현화

 

 

여성 기획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너무 열심히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요. 저는 지금까지 너무 일만 보고 달려왔어요. 그리고 제가 하는 일에 아이들을 끼워 넣었죠. 그 당시에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많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참 후회가 돼요. 일과 가정은 정말 분리가 되어야 해요. 소위 워라벨을 잘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획이란 일이 하려고만 하면 끝도 없이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선을 그어놓지 않으면 계속 일만 하게 돼요. 그 말을 꼭 하고 싶어요.

 

 

 

<회사 배경으로 김현화 문화기획자>

 

 

인터뷰가 끝난 후 어색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한편 막내를 출산했던 2015년 그녀는 2주 만에 현장에 투입되었다고 한다여자로서 서럽거나 너무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냥 빨리 하고 집에 가고 싶었어요” 라고 덤덤하게 대답했다.

 

세 딸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슴에 품고 열정을 쏟아내는 문화 기획자 김현화

그녀의 워킹을 모두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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