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호] 당신의 삶 속에 특별함을 선물합니다 /정혜원 모담지기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23-07-25 조회수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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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삶 속에 특별함을 선물합니다 


 

인터뷰이 : 조주희(드영미술관 문화예술교육사)

                                                            취  재: 정혜원 모담지기

 

 


작년부터 지금까지 모담지기 활동을 하며 몇몇 문화예술교육사를 만났다. 매년 새로운 사람들과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그들의 열정이 대단해 보였다. 이번 달에 만나 이야기를 나눈 조주희 교육사는 문화예술교육사 2년 차다. 조금은 서툴 수도 열정이 넘칠 수도 있는 시기, 문화예술교육사는 어떤 마음일지 궁금했다. 무등산 자락 아래 자리 잡은 조용하고 평온한 드영미술관 카페에서 그녀와 마주했다.

 

 

 

▲무등산 자락에 위치한 드영미술관 전경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2년 차 문화예술교육사 조주희입니다. 

 

미술을 전공했다고 들었어요. 문화예술교육사가 된 계기는요?

처음에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강사로 활동했어요. 그 속에서 변화하는 아이들을 보면 뿌듯하고 보람차더라고요. 내가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해서 진행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점점 생겼어요. 그렇게 문화예술교육사가 되었습니다.

 

작년, 그러니까 1년 차 때도 프로그램을 진행했나요? 어떤 프로그램인지 궁금해요.

<아트 스위치 온앤오프: 휴> 라는 가족 체험형 프로그램을 했어요. 모두 집, 학교, 직장 ... 반복된 일상을 살잖아요? 

여기는 무등산이랑 가까워 힐링할 수 있는 곳이 많아요. 가족들이 일상을 벗어나 특별한 시간을 누리도록 창작하며 소통할 수 있도록 기획했어요.거울에 그림을 그려 꾸며보는 ‘미러아트’, 주변 도자기 공방에서 ‘도예 체험’, 차를 마시며 명상을 하는 ‘오감 명상 테라피’ 등을 했어요.

 

 

 

▲작년에 진행했던 <아트 스위치 온앤오프: 휴> 속 오감 명상 테라피 활동 모습(드영미술관 사진 제공)

 

 

상상만 해도 행복한 시간이네요.

많이들 만족했어요. “일상에서 벗어나 가족과 함께 즐기며 새로운 주제로 대화하고 소통했다”, “이런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는 말을 들었어요. 쌓였던 피로가 다 날아갔죠.


처음이라 공을 많이 들였을 것 같아요. 가족을 초대한 이유는요?

미술관 위치도 그렇고 자연, 힐링, 소통이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러다 보니 가족이 함께하면 좋겠더라고요. 먼저 프로그램을 계획했고 그에 맞는 대상을 선정했어요.

 

 

 

▲<아트 스위치 온앤오프: 휴>프로그램 중 자연 속에서 체험하며 관찰한 것을 주제로 가족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드영미술관 사진 제공)

 


 

올해는 미술관에서 무엇을 하나요?

드영미술관이 송촌마을 입구에 있어요. 마을 분들을 만나보니 미술관이 가깝고 즐길 수 있는 전시도 자주 하는데 쉽게 들르기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한번 물꼬를 트면 그다음은 쉬울 것 같은데 아직 그런 자리가 없었어요. 그래서 올해는 마을 주민을 위한 시간을 준비하고 있어요.


드영미술관과 송촌마을 주민들이 드디어 만나는군요! 함께 뭘 하는지 궁금해요.

어르신 인생에서 좋았던 기억들을 녹여내는 시간이면 좋겠어요. 나만의 인생 이야기로 노래를 개사 해보고 그 노래를 같이 불러보고 화음도 내보고. 


미술을 전공해 그것을 연계할 줄 알았는데, 음악이네요?

제가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해요.(웃음) 송촌마을회관에 찾아가 봤는데 한 분이 그림을 크게 걸어놓고 싶다셔서 인생의 좋았던 기억 한 장면을 팝아트로 그려 보려고요. 작품을 드영미술관 지하 전시실에 걸고, 연습했던 합창으로 전시 오픈식무대를 꾸밀거예요. 


피날레가 좋은데요. 팝아트는 다가가기 쉽지 않은 장르 아닌가요?

갈래 없이 무작정 좋았던 장면을 그리라고 하면 더 어려울 것 같아요. 팝아트 기법 중에 사진을 놓고 위에 따라 그리는 쉬운 방법이 있어요. 쉽게 그려도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알려드리고 싶어요. 


어르신들이 그린 팝아트가 벌써 기대되네요.

<음악과 함께하는 작가와의 대화>라는 제목으로 최순임 작가가 토크 콘서트를 했던 적이 있어요. 그때 미술관 앞 요양병원 환자들이 많이 참석했어요. 최순임 작가도 아팠던 시절이 있어 참석자들과 공감하며 대화를 나눴고, 그들이 많이 위로받았나봐요. 이후로 요양병원에서 미술관 프로그램에 자주 참가하고 관심있게 지켜봐 주시더라고요. 이번에 송촌마을 주민과 우리 미술관이 그런 애틋한 사이가 되길 바라요.

 

 

 

<음악과 함께하는 작가와의 대화> 최순임 작가가 참석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드영미술관 사진 제공)

 

 

 

꼭 그렇게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어르신들 대상도 음악 관련 기획도 처음이에요. 관장님이 당황했을 수도 있어요.(웃음) 인생을 녹여 가사를 바꾸고 합창을 하면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내가 재미있고 좋아야 참가자도 좋아하겠지요.


준비하면서 걱정되는 점은 없나요?

좋은 강사를 모셔야 해요. 어르신의 인생 이야기를 풀어 넣어야 하니까 들어주고 표현할 수 있도록 이끌 역량 있는 이들을 찾아봐야죠. 

주민들이 많이 올 지도 모르겠어요.좋아하실지도 모르겠고요. 마을회관에 자주 찾아가서 뵙고 의견을 들으면서 깊게 만나보려고요.


지금까지 이야기한 취지를 잘 설명하면 되지 않을까요? 들으면서 제가 다 참여하고 싶더라고요. 발표회 날 슬쩍 와서 박수라도 맘껏 치고 싶어요.

하하. 항상 참여자 모집이 가장 힘들어요. 


광주에 많은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있는데 몰라서 신청을 못 하더라고요. 열심히 알리는 것. 모담지기가 해야 할 일이기도 하죠.

이분들은 가족을 위해 한평생 희생하며 살아왔잖아요. 여기서 자신에게 좀더 집중하고 자기만을 위해 시간을 보내면 좋겠어요. 내 삶이 가치 있구나 깨달았으면 좋겠고요. 스트레스 해소하고 자신감도 키울 수 있고요. 합창으로 하모니를 만들면서 성취감도 느끼고요.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새로 경험했으면 좋겠어요.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어떤 교육사가 되고 싶으세요?

제일 어려운 질문이에요.(웃음) 사실 아직 모르는 게 많죠. 다른 훌륭한 교육사들에 비해 배워야 할 점도 많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어야 하죠.

그래도 제가 기획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이들은 일상에서 벗어나 힐링하고 새로운 것들을 접하고 경험했으면 좋겠어요. 특별한 감정을 들게 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싶어요.

 

 

 

 

 

즐겁게 인터뷰에 참여하고 있는 조주희 교육사(오른쪽)

 

 

 

앞에 놓인 수제차처럼 따뜻하고 진하게 대화를 나눴다. 

준비하고 진행하는 데 걱정도 많아 보였지만 특별한 시간을 선물하고 싶다는 말 속에 진심이 담겼다. 조금 서툴면 어떤가. 참가자에게 즐겁고 새로운 경험을 안겨주고 싶은 마음이 단단하게 느껴진다. 앞으로 오래도록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만나며 성장할 그녀의 길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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