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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아우르는 음악문화예술교육사를 만나다
인터뷰이: 서하림(포레스트 대표)
취 재: 김영주 모담지기
음악 외길인생을 굳건히 걸어온 서하림 씨를 만났다. 바이올린을 전공한 그녀는 ‘더드림 가족음악대’와 유아문화예술교육 사업인 ‘몽글몽글 전래놀이’에서 기획자와 주강사를 하고 있다. 이전에 ‘더드림 가족음악대의 다큐’를 찍으면서 서하림씨를 만난적이 있었고, 2년만에 만난 서하림 씨는 여전히 통통 튀고 발랄했다.

영주 :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입니다. ‘더드림 가족음악대’와 ‘꿈의 오케스트라’ 때 열정적으로 하는 모습을 봤었는데, 올해 유아문화예술교육 사업에 참여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서하림씨께서 한다고 하니 또 어떤 아이디어로 아이들의 재능을 이끌어낼지 궁금해서 한달음에 달려왔어요. 바이올린 전공을 했다고 알고 있는데, 이번에 음악유아문화예술교육을 하게된 계기가 있을까요?
하림 : 저는 동생들이 많았기 때문에 아이들을 돌보고 같이 노는 걸 잘했어요. 아버지가 8남매중 장남이셨기 때문에 사촌동생들만 해도 열 명은 되었어요. 항상 대장처럼 앞장서서 동생들과 놀았죠. 어린이와 생활하는 게 적성에 맞지 않으면 절대 쉬운 일이 아닌데, 저는 쉽더라고요? 적성에 맞나봐요.(웃음) 그리고 어머니가 피아노학원을 운영했어서 항상 학원에서 놀고 숙제하고 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어릴때부터 음악과 항상 함께였어요.
영주 : 어떤 점이 맞았나요?
하림 : 아이들과 이야기하고 수업하는 게 좋아요. 정말 순수하거든요. 저는 사람들한테 거짓말하고 머리쓰면서 관계맺는 걸 잘 못해요. 그래서 때론 어른보다는 아이들이랑 이야기하는 게 더 편하더라고요. 애들은 ‘싫으면 싫다. 좋은 건 그냥 좋다. 이거 해달라. 이거 하고 놀자.’ 그렇게 말하거든요.
영주 : 그럼 주로 교육하는 연령대는 어떻게 되나요?
하림 : 유아부터 초등학생, 중학생, 대학생, 성인, 노년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만나요. 유아교육을 하며 아이들과 놀고, 학교와 청소년오케스트라에 참여하면서 학생들과 호흡하고, 시민오케스트라나 더드림활동을 통해 모든 연령대를 만나요.
그녀는 이야기를 하는 내내 자신의 일을 즐거워하고 자부심을 느끼고있었다. 일을 즐기지 않고서야 이렇게 많은 연령대를 일주일 내내 몇십 년 동안 만날 수 있을까? 중학생이었던 제자가 대학을 졸업한 뒤 동료가 되어서 함께 교육프로그램을 한다니, 그녀가 오랫동안 음악과 문화예술교육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영주 : 교육프로그램을 짤 때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나요?
하림 : 오랫동안 했던 더드림 가족음악대를 구상할 때는 단원들과 이야기하다가 아이디어를 얻어서 다음해에 많이 적용하는 편이에요. 또 미술관을 가거나 순간적으로 떠오른 생각을 무대나 수업으로 만들어낼 때가 재밌어요.
영주 : 이번에 하는 유아문화예술교육은 전래놀이 위주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하림 : 전래놀이나 전래음악은 현재 유아교육에서도 많이 활용되는 장르에요. 어느날 문득 전래놀이와 음악이 만나면 어떤 재밌는게 생길지 고민하다가 윷놀이가 떠올랐고, 거기서 더 확장됐어요. 유아도 문화예술도 어려운데 그 둘을 합한 ‘유아문화예술교육’ 이라니! 난감했지만 놀이로 풀어내면 아이들에게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거 같아서 기획하게 됐어요. 전래놀이는 유아문화예술교육을 풍성하게 만들 틀이었지, 큰 의미가 있어서 선택한건 아니었어요.
서하림 씨는 음대를 졸업하자마자 유치원에서 음악수업을 했다고 한다. 처음에 어떻게 접근을 해야할지 막막했지만 동생이 많았던 터라, 금방 아이들과 놀아주면서 음악교육을 할 수 있었다. 유아문화예술교육을 선택한 이유를 묻는 내게 “지금까지 경험해온 것들 중에 허투루 지나간 것은 없고, 나에게는 모든게 당연한 순서였다.” 라고 했다.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는 어머니 아래에서 음악과 항상 함께하고, 동생들과 놀아주고 유치원에 다니면서 아이들과 음악으로 노는 것을 배운 그녀에게 ‘유아문화예술교육’은 자연스럽게 얻어진 것이었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이어나간다는 점이 존경스러웠다.


그녀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교육프로그램 사진이다.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그 위에 비닐과 천을 덮는다. 파란색으로 덮힌 비닐을 통해서 이곳은 바다가 되고, 아이들은 물고기가 된다. 또 하나는 스케치북에 오선지를 그려 넣은 후 음악을 듣고 계이름 대신 스티커를 붙인다. 이렇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은 어디서 얻을 수 없는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영주 : 마지막으로, 문화예술교육이 내 인생에 남긴게 있다면 무엇일까요?
하림 : ‘목표’라고 생각해요. 내년을 위한 목표를 생각하게 해주고 그것을 올해 준비하고, 그럼 내년은 다시 올해가 돼요. 내 인생에서 문화예술교육은 내일을 준비하는 목표가 되어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게 해줘요.
인터뷰를 마치고 그녀는 또다시 수업을 교육하러 부랴부랴 떠났다. 음악교육 외길인생을 오롯이 걸어오고, 음악교육프로그램 뿐 아니라 주말에도 본인의 재능을 기부하며 교회와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위해 애쓴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음악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하고 학업스트레스를 해소할수 있게 청소년들과 음악을 나누고, 악기를 다루면서 가족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서하림 씨를 나는 광주에 있는 음악문화예술교육의 대가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내게 ‘취미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나는 쉽사리 대답하지 못했는데, 많이들 그렇다고 했다. 음악문화예술교육에 참여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서 온다. 다들 열정있는 분들이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활용하여 삶을 잘 이겨나갔으면 좋겠다.
△사진제공_서하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