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호] 알아도 몰랐던 음악, 농악 / 김영주 모담지기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23-10-24 조회수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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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도 몰랐던 음악, 농악


인터뷰이 : 한석중(()광산농악보존회 사무국장)

취 재 : 김영주 모담지기

 

여러분에게 익숙한 음악은 무엇인가요? 서양악기가 가득한 오케스트라를 떠올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전통음악인 농악이 있습니다. 풍물놀이라고도 하는 농악은 특별한 날이 있을 때 연주하는 음악입니다. 오늘은 농악을 이루는 요소 중 잡색을 통해 시민예술교육을 하고 있는 ‘()광산농악보존회에 갔습니다.

 


광산구 산정동에 위치한 광산농악전수교육관


풍물놀이 라고 하면 징, 꽹과리, 북이 떠오르면서 힘이 가득 찬 소리가 떠오릅니다. 하지만 광산농악전수교육관앞에 도착하니 악기 소리보다 연극투 대화가 먼저 들려옵니다내막을 알기 위해 광산농악의 사무국장이자 보조강사를 맡고 있는 한석중 님의 수업을 보았습니다. “만들고, 춤추고, 연기하는 버리이어티 농악 만들기가 한창이었습니다.

 


광산농악 잡색 자료를 보고있는 예술시민들


김영주 : 안녕하세요. 1층에서도 하고 있던데, 프로그램을 나눠서 하나요?

한석중 : 잡색극 배역에 따라 잠깐 연습하고, 강당에서 다 같이 만날 예정이에요.

 

김영주 :  그동안 어떻게 해왔나요.

한석중 : 6월부터 교육을 시작했어요. 광산농악의 잡색을 이론으로 이해한 뒤에 소품으로 쓰는 목탈을 만들었고요. 7월부터 기본 춤사위를 배웠고 8월부터는 작품을 구성하면서 배역을 정했고 오늘부터 잡색극 연습에 돌입했어요.

 

 

 목탈만들기


 

                                              춤사위 배우기                                                                                  한석중 사무국장과 인터뷰

 

김영주 : 잡색이 무엇이죠?

한석중 : 잡색은 농악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앞치배와 더불어 농악판을 휘어잡는 놀이꾼이에요. 농악판에서 앞굿이 아닌 뒷굿을 주도하는 사람들이라서 악기를 치지는 않고 즉흥적인 춤과 재밌는 말로 사람들의 호응을 유도해요.

김영주 : 잡색은 연극 성격을 가졌네요. 그럼 만든 목탈은 잡색이 쓰나요?

한석중 : 맞습니다. 잡색은 각양각색의 복장을 입고 탈을 쓰기도 해요. 탈 착용 여부에 따라 잡색을 정의하기도 하는데, 원초적인 신성가면이나 동물가면이 요즘에는 인태(사람의 모습)가면으로 바뀌면서 다양한 탈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어요.


전통음악에 대해 무지했던 터라 북, 장구, 꽹과리, 징과 같은 악기로만 진행 된다고 생각했던 농악에 잡색극이라는 연극적 요소가 속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특히나 광산농악은 1992년에 무형문화재로 등재가 되었고, 다른 지역에 비해 잡색이 발달되었다고 한다.


김영주 : 다른 데보다 광산농악에서 잡색이 발달했나요?

한석중 : 경상도 쪽은 탈춤이 많이 발달되어 있어서 농악의 잡색들이 있어봤자 두 세명이고 큰 역할을 안 해요. 반면에, 저희 전라도 지역은 잡색이 많이 발달 되어 있다 보니 탈춤이 없는 편이에요.

김영주 : 농악에 앞치배, 뒷치배, 잡색으로 나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농악을 일반인들이 많이 접하고 있는 것 같나요?

한석중 : 많이 모르시는 것 같아요. 농악이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으로 지정 됐다고 해도 사람들은 관심이 없거든요. 왜냐면 맨날 똑같이 꽹가리 치고 장구 치고 한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예전에 본거 또 하네?”라는 식이에요.  사실 농악은 마당밟이, 판굿, 당산굿, 깃발싸움, 도둑잡아라등 다양하거든요. 그리고 서양에서는 관객이 개입을 못 하도록 공연장을 만들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원형판이 무대라서 관객들이 드나들 수 있어 더 즐겁죠.


전통음악이지만 나 또한 농악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다. 인터뷰를 하고 농악의 다양한 종류와 관객 참여 라는 매력점을 알게 되면서 신기했다.

 

김영주 : 농악을 알리는 데 무엇이 어려운지.

한석중 : 사람들 인식이죠. 광산구청이나 문화재단을 통해 농악을 알리려 하고 있어요. ‘지역특화문화거점지원사업에서 올해 광산농악 한마당 축제를 하고 있는데 앞으로 지원사업이 사라진다고 해서 아쉬움이 커요. 자랑스러운 전통 문화인데 알리려는 노력이 부족하네요그리고 잡색만 삼십 년 넘게 하셨던 선생님들이 다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기록 영상을 보고 그 분들의 춤 동작을 따라하면서 전통을 이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깃발싸움도둑잡아라에 대해 듣게 됐다. 우리는 농업사회였기 때문에 마을에서 물을 누가 먼저 긷는 지가 중요했다. 누가 먼저 깃발을 땅에 닿게 하느냐에 따라 서열을 정하는 놀이가 바로 깃발싸움이었는데 이렇게 마을끼리 물 긷는 순서를 정하기도 했다.

 


 깃발싸움


도둑잡아라의 경우 꽹과리 도둑을 잡는 잡색극을 해서 도둑질이 마을 공동체에 중대한 범죄임을 알게하고 또한 용서하면서 서로 이해하고 고마워하는 마음을 알게 해주었다고 한다.


  

도둑잡아라


다 같은 농악이라고 생각했으나 이처럼 저마다 다른 이야기가 담겨있었고, 그 이야기에서 우리 전통과 조상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었다.

 

김영주 : 농악 프로그램을 하면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한석중 : 농악이 재밌다는 것과 농악 가지고도 문화와 예술을 향유할 수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싶어요.



 

 만들고, 춤추고, 연기하는 버리이어티 농악만들기 프로그램

 

강당으로 돌아가 잡색극을 연습하는 예술시민을 만났다. 학교에서 선생님을 하고 퇴직한 분도 있었고, 풍물과 장구를 하다가 잡색이 재밌어 보여서 배우게 된 관련 직종의 참여자도 있었다. 전통악기를 했든 안했든 한마음으로 잡색을 즐기는 예술시민들의 즐거운 미소가 기억에 남는다.

잡색을 오래하던 선생님들은 돌아가셨지만, 잡색이 사라지지 않게 연구하고 알리고 있는 한석중 님의 노력과 바람처럼 농악이 유네스코 지정이라는 형식적인 틀에 갇히지 않기를 바란다.

거리에서 풍물놀이나 농악을 보고 들으면 잠시 멈추고 깃발싸움인지 도둑잡아라 인지 생각하며 흥미롭게 농악을 바라볼 것 같다. 우리의 관심과 호응 하나하나가 한석중 님이 전통음악을 지켜나가는데 힘을 줄 것이다.


▲사진제공_(사)광산농악보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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