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호] 광주 '문화예술교육 활동가'의 사계절을 담은 우리들 / 모담지기 김영주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23-12-22 조회수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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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문화예술교육 활동가의 사계절을 담은 우리들

모담지기 워크숍 '이것은 끝이 아니다' 후기


글_김영주 모담지기

     


양림동 러브앤프리라는 독립서점 한 켠에서 모담지기 마지막 워크숍이 진행됐다. 일찍이 도착하여 모담지기의 마지막 이야기가 시작 될 공간을 둘러봤다. 각기 다른 성질을 갖고 있는 사랑과 자유(러브앤프리) 라는 두 단어가 함께 붙어있는 것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사랑하게 되면 책임감을 갖게 되고 그러다 보면 제약이 생기기 때문에 자유라는 단어는 멀다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서로 달랐던 우리들이 지난 4월부터 모담지기로 하나가 되어 함께했다.

#무소유를 하고 싶지만 소유하는 남자 조중현

#열명의 얼굴을 티셔츠에 담아온 오솔비

#몸은 무겁지만 마음만큼은 가벼운, 꿈을 향해 달리는 정혜원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마지막 워크숍을 취재하는 김영주

#크리스마스를 장착해온 12월을 사랑하는 임아영 편집위원

#엄마가 되면서 엄마를 더 생각하게 된 따뜻한 웃음을 가진 김유정 담당자




마음에 드는 책 한권을 골라서 선택한 이유를 돌아가며 말했다. 이유를 듣다보니 현재 모담지기들 각각이 처해있는 상황과 생각이 자연스러웠다.

 

책을 고른 이유는?”

조중현 : (데미안)저는 차에 책 한권을 놔두고 다녀요. 지금 차에 있는 책은 무소유인데 잘 실천되지는 않고 항상 구매하면서 소유만 하는거 같아요. 한 번이라도 보려고 하는데 아직까지 완독하지 못 해서 데미안은 작아서 차에 꽂아두기에 좋겠더라고요. 그래서 선택했습니다.


정혜원 :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책의 표지에 작가님은 “100% 휴식을 하고 싶었으나 실패를 했지만, 이 책을 보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거다라고 추천이 써있어서 휴식에 도움이되고자 선택하게 됐어요. 제주도에서 한달살이로 휴식을 취했지만 이제 현실로 돌아오니 후폭풍으로 지금 두 배는 힘든거 같아요.


김영주 : (고통 구경하는 사회) 항상 SNS에서 전쟁이나 사고 소식을 통해 남의 고통을 보게 되잖아요. 이전에 타인의 고통이라는 책을 보면서 남의 고통을 너무 쉽게 접하며 소비하고 있는 내 자신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어요. 우리는 고통 없이 살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가 모담지기 활동을 하면서 글쓰는 고민을 하는 것도 하나의 고통이고, 일상을 살아가는데 크고작은 고통이 항상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요즘 연말이라 일이 힘들기도 하고요. 그래서 선택하게 됐어요.


김유정 : (나의 엄마) 그림책인데 엄마라는 단어가 반복되어 나와요.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엄마의 표현이 달라요. 앞 장을 보면 엄마 엄마!’ 하면서 저를 찾는 4살짜리 우리 아들이 생각나는데, 뒤로 갈 수록 엄마라고 부르게 되는 저희 엄마가 떠올라요.


오솔비 : (이토록 작은 세계로도) 움직이는 책방 북다마스의 기록이 담긴 책이에요. ‘모담쌀롱을 하면서 소소했던 저의 책사랑이 다시금 떠올랐거든요. 한때는 작은 책방을 꾸리는 꿈도 있었던 터라, 이동책방의 이야기가 낭만적으로 느껴져서 골랐어요.


에 책을 놔두며 평소에 읽으려고 노력하는 조중현의 생각과 새로운 꿈을 향해 도전하느라 휴식이 필요한 정혜원 모담지기, 그리고 모담지기를 위해 애써준 일과 육아 사이에서 고군분투 중인 김유정 담당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ACC기자단을 하면서 맺었던 인연과의 만남으로 조금 늦게 워크숍에 참여하게 된 오솔비 모담지기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정신없이 달려온 것 같은 그녀의 티셔츠에는 ACC기자단을 함께 했던 동료들의 얼굴 이미지가 들어가 있었다. 그 티셔츠를 보자니 부럽기도 하고 정겨움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우리 모담지기의 인연도 올해로 끝나지 않고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생겼다.

 

  



가장 기억에 남는 취재는?”

빨간색과 초록색 체크무늬가 잘 어우러져 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키는 셔츠를 입은 임아영 편집위원이 먼저 기억에 남는 취재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김영주 : 농악을 이용해서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 진행하셨던 한석중사무국장님 인터뷰를 한 적 있어요. 농악 이라고 하면 꽹가리 치고 시끄럽고 재미없는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잡색극이라는 관객들 참여를 유도시키는 요소들도 재밌게 느껴졌고, ‘깃발 싸움이나 도둑잡아라같은 종류가 있다는 걸 처음 알게됐어요. 우리는 항상 서양음악에 더 가깝게 살았었는데 우리나라 전통음악도 다양한 종류가 있고 재미있구나.’ 라고 저의 편견을 깨줘서 기억에 남아요.


오솔비 : 임아영 편집위원님 인터뷰 했을 때가 기억에 남아요. 작년부터 모담지기를 했기 때문에 올해는 왜 다시 하게됐을까에 대한 답을 못찾고 있었어요. 그런 와중에 첫 인터뷰 대상이 임아영 편집위원님이었어요. 그때 아영님과 대화를 하면서 제가 옛날 부터 갖고 있던 스스로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게됐어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받지 않고 자립을 할 수 있을까?’ 라는 물음이 있었거든요. 아영님은 그동안 인터뷰를 하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구나를 느꼈대요. 그래서 저도 문화예술교육 하는 사람들을 만나며 좋아하는 일을 해도 자립할 수 있구나를 배울 수 있을거란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삶터뷰라는 콘셉트를 잡고 올해 인터뷰를 해나갔고, 오랜 저의 고민이 해결된 시작점이어서 기억이 남아요.


조중현 : ‘나무창작소 협동조합의 이금희 선생님이 자신만의 생각과 방향성을 갖고 있는 점이 좋아서 기억에 남아요. 제가 인터뷰 제목도 금희씨의 나이테라고 정했는데 모담지기 분들도 잘 지었다고 칭찬도 많이 해주셨고요.


정혜원 : 저는 누구 하나 고르지 못할 만큼 인터뷰이 모두가 기억에 남긴해요. 제가 앞으로 언론 쪽으로 일을 하려고 마음먹은 이후로 인터뷰이를 만나는 시간이 더 소중해지기도 했고요. 최근에 제주도에서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하는 이소선 대표님을 만났어요. 제주도에서 문화예술교육이 어떻게 일어나고 있을지 궁금해서 설레는 마음으로 나갔던 기억이 나요. 마침 인터뷰 다음날 광주 아시아문화전당으로 연극을 하시는 일정이 있어서 인터뷰 다음나 꽃을 사들고 연극을 보러 가기도 했어요.

 

모담지기의 이야기를 끝으로, 임아영 편집위원님은 중현님의 글에서는 인터뷰를 하는 공간과 이야기를 나누는 두 사람의 긴장감이나 설렘과 같은 분위기를 상상하게 하고, 인터뷰이를 만나보고 싶게 끌어내는 능력이 있다. 그리고 솔비님은 작년과는 다르게 올해의 활동에서는 삶터뷰 라는 컨셉을 잡고 사람을 잘 만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면서 남은 다른 사람들도 인터뷰이를 한 번 만나고 글을 완성시키는게 쉽지 않았을 텐데, 모두들 한 해 잘 이끌어 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2023년의 모담지기가 지역의 문화예술교육을 찾아다녔던 시간은 12월을 끝으로 막을 내리지만, 여전히 색다른 아이디어를 보유한 문화예술교육 활동가들의 도전은 계속 되고 있다. 모담지기가 그들의 삶에 찾아 간 것처럼, 문화예술교육이 우리의 삶에도 스며들 날을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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