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구름 편지]☁난폭한 여름을 다정히 견디는 마음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날짜 2024-08-27


  


너무 덥다는 한 마디로는 성에 차지 않던 차에 딱 맞는 표현을 라디오에서 들었다.


"난폭한 여름"


MBC 여름특집방송 〈청춘의 노래들〉 일일 디제이였던 손석희 씨는 첫 곡을 소개하면서 " 유난히 난폭한 올여름을 견디고 있는 분들에게 위로와 응원이 되기를"이라고 말했다. 난폭도 유행인가. 사람들과 세상이 팍팍하다 못해 포악해지다 보니 날씨도 기후도 덩달아 사나운가 보다. 그래서일까. 시원한 것 보다 다정한 것들이 고프다. 


이를 테면, 언제 어디서나 몇 번이고 다시 볼 수 있는 유튜브 말고 약속한 시각을 기다려야 들을 수 있는 라디오라든가. 키오스크로 결제해 받아 먹는 만 원짜리 김치찌개가 아니라 외할머니의 고부라진 손가락으로 집어올린 묵은지와 콩나물, 목살, 두부를 잔뜩 넣은 유일무이한 김치찌개라든가. 카톡 수십 통 보다 전화 한 통, 아니 밥 한 끼와 차 한 잔 같은 뭐 그런 것들 말이다.


2024년 8월 27일을 지나 28일에도 살아가기 위해, 얼음물 한 컵 보다 다정한 것들이 갈급하다. 땀은 닦으면 되고 목은 축이면 되지만 무정한 세상 앞에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뜬구름 편지를 쓰고엮는 사람들도 비슷한 지경인지 이번 편지글은 유난히 다정하다. 


그곳에 분명히 있지만 잘 보이지 않는 문화예술교육사에게 다정한 잔소리를 건네기도, "오늘부터 우리 동료합시다"라고 손을 내밀기도 했다. 또한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라며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 기획자들에게 민병은 님은 "괜찮아"라는 다정한 소리로 연재를 마쳤다. 카톡이랑 줌에서 회의 좀 그만하고 다같이 밥 한 끼 하면 좋겠네.


유난히 난폭한 올여름을 견디고 있는 당신에게 지금 무엇이 필요할까. 

(독자편지로 알려준다면 정말 좋겠네.) 


뜬구름 편지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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