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성장, 꿈다락 성장
가족뮤지컬로 재구성한 뮤지컬 모차르트
통신원 이서정
누구나 무대 위에서 춤추며 노래하는 뮤지컬 배우의 꿈을 꾼 적이 있을 것이다. 보통 가수와는 또 다른 카리스마에 압도된 적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꿈꾸는 누구나 뮤지컬 배우가 될 수 있다.
바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강숙자오페라라인이다.
1. 주먹 쥐고 엄지 척!
더위가 아직 가시지 않은 8월. 한여름. 쨍쨍 비치는 오전 10시. 강숙자오페라라인 무대에서는 아침부터 노랫소리가 울려 퍼진다.
“아에이에오~” “도레미파솔파미레도~” 하는 발성연습. 우렁차고 맑은 소리 소리가 울려 퍼진다. 발성연습도 그냥 하지 않는다. 재미가 있어야 꿈다락이다. 주먹 쥐고 엄지 척. 팔을 쭉 뻗어서 소리를 엄지에게 보낸다. 왜 발성을 그냥 하지 않느냐는 나의 물음에 오전이라서 소리의 피치가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엄지를 세우고 노래하며, 목표 지점이 있어야 그 곳으로 소리를 보내기 위해서 더 힘을 짜낸다는 선생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노래를 하고 싶은 열망일까? 제법 소리가 쭉쭉 뻗어간다. 발성연습만 하는 것을 보았을 때는 ‘그룹레슨인가?’ 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는데 그렇지 않았다. 선생님은 소리의 방향만 잡아 주고, 아이들의 창법, 스타일에 대해서 맞았다 틀렸다 지적을 하지 않았다. 성악을 전공하고 노래를 하지 않은 지 5년차다. 조금씩 함께 노래하고 싶다는 충동이 인다.
2. 나는 예술가의 아내
문화예술교육은 학령기 청소년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 이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대학생 친구가 노래를 한다. 모차르트의 아내 역할을 맡은 왕언니라고 본인을 소개한다. “젠장. 대체 지금 몇 시지? 어제 또 늦게 왔구나. 난 햇빛이 싫어. 건강도 안 좋아. 젠장. 지저분한 이 집구석. 이걸 언제 다 치운담? 아예 시작하지 말아야지. 나는 예술가의 아내라 영감을 줘야 해. 난 무도회에 가겠어. 난 무도회에 가겠어. 절대 놓칠 수 없지. 나는 화장도 하고 머리에 꽃도 꽂을 거야. 난 노래할거야. 머리엔 장미꽃을 꽂고 샴페인에 취해~” 라는 아리아를 부른다. 왕언니인데도 동작도, 노래도 아직은 무언가 어색하고 서툴다. 꿈다락에는 노래 선생님만 계시는 게 아니다. 연기와 춤을 가르쳐주는 선생님도 계신다. 동작 하나에 마음을 담고 숨결을 불어넣는다. 토요일 오전에 게으름을 피우고 싶을 법도 한데 나와서 노래를 부른다. 젠장 이라는 노래 가사에 온갖 스트레스를 쏟아 붓는다. 노래 안에서, 대사 안에서 나오는 가벼운 욕설 한 마디에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하는 대학생 왕언니. 이 왕언니는 성악 전공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에 서고 싶고, 노래하고 싶고,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에 꿈다락을 찾아왔다고 한다. 나는 예술가 모차르트의 아내라고 자기를 소개하는 대학생 친구는 정말 노래를 하고 싶고 무대에 서고 싶은 꿈이 있어서 꿈다락을 찾았다고 한다.
3. 노래를 못 하겠어요 으앙
뮤지컬은 무대, 춤, 노래, 대사 가 한 데에 어우러진 종합예술이다. 이 모든 것을 소화해야만 하는 배우들의 마음은 무거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무리 철모르는 초등학교 2학년이라고 해도 말이다. 에델바이스 노래를 부르다가 한 친구가 운다. 이유는 노래가 마음먹은 대로 잘되지 않아서 라고 한다. 가사도 잘 외워지지 않고, 대사 역시도 어렵고, 거기다 춤까지 추고 동작까지 하려면 정말이지 공부가 더 쉬울 정도로 어렵다고 한다. 그렇지만 공부보다는 꿈다락이 더 좋다고 한다. 꿈다락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곳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무대에 서서 연극을 하고 싶다는 친구가 있었다. 그렇지만 노래를 하는 것도, 대사를 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연극은 꼭 하고 싶고 무대에도 꼭 서고 싶다고 말하는 귀염둥이. 대사를 잊어버렸다고, 노래를 못 외웠다고, 음정도 박자도 못 맞추겠고 의욕은 앞서고. 그래도 끝까지 하고 싶다는 작은 욕심에 울음을 터뜨리는 친구. 노래를 하면서도, 대사를 하면서도, 동작을 하면서도 계속 운다. 이러한 과정들은 친구들의 성장통이 아닐까 싶다.
또 다른 친구가 Tomorrow 라는 노래를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부른다. 장래 희망이 뮤지컬 배우라고
한다. 아주 자신감 있는 모습이다. 춤도 곧잘 춘다. 표현력도 어쩜.. 뮤지컬 배우처럼 끝내준다. 어딜 가나 이렇게 튀는 친구는 있게 마련이다. 모두가 부러운 눈으로 이 친구를 바라보지만 나중에 알게 되겠지. ‘내일’ 은 누구에게나 오는 것이고 삶은 맞고 틀린 것이 없다는 것을, 그리고 무대에서는 다 같은 ‘친구’ 라는 것을.
도레미 송을 부르는 깜찍한 친구. 노랫소리가 크게 나오지 않는다고 부끄러워한다. 무대에서도 그렇게 부끄러워하는 역할이라고 한다. 부끄러움마저 예쁘고 자연스러운 이곳, 꿈다락이니까 가능한 특별한 모습 같다.

4. 가족 장기 자랑이라고?
이곳에서 만드는 뮤지컬의 테마는 ‘가족 장기자랑’ 이다. 다른 문화예술교육 현장과는 차별화된 점이, 전 연령대. 우리 모두 가 참여하여 뮤지컬을 만든다는 점이다. 같이 온 엄마도 구경만 하지 않고 작품의 한 부분이라도 참여한다. 무대에 서는 사람 중에서 문화예술 전공자는 단 한 명도 없다. 심지어는 본인이 주인공이라고 칭하는 ‘대학생 오빠’ 조차도 전남대학교 인문대에 다니는 평범한 대학생이다. 피아노도, 노래도, 춤도 모든 것이 아직은 어설프고 어색하기만 해도 충분히 문화예술 활동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무대 위에서 느껴졌다. 무대 위에 오르는 구성원들을 한 자리에서 보니 정말 대가족 같다. 함께 대사를 하며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니 작은 무대가 훈훈함으로 꽉 찬다.
토요일이 기다려지게 하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이 ‘가족 뮤지컬 모차르트 만들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정하율 어린이는 노래 부르는 것도, 무대 위에서 대사하고 연기하는 것도 정말 재미있어 늘 토요일이 기다려진다고 한다, 학교는 방학을 하는데 이곳은 방학을 하지 않아 다양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고, 학교처럼 수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직접 활동하기 때문에 따분하지 않고, 엄마, 누나와 함께 무대 위에서 노래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고 한다. 가족을 한 곳에 모이게 하고 항상 곁에 있어주는 가족, 친구 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것이 진정한 문화예술교육, 꿈다락의 의미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더디고 여린 친구들 모두가 따라올 수 있도록 기다리고 맞춰 주고 무대 위에 서서 용기를 얻을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주는 강사 선생님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해 보였다. 웃고 떠들고 노래하고 장난치며 모두가 같이 하는 문화예술작품. 아이들뿐만 아니라 가족과 선생님들 모두의 꿈을 이뤄주는 것이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라는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 보았을 때, 연극을 전공하신 강사 선생님, 성악을 전공하신 또 다른 강사 선생님, 학생, 부모님 이 있었지만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면 각각의 역할이 따로 구분되어 있지 않았다. 다만 함께 고민하고 연습하고 동고동락할 수 있는 동료. 친구 가 있었을 뿐이다.
올해11월, 이 아담하고 예쁜 무대에서 가족 뮤지컬 공연이 펼쳐진다고 한다.
예쁜 마음을 가진 뮤지컬 구성원들이 어떻게 멋진 무대를 만들어갈지 기대가 된다, 그 순간을 같이 만끽하고 싶다는 작은 욕심이 생긴다. 지금은 많이 서툴지만 그때는 많이 성숙했으리라 믿는다. 아이들도 조금 더 성장해 있겠지? 아이들뿐만 아니라 대학생 언니 오빠, 그리고 선생님들도 이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한 뼘 더 성장해 있을 것이다. 아이들만의 꿈다락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