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방학캠프
'어린이 놀이 도시 Ⅱ - 시청이 놀이터야?!'
놀이 공간의 새로운 접근, 시청에서 캠핑하며 놀이터 짓기
통신원 전경화
작년, 이맘때쯤 광주 비엔날레 전시관에서 박스로 집을 짓고 거대한 마을을 형성하여 신나고 재미있게 아이들은 놀았다. 아티스트와 친구들이 함께 만들고 즐기면서 다양한 예술 분야를 알아가며 직업 체험도 해보았고, 시장까지 선출하여 공동체까지 형성했던 어린이 놀이도시는 굉장히 반응이 좋았다. 올해는 광주문화재단과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자체 기획한 방학캠프로 어린이들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주목할 점은 놀이 공간이다. 광주광역시청 시민홀 1층 로비에서 어린이들의 놀이터가 예술가들과 함께 만들어 가면서 짓게 된다. 과연, 우리가 상상했던 시청의 공간이 어떤 식으로 어린이 놀이 도시로 탈바꿈하는지 궁금해진다.
2박 3일 동안 어린이가 어떤 재료로 어떻게 놀고 싶은지를 질문하고 구체적으로 생각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다양한 재료가 예술가들과 함께 이 기간 동안 놀이터의 공간으로 만들어진다. 시청의 시민홀은 총 9개의 놀이터로 아이들에게 점령당할 것이다. 그 공간에서 어린이들은 오늘 처음 본 친구들과도 협력하며 함께 놀이를 찾고 그 놀이를 함께 나눈다. 이러한 시간은 어린이들에게 직접 무언가를 만들고 이뤘다는 성취감과 만족감을 배가 시킨다.

9개 놀이터 중 박문종선생님과 함께하는 짚풀놀이터가 눈에 띈다. 독특한 모습이다. 도시 공간에서 자연을 소재로 아이들에게 짚풀과 풀잎, 대나무 등을 이용하여 자연놀이터를 만들 수 있게 하였다. 아이들에게 폭력적이지 않고 감성적으로 승화할 수 있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한다. 우려와 달리 비교적 자연스럽게 친근감을 갖고 잘 놀기 때문이다.

저기 맞은편, 아이들의 핫플레이스가 있다. 바로, 빛과 그림자 놀이터이다. 빛과 그림자 놀이터는 어두움과 빛을 이용해 귀신의 집을 만들었다. 다른 놀이터의 아이들까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아이들은 귀신의 집으로 만들고 싶어했다 한다. 놀이파크에서 빠질 수 없는 게 귀신의 집. 한 여름의 무더위를 서늘하게 만들어 줄 귀신의 집에 들어가는 순간, 조금은 깜짝 놀랄 수 있다. 밖에서 줄을 이용해 잡아당기면 늘어져 있던 귀신 인형이 팍 하고 허공으로 붕 떠서 흐느적거린다. 아이들은 이걸 직접 보여주면서 “무섭죠?”하며 자랑스럽게 말하였다. 하루 빨리 다른 놀이터의 친구들을 입장 시키고 싶어서 무척 기다리는 눈치였다.

그 옆 거대한 풍선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어떤 놀이터일까? 궁금증을 안고 놀러갔다. 색색의 비닐과 풍선을 이용한 부유공간의 판타지 놀이 공간을 연출한 신희흥 예술가 선생님이 계셨다. 이 놀이터는 감성의 놀이터이자 동심의 놀이터라고 한다. 비닐을 테이프를 엮고 송풍기로 바람을 넣었다고 한다. 아이들은 그 공간에서 풍선과 함께 ‘신나는 춤, 재밌는 춤, 아름다운 춤’을 춘다. 아이들이 직접 설계 했고, 제작이 성공하자 좋아했다고 한다. 스스로 참여 하는 게 문화예술교육이라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 성공적인 놀이터라고 소개해주신다. 스카치테이프 사이로 작은 물고기들이 숨어있다며 한번 들여다보라고 했다. 바람에, 아이들의 움직임에 흔들리는 풍선 놀이터는 물결처럼 움직인다. 그 때 수초처럼 녹색 테이프로 붙인 사이사이 물고기가 보였다! 이런 디테일한 디자인은 아이들이 만들었다고 한다. 그 창의성이 참 놀랍다.
장난감 놀이터에서는 자동차를 분리하여 전선을 연결하였다. 원래 경주용 무선 자동차였는데 이를 해체하여 유선으로 작업하느라 분주해보였다. 직접 전선을 조립하면서 원리를 알아가는 게 재미있어 보였다. 장난감 모터를 가지도 아날로그 방식으로 재조립하여 놀이하는 과정에서 과학도 자연스럽게 배워간다고 정다운 예술가 선생님이 웃으며 말하신다. 아이들이 어려워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열심히 잘 따라 해줬다고 한다. 폐자재와 목공 조각, 나무가락을 이용하여 나무 레일을 만들었다.
어디선가 재미있는 소리가 난다. 재활용 악기 놀이터는 페트병, 플라스틱 통, 냄비, 곡물, 생수통 등을 활용하여 근사한 악기로 탄생시키는 곳이다. 드럼이 나름 멋있게 만들어졌다. 쿵짝쿵짝, 아이들은 다른 악기들과 함께 리듬에 맞춰 드럼을 치면서 한껏 이런 것도 만들어냈다는 으쓱해진 표정을 지었다.

온종일 뚝딱 소리가 나는 곳이 있다. 그리고 아이들이 드나들며 자기네 놀이터에 팻말을 만들어달라고 요청을 한다. 재미있게, 독특하게 팻말을 뚝딱 만들어내는, 뚝딱 소굴에서는 온종일 자전거로 돌아다니며 수선하고 도구를 빌려주고 만드는 것을 도와주는 신양호 예술가 선생님이 계신다.
박스와 모래주머니로 아이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중간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미션도 해결해야한다. 아이들이 중간 보수도하고 동선을 바꿔보기도 한다. 본인들의 머릿속에서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감탄만 나오는 놀이터였다. 모래주머니놀이터는 모래주머니를 쌓아올려 성벽 또는 비밀 아지트를 만들었다. 개미굴이 연상되는 긴 통로의 굴도 만들었다.
바로 옆 드로잉(낙서) 놀이터는 그래피티를 즐기는 놀이터이다. 아이들이 그린 디자인을 출력하여 시트지 작업을 한다. 시청 유리 벽면은 아이들이 디자인한 그림들로 알록달록 가득 채워져 갔다. 엉망진창 낙서가 아니라 좀 더 예쁘게 만드는 것 같다며 좋아했다. 효덕초등학교에 다니는 5학년 안민주 학생은 시트지 붙이는 작업이 힘들었지만, 친구와 같이 하면서 더 가까워졌다고 한다. 그림을 더 상상력을 플러스해서 그릴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만족했다. 학교 미술과의 차이점을 질문하니 학교는 교과서가 있으니 차례로 그려야 한다. 자유롭게 못 그리는데, 여긴 자유롭게 생각을 나타내며 그릴 수 있어 재미있다고 한다. 여기서 느낄 수 있듯이, 어린이들의 자발적인 상상력 가동은 자율이다.
둘러둘러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놀이터 기구들이 놓인 곳이 보였다. 광장놀이터다. 아시바로 골격을 만들어 놀이랜드를 만들었고, 광장에서 즐길 수 있는 공용 놀이터다. 마치 놀이동산 같다. 이 놀이터의 모티브에 대해 이호동 예술가 선생님은 직접 창작한 ‘도마를 먹은 뱀’이라는 동화책을 보여주면서 말하였다. 아시바는 혼자 합체할 수 없고 함께 해야 한다. 그래야만 하나의 놀이기두로 완성된다. 놀이를 그냥 즐기는 게 아니라 직접 만들면서 즐기는 것이다. 본래 사물이 갖고 있는 생각(기능)의 틀을 깨는 작업이라고 한다. 버려진 자동차 바퀴를 시소로 활용, 공사현장의 페유통을 들고 다니는 의자로 활용하는 등 아이들이 이러한 재료들을 통해 놀면서 바라보고, 또 그러는 사이 다양하게 폭을 넓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한다. 어릴 적 많이 놀아본 기억과 경험들이 어떤 일을 겪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으면서 주입식 교육은 이러한 경험을 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공감하는 말이다. 잘 놀았으면 하는 예술가 강사의 마음처럼 어린이들은 매우 즐거워보였다. 이 놀이터의 어린이들도 우리가 이걸 만들었어요, 하는 자부심이 얼굴에 가득 찼다.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어린이들의 자부심과 성취감에 흥이 나도록 북돋아주었다.
농구대도 있고 미니 탁구대도 있고, 흔들의자, 그네, 미끄럼틀이 뚝딱뚝딱 만들어져 있는 이 놀이터는 어느 누구나 와서 놀 수 있는 곳이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아이마냥 신나게 탁구를 치는 모습이 보였다. 누구나 즐겁게 놀 수 있는 이 곳. 정말 시청 로비에 이런 놀이터가 생길 수 있다는 걸 상상이나 해봤던가? 둘러보면 볼수록 시청이란 공간이 점점 활달해지고, 해맑은 장난꾸러기 어린이처럼 변해가는 모습이 놀라웠다.
첫째 날부터 놀이터를 짓고 둘째 날에는 놀이터를 자랑하고 놀이 연구가가 되어 다른 친구들에게 놀이터를 소개했다. 다른 놀이터로 놀러가서 우리 놀이터가 더 재미있다고 나름의 경쟁도 했지만, 결국은 어린이 놀이터의 모든 어린이들은 다함께 만들어 낸 놀이터에 대만족을 하고 있었다. 마지막 셋째 날, 아쉬운 마지막 날이지만 놀이터 난장이 시작되는 날이다. 놀자댄스로 시작되었다. 이어 윤장현 광주광역시 시장의 말이 이어진다. “오늘부터 실직자가 됐네요.” 라는 말은 웃음을 자아냈다.

어린이들이 시청이란 공간을 놀이터로 탈바꿈 시킨 그 상상력을 칭찬하며 광주의 문화예술에 대한 비전과 의지를 다지며 다시 한 번 그 주역이 될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었다. 어린이 놀이터의 시장도 인사를 할 시간이다. 전래놀이 경연대회에서 ‘놀이왕’으로 선출된 아이가 이 놀이도시의 시장이 된다. 월봉초등학교 6학년 고서현 남학생이 시장이다. 부시장은 연제초 6학년 박진우 학생이다. 광장에서 시장은 어린이 놀이 헌장을 선포했다. 아이들의 놀 권리와 놀이에 대한 경험과 가치를 존중해달라는 선언문이 시청이라는 공간으로 울려 퍼진다. 언뜻 내비치는 감정들을 바라본다. 학부모들과 방문객들은 대견하게 바라보는 표정들이, 어린이들에게는 아쉽지만 새로운 경험을 했다는 뿌듯한 아쉬움 가득하다. 2박 3일 함께 한 예술가 선생들이 입장하여 인사와 소감을 나눴다. 추억의 끝은 항상 사진 촬영! 오늘의 추억을 다시 꺼내보기 위해 단체 사진을 찍으면서 ‘진짜 안녕’을 말했다.
학부모들의 인터뷰와 학생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나름 종합하여 분석(?)한 결과, 2017년도에도 또 놀게 해달라는 바람이 200%로 뜨겁게 나타났다. 역시 시즌제로 가야할 프로그램이다. 어린이들은 내년을 또 기다릴 것이다.

참여 어린이들 인터뷰
우수민 (정암초 6) 처음엔 어색했지만 만들어가면서 나름 친해졌다. 협동심이 많아졌고 인맥도 넓어졌다.
정채윤 (대반초 6) 친구를 어떻게 사겨야 할지 알게 됐다. 마음을 맞춰가면서 양보하고 배려하면 친구를 사귈 수 있다. 시청 주변 건물의 야경이 예쁘다.
박상현 (대자초 4) 규칙 없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재미있고 좋다. 창의력도 기르고 EQ 발달에도 좋다. 성취감도 느낀다.
많은 친구들과 놀고 놀이터를 만드니까 다른 캠프보다 색다르다. (이해밀, 일곡초 4)
방지민 (효덕초5) 새로운 친구를 만나니 인간관계 좋아진다. 재밌게 놀 수 있다. 나와 생각이 다른 걸 다름 팀이 만들 걸 보고 알게 됐다.
박진우 (연제초 6) 망가지지 않게 놀이터가 잘 보존됐으면 좋겠다. 늦게 자서 재밌고 내가 만든 놀이터라 더 재밌다.
+ 방학캠프 참여자 하다윤 어린이 후기글(신문기사) 보러가기
http://www.kjdaily.com/read.php3?aid=1471864030386859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