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싸와싸, 아냐포
(아프리카어로 ‘아자아자, 다함께 연주하자’란 뜻)
-나만의 아프리카로 떠나는 울림 소리-
* 사 업 명 : 2015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원 사업
* 교 육 명 : 꿈꾸는 소리 ‘아프리카 퍼커션 악단’
* 취재일시 : 11월 3일 화요일
* 장 소 : 서구청소년문화의 집
* 운영단체 : 문화예술공동체 울림
검은 땅. 식민지의 역사. 그러나 원초적이고 강렬한 자신만의 색을 지키고 있는 땅.
가난의 상징이지만, 에너지가 넘쳐나는 땅. 아프리카는 인도와 다른 이상향을 꿈꾸게 하는 땅이다. 명상과 철학보다는 동적인 에너지와 생명력을 꿈꾸며 자유를 떠올리게 한다. 아프리카 음악으로 문화예술교육을 하고 있는 문화예술공동체 '울림'을 찾았다. 광주에서는 불모지인 '아프리카 음악'을 오랫동안 공연했던 단체가 과연 어떤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아프리카 음악의 특징은 '자유로운 리듬감과 역동성 속에 담긴 깊은 소울'로 요약된다.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꿈꾸는 소리 ‘아프리카 퍼커션 악단’은 학교 밖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대안학교 청소년들은 제도권의 교육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롭게 선택권이 있는 교육활동을 할 수 있지만, 아직 사람들의 편견이 남아있기도 하다. 그 편견에 아랑곳없이 자신들의 길을 가고 있는 청소년들이 타악기 젬베로 만들어내는 소리, 그 소리의 '울림'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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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젬베를 두드리며 꿈꾸는 소리를 만들어낸다. 그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아 연주를 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관객의 입장에서 나는 어느새 그들의 소리에 꿈을 꾼다. 저 멀리 드넓은 초원에서 얼룩말, 사자, 코끼리, 코뿔소 등등 야생 동물들이 뛰어노는 모습이 보이고 원색의 원주민 복장의 아프리카 부족들이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 사이로 어느새 내 모습도 보여진다. 맘껏 발산하는 그들의 에너지에 전염되듯 저도 모르게 춤추는 꿈! 가만히 수동적으로 듣는 것이 아니라 들썩이는 몸의 움직임을 느끼게 해주는 꿈꾸는 소리, 젬배라는 타악기가 만들어내는 소리였다.
아프리카 말로 노래를 하면 그에 답하듯 연주는 계속 이어졌고, 순간 정말 공연장에 온 듯이 즐길 수 있었다. 또다시 감성이 움직인다. 벌떡 일어나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지르고 싶을 정도로 꿈꾸는 소리를 듣게 해준 아프리카 퍼커션 악단!
우리나라 음악이 아니니까 어렵다. 자칫 음악으로만 접근해서 보면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손으로 연주를 해야 하기에, 솔직히 손바닥이 아프다. 무거운 악기라 메면 허리의 무게감에 아프기도 하다. 젬배 연주는 힘든 과정을 견뎌내야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 아픔을 참고 즐기면서 입 밖으로 내놓지 못한 자신들의 이야기, 고민들, 꿈을 연주를 통해 풀어내고 있었다.
자신이 만들어내는 소리뿐만 아니라 옆 친구의 리듬까지 느끼며 연주를 하고 있는 한 명 한 명의 청소년들을 바라본다. 꿈이 없는 청소년들도 많다. 우리나라 교육시장은 어느 순간부터 대학진학을 무사통과하고 이후 취업난까지 뚫어야 한다. 그리고 이 험난한 여정에 진입하려는 대기자들이 북적대며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심지어 초등학생에게 "네 꿈은 뭐지요?" 물으면 "회사 들어가는 것, 공무원, 대기업, 돈 잘 벌면 돼요" 라는 조숙한 대답을 종종 듣곤 한다. 비극이다.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은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제도 아래 죽어가고 있다. 학원을 가지 않으면 또래 친구들이 없어 왕따가 되는 구조. 늘어난 사교육비 부담. 삶의 지표를 물질의 좌표로 인식하게 만들어 주거지로 차별을 하고 있는 세상. 브랜드 아파트를 따지고 몇 평에 사는가에 따라 또래 집단을 형성하고 그 안에 학교폭력 또한 자리잡고 있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과 청소년들, 그들에 어떤 미래를 꿈꾸게 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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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교육이 이러한 아이들에게 숨통을 쉬게 해줄 수 있을까. 문화예술교육은 감성을 열리게 하고, 보다 열린 이성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할 수 있다. '나'만이 아닌 '우리'라는 시선을 갖게 해주며 교감과 공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어떤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다. 그러나 문화예술교육이 잘 이뤄지고 있을까. 십년의 세월동안 이탈하지 않고 그 한 길을 위해 잘 가고 있을까. 익숙해지면 때론 무뎌지고 열정이 식을 수도 있다. 대상자들과 문화예술을 매개로 그들의 삶의 변화를 이끌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을까. 왜 이 순간에 이런 물음들이 떠올랐을까. 아프리카 음악의 살아있는 그 리듬감을 익힌 아이들의 모습을 한 걸음 뒤에서 바라보고 있는 관찰자의 시점이 적용된 건가. 아이들과의 한 걸음의 물리적 거리감은 그저 한 걸음이었다.
'한 걸음'
'학교 밖'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으면 그 한 걸음의 거리감은 단숨에 함께 어깨를 맞닿을 수 있는 '한 걸음'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방황하는 아이들이 많다. 위로받지 못하고 알아주지 못해서 일찌감치 냉담해진 시선을 갖고 이탈하기도 한다. 나를 이해해주지 않는 그 거리를 무슨 수로 메울 수 있겠냐는 자괴감도 심어줄 수 있다. 쉬는 시간에 성큼, 그 한 걸음을 좁혀 그들의 옆에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반갑게 수다를 늘어놓는 아이들에게 말한다.
"정말 멋지던데. 손바닥 많이 아프죠?" 물으니, '아프지만 즐겁다', '레이드 공연을 했는데 정말 재밌었다' 고 한다. 한 친구는 휴대폰을 꺼내 지금 사귄 지 열흘째인 남친이라며 얼굴을 보여준다. 핑크색 투톤 염색이 너무 예뻐서 어디서 했냐고 물으니, 수업 때 한 거라는 여학생의 대답에 나도 염색을 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 예쁘다며 칭찬했다.
아이들은 인사를 참 잘 건넸다. 거리낌 없이 자유롭게 마치 흑인들의 언어로 어깨 툭 치며 이야기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한 남학생이 인사를 한다. 낯익은 친구다. 그 친구에게 젬배 연주의 느낌을 이야기하다가 문득 꿈이 궁금해졌다.
"아직 어떤 걸 하고 싶은지는 모르겠어요."
"더 잘생겨졌네. 연기 잘하는 데 배우로 가도 좋겠다. 끼가 있어. 하하."
남학생의 눈이 빛을 낸다. 쑥스러워 말 못 했지만, 나에게 그런 끼가? 하는 눈치였다. 쉬는 시간이 끝나고 다시 제자리에 앉아 아이들은 젬배를 또 연습한다. 툭툭 튀어 오르는 질문들은 아이들을 다시 바라보며 싹싹 지워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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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의구심을 떠올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는 무림의 고수처럼 속세에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뚝심 있고 소신 있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 힘을 믿는다. 의심은 변화를 만들어낸다. 물음표는 느낌표를 만들어낸다. 사유하지 않고는 깊이를 만들어낼 수 없다.그 믿음이 새로움을 창조한다. 유쾌한 웃음을 짓는 울림의 대표 오지영씨를 만나 그녀가 들려주는 나직한 꿈꾸는 소리들을 들었다. 때론 그 소리가 깊어 진정성을 느끼게 해주었다. 여기에도 숨어 있었구나, 싶은 반가움이 먼저였다.
"아프리카 음악이 힘든 게 많지만, 아이들 성장과 함께 우리도 성장하게 된다. 지역에서 학교 밖 친구들, 일반 청소년들이 전문 예술공연단체처럼 아이들이 좀 더 밖으로 나가서 사람들과 소통하며 좋은 에너지를 만들고 직업군으로 활용하길 희망한다. 계속 서포트 할 것이며, 아이들을 계속 모집하고 발전시켜 이어가고자 한다. 의외로 자기주장이나 표현이 일반 학생보다 강한 청소년들이라 서로 상호 소통 하지 않거나 기본 신뢰가 없이는 진행이 안 된다. 마음을 먼저 열어야 하니까. 예를 들어 외부 공연 의뢰가 들어 올 경우, 아이들과 회의를 통해 진행한다. 항상 아이들 대하는 마음을 난 선생, 넌 학생 이런 걸 떠나 이뤄져야 한다. 자기만의 아프리카!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자기만의 아프리카 느낌을 살려내고 자신을 들여다보며 표출할 수 있고, 사람들과 어우러질 수 있는 걸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을 했다.
물론 학교 밖 아이들 인식 변화를 위해서다. 대상의 특수성 때문에 대안학교에 다니지 않는 진짜 학교 밖 청소년까지 흡수하고 싶은 희망이 있다. 쉽지 않지만, 젬배는 기쁨의 악기라고 한다. 그 기쁨을 같이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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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자신도 문화예술교육으로 인해 위로 받았다고 한다. 열악한 환경의 사람들과 교육을 했는데, 그 때 그들의 변화로 인해 자신도 변화되었던 것이다. 그 당시에는 문화예술교육이란 말 자체가 없었다고 한다. 남들보다 빨리 시작한 타악으로 느낌 감을 누군가도 느끼길 바라뿐.
자신은 활동가도 기획자도 아니며 그저, 악기를 갖고 사람들과 만나고 서로 소통하는 연주를 하고 싶고 감동을 나누고 싶다고 전한다. 사람에 대한 사랑이 중요하다는 그녀. 애정 어린 마음이 없으면 힘든 길.
여기서,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더는 바라보며 들을 수 없었다. 시선을 잠시 피해 눈을 깜박인다. 진심이 느껴지는 이 순간, 그녀가 나눠준 감동의 여파가 시작된 것이다.
공연 정보! 프렌드 아프리카 타악그룹 아냐포
12월 3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광주교대 풍향문화관
놓치면 안 되는 공연 팁!
전체 600개의 관객석에 젬배를 설치하여 관객도 직접 연주하는 할 수 있는 공연으로
우리나라에서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아주 유쾌, 통쾌하며 에너지틱한 공연이 진행될 예정입니다.